ETRI, '고출력·고효율·고전압' 수직형 기술 개발
질화갈륨 단결정 기판 이용···800V도 끄떡없어

ETRI 연구진이 개발한 2인치 수직형 질화갈륨(GaN) 전력반도체를 시연해 보이고 있다. <사진=ETRI 제공>
ETRI 연구진이 개발한 2인치 수직형 질화갈륨(GaN) 전력반도체를 시연해 보이고 있다. <사진=ETRI 제공>
경제 전문기관의 시장조사에 따르면 2030년 전력반도체 세계시장은 약 48조 원 규모로 연평균 6% 이상의 증가가 예측된다. 그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고전압에서 고성능을 발휘하고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는 전력반도체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에너지 효율 개선과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에 도움 될 전망이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원장 김명준)는 질화갈륨(GaN) 단결정 기판을 이용한 800V급 수직형 전력반도체 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전력반도체는 전기에너지를 시스템이 필요로 하는 형태로 변환·제어·처리·공급하는 반도체로, 전기로 작동하는 제품의 효율적 전력 운용을 가능케 하는 핵심부품이다.

기존 전력반도체는 기판 내 기능층 제작 시 다른 재료에 형성된 기판을 사용했기에 결함 발생, 전력 손실이 불가피했다. 그렇기에 소형 충전기와 같은 저전압 영역(200V~300V급)에서 활용될 수밖에 없었다.

연구진은 질화갈륨 단결정 기판 위에 같은 재료에 형성된 기판을 사용, 질화갈륨 에피층(단결정 기판 위 새로운 단결정 층이 있는 모습)을 수직으로 쌓아 결함을 극복했다. 그 결과 개발된 수직형 전력반도체는 질화갈륨 단결정 기판을 적용해 기존 수평형에 비해 800V급의 높은 항복 전압(반도체 소재가 견딜 수 있는 최대 전압) 특성을 보일 수 있었다.

수직 구조 전력반도체는 에피가 형성된 기판이 필요한데, 90% 이상을 그간 수입해왔다. 연구진이 국내 기술력으로 질화갈륨 에피 형성 기술 개발을 이루어냄으로써 소재 해외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력반도체 소재로는 ▲실리콘(Si) ▲탄화규소(SiC) ▲질화갈륨(GaN) 등이 고려된다. 스위칭 속도 등에 한계가 있던 기존 실리콘에 비해 질화갈륨은 열에 강하고 스위칭 속도가 수십 MHz에 이를 정도로 빠르다. 별도의 에너지 저장 공간이 요구되지 않아 실리콘 대비 1/3 수준의 시스템 소형화가 가능하다. 또 질화갈륨(GaN) 에너지 차이는 실리콘 대비 3배 이상 뛰어난 3.4Eg(eV) 수준으로 고전압에 유리하다. 고전압·소형화가 핵심인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필수적인 요소로 평가된다.

이형석 ETRI 기술총괄은 "이번 연구성과는 질화갈륨이 가지고 있는 고출력·고효율·고전압 특성 극대화와 소형화까지 가능한 만큼 전기자동차용 차세대 전력반도체에 활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향후 연구진은 반도체 소재 기술 국산화·고도화를 목표로 수직형 질화갈륨 전력반도체 출력 확장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본 기술은 비투지에 기술 이전됐으며,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산업핵심수시개발사업'을 통해 진행됐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ICT R&D 혁신 바우처 지원사업' 과제 일환으로 비투지와 함께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수직형 질화갈륨(GaN) 전력반도체 웨이퍼, 패키징된 800V급 질화갈륨 전력소자. <사진=ETRI 제공>
(왼쪽부터) 수직형 질화갈륨(GaN) 전력반도체 웨이퍼, 패키징된 800V급 질화갈륨 전력소자. <사진=ETR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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