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일하는 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나 부정적인 시각은 적지 않습니다. 비단 일터에서 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일하는 여성들은 지지받기 보다는 장애에 부딪힐 때가 많다고 하지요.

단순히 직장을 다니는 차원에 그치지 않고 직접 회사를 경영해야 하는 여자들은 어떨까요. 여자 사장님이요. 회사는 물론 돌보아야 할 가정까지 있는 아줌마 여사장이라면 또 어떨 것 같습니까. 대뜸 '누가 사업을 하라고 했냐'며 가정 자체를 무시하지만 않는다면 어려움이 많을 거란 생각을 하실 겁니다.

'그 여자 독종이네' 하는 말도 하실 것이고요. 사회적 편견과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아실 테니까요. 만일 이 여자 사장들이 '우리 회사에 투자하십시오' 라고 제안해 왔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투자 제안이 들어왔으니 사업성과 수익을 따져보고 가부를 결정하시겠습니까. 어차피 투자는 회사를 보고 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현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데에서 문제는 시작됩니다. 여자가 사업을 하면 사장이나 회사나 모두 부실해 보이는 지 적절한 대우와 절차를 못받을 때가 많다고 합니다. 같은 조건에서도 외면당하기 십상이고요. 이런 이유로 협회나 단체로 뭉친 여자 사장들도 많습니다. 어려움을 아는 사람들이 서로 도와보자는 의미에서죠.

이들은 함께 모여 정보도 공유하고 정부를 상대로 제도적 지원을 건의하기도 합니다. 여성 기업인들을 위한 투자 기금을 마련해 달라는 요청도 합니다. 경쟁이라는 명목 하에 여자가 사장인 기업들이 지원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죠.

최근 정보통신중소기업협회 소속 여성특별위원회 대표들도 이같은 이유로 정보통신부 장관실을 방문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특위 대표들은 실적이 우수하거나 모범적인 여성 벤처기업에게 포상을 하고 특별히 이들을 지원하는 펀드를 구성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정부가 여성벤처를 육성하고 지원하기로 했다면 보다 실질적인 지원책을 가동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죠. 포상에 대한 정부의 답변은 'OK'입니다.

그러나 투자 지원 문제는 '글쎄'입니다. 건의는 받아들였지만 앞으로 어떻게 할 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고려할 사항이 많아서죠. 검토에 들어가기도 전부터 일부에서는 걱정을 먼저 합니다. 벤처캐피털이 나서 줄지 의문이라는 이유에섭니다.

IT도 불확실한데 여성 IT벤처에 투자하려는 곳이 있겠냐는 겁니다. 여자 사장들이 많이 모여 있는 콘텐츠와 인터넷은 투자 대상에서도 뒷 순위라고도 합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여성벤처펀드 조성은 정부의 정책적 의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평합니다. 정부로서도 "고민해 볼 일"이라는 거죠. 정부가 특위의 건의를 받아들일지 아닐지 지금으로선 판단하기 어렵지만 한가지 정부 당국자들이 꼭 들어야할 항변도 있는 것 같습니다.

당초 사업을 시작하며 '따뜻한 바닥은 기대도 안했다'고 하지만 여성 기업인들은 영업은 물론 각종 지원사업에서도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합니다. 로비와 뒷거래가 일반화돼 있는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는 일들도 많고요. 생각해 보십시오. 아줌마들이 밤늦게까지 술마시고 로비하고 하는 게 쉽겠습니까.

<아이뉴스24 김윤경기자 y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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