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수준의 재활·복지 특성화대학…장애인, 실력갖춘 인재로 양성

배움을 갈망하는 장애인에게 희망을 이루게 하는 천국 같은 대학교가 있다. '장애학생들의 서울대'라는 명성을 듣고 있는 나사렛대학교(총장 임승안). 대한민국에서 고등교육을 받는 장애인들의 1/3(300여명)이 바로 이 곳에서 공부하고 있다. 충남 천안에 위치한 나사렛대. '진리', '경건', '사랑'의 건학이념을 실천하고 있는 장애인 재활복지 분야에 특성화된 대학이다. 올해 개교 51주년을 맞은 나사렛대는 1954년 미국 캔자스에 본부를 두고 있는 나사렛 성결 교단 소속 선교사들이 서울 사직동에 세운 신학교를 모체로 하고 있으며, 1981년 천안 쌍용동으로 이전했다. 무엇보다 이 학교는 그 동안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장애인을 위한 특성화된 학과를 개설해 우수 학생을 배출하는데 앞장서 왔다. 점자문헌정보학과, 유니버설디자인학과, 인간재활학과, 재활공학과, 언어치료학과, 수화통역학과, 치료특수교육과 등 재활복지를 위한 교육과정을 개설해 장애학생 특별전형으로 매년 50~60명의 장애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특히 2007년 신설한 점자문헌정보학과는 시각장애인 15명(정원 25명)을 의무모집하고 있고, 유니버설디자인학과는 100% 청각장애인으로 구성됐을 정도. 청각, 시각, 지체장애 등 각종 장애를 가진 학생들만 해도 올해 283명이 이 대학에서 청운의 꿈을 펼치고 있다. 이는 전체 재학생 5천명의 5%를 웃도는 수준이다. 비장애인 학생들도 장애학생들의 도우미를 자처하고 나선다. 이번에 3월 초 재학생 400명으로 구성된 '나대 도우미'를 발족해 장애학생들의 생활과 학습을 돕고 있다. 매학기 초 희망자들로 선발하는데, 이들에게는 학교 차원에서 도우미 지원금이 지원된다. 도우미들은 한 학기 동안 수화통역, 강의 대필, 시험 대필, 문자 통역 등 학습지원과 식사보조, 이동 등의 생활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장애학생 도우미로 선발된 윤병오(특수교육과 3년) 씨는 "평소 의미 있는 대학생활을 하고 싶었다"며 "장애우 친구들에게 작은 도움이라고 되고 싶어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애 학생 한 명을 비장애 학생 세명이 도와주며 한 방에서 생활하는 최첨단 자립통합형학습생활관(기숙사)도 이 학교의 자랑거리다.

▲수화를 배우고 있는 학생들.  ⓒ2007 HelloDD.com
장애학생의 천국, 나사렛대…점자센터서 비장애인과 같은 학습권 보장 나사렛대의 점자음성전자교육정보센터(센터장 유재연 교수)는 대학의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교육시설. 교육과정과 별도로 장애학생의 학습과 생활을 돕기 위해 운영되고 있는 곳으로 비장애 학생과 장애학생이 어우러져서 학습하고 있다. 행정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홍석천 씨는 "장애학생들이 비장애 학생과 동등한 수준의 학습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첨단 전자학습지원시스템을 구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청각장애·시각장애·뇌성마비·지체장애 학생 모두가 비장애 학생과 동등한 교육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점자센터는 장애유형별 교육 콘텐츠 개발 및 제공, 통합 고등교육 교과과정 개발 및 제공, 심리·생활·진로 통합교육과정 개발 및 보급, 장애학생 학습지원, 도우미 제도 운영, 장애학생 및 일반학생 공동체험실습, 수화문자통역 등의 통합교육을 지원하는 것이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기초 수화교육, 공개강자, 외부 특강 등을 직접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사이버 강좌'를 실시하고 있다. 장애인은 수화나 자막이 가미된 동영상 콘텐츠와 음성 콘텐츠를 이용해 공부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일반 자료를 점자자료로 제작해 열람·대출해 주는 서비스도 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은 점자, 전자, 음성 등을 통한 도서로 각종 도서와 정보에 접근하고 있다. 홍석천 씨는 "고등학교도 방문해 수화교육 활동도 펼치는 등 장애 인식 개선사업도 수행하고 있다"며 "점자센터 외에도 사회봉사센터, 자립통합 진로직업개발연구소, 재활동학 생활재활체육연구소 등 나사렛대에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시설이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어우러져서 공부하는 자유전산실. ⓒ2007 HelloDD.com
누리대학으로 선정…'사회가 원하는 인재 배출할 터' 나사렛대는 지난해 2월 교육부로부터 장애인 편의시설, 학생선발, 교수학습 등에서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됐다. 6월에는 재활산업 전문인력 양성혁신사업이 지방대학 혁신역량강화사업(NURI)으로 선정돼 교육부로부터 5년간 125억원의 지원을 약속받았다. 부일정보링크(대표 최수기)와 손잡고 '나사렛콜센터'를 설치해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과 장애인 고용 기회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나사렛대 콜센터는 여성가족부의 '지역사회 맞춤형 취업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지역사회 여성과 졸업생을 대상으로 TM매니저(텔레마케터관리사) 양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기숙사 지하 1층(40평) 20석 규모로 설치돼 장애인 100명 이상을 채용할 계획이다.

▲점자센터의 스튜디오. 장애학생을 위해 수화나 자막이 가미된 동영상 강의를 제작한다.   ⓒ2007 HelloDD.com
또한 나사렛대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세계 57개국에 자매대학을 두고 있어 이들 대학과 유학, 어학연수, 외국문화체험, 학술교류 등 활발한 국제교류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외국인 교수의 비율도 전임교수의 20.8%에 달해 전국 대학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학교측 관계자는 "나사렛대는 교수 한 명이 20여 명의 학생들을 자식으로 삼아 부모처럼 학생들에 대한 진로, 학업, 이성문제 등을 상담하고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인성을 개발하는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등 학생 중심의 열린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나사렛대는 신학부, 재활학부, 사회복지학부, 정보미디어학부, 음악학부 등 9개 학부 30개 전공에서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앞으로는 '장애인 벤처과정'을 개설하고 '장애인 창업보육센터'도 건립해 학생들이 지닌 특출한 능력을 발굴해 창업까지 유도할 방침이다. 학교측에서는 대덕R&D특구 내 정부출연연구소와 첨단기술 벤처기업들과 연계한다면 일정 수준의 교육과정을 수료한 장애 학생들이 사회에 활발하게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승안 나사렛대 총장은 "자신의 분야에서 세계 어느 누구와 경쟁해도 뒤지지 않는 인재를 양성하는데 학교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를 위해 전 세계의 나사렛 자매대학과 연계한 국제교류 교육프로그램을 더욱 활발히 진행하고 우리 학교의 기본 영역인 영어, 컴퓨터, 사고표현, 정직·성실, 박애·봉사 교육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라고 다짐하며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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