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대전-세종 포럼' 국토연구원 방문···지역 균형 발전 모색
대덕특구 미래? "목표 무엇인지 분석 먼저"···생각의 전환 강조  

제5회 '대전-세종 혁신 포럼'은 국토연구원에서 진행됐다. <사진=이유진 기자>
제5회 '대전-세종 혁신 포럼'은 국토연구원에서 진행됐다. <사진=이유진 기자>

이날 포럼 참석자들은 대덕특구가 과거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생각과 전략으로 미래를 지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이유진 기자>
이날 포럼 참석자들은 대덕특구가 과거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생각과 전략으로 미래를 지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이유진 기자>
지역 균형 발전을 지향하는 국토연구원(원장 강현수)에 문·이과를 막론한 대덕·세종 연구자들이 모였다. 이들은 50여년간 혁신을 외치던 대덕특구가 이제는 정말 변할 때라는 입장에 뜻을 함께 했다. 

제5회 '대전-세종 혁신 포럼'은 대덕특구의 지난날을 되돌아보고 미래상을 모색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이날 자리한 참석자들은 대덕특구의 미래를 위해선 그동안 지향했던 미국 실리콘밸리, 일본 쓰쿠바 연구단지가 아닌 대덕특구만의 목표가 무엇인지 면밀히 따지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강현수 국토연구원 원장은 비수도권 지역에서 판교 테크노밸리 구현이 가능할지가 관건이라며, 가능하다면 유일한 곳이 대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인위적으로 연구소를 모아놓는다고 혁신이 일어나는 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혁신은 사람들이 모여 활력 넘칠 때 일어난다"며 "고립되지 않게 지역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상생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대덕특구는 정부 지원, 우수 연구소, 기업 등 어느 하나 부족한 것이 없지만 리더십이 결핍돼 있다"며 "충청을 아우르는 총체적 리더십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 국토연, '대덕 네트워크' 확장 목표

장철순 국토연 지역연구본부장은 대덕특구하면 딱 떠오르는 산업도 없을뿐더러, 앞으로 키워보고자 하는 산업도 부재돼 있다고 봤다. 이러한 대목에서 그는 대기업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대덕특구 혁신생태계 조성에 대기업은 빠질 수 없다는 것이다. 

장 본부장은 "대덕특구에 연구기관으로서의 대기업은 있었지만 생산으로서의 대기업이 부족했다"며 "혁신생태계 조성에 대기업은 큰 의미가 있기에 향후 유치방안에 대해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근 국토연 도시연구본부 연구위원은 대덕특구가 연구자 간 융복합 문화로 재해석돼야 한다고 했다. 융복합이 일어날 수 있는 포인트를 잡고, 입체 복합화를 통해 확산되는 전국적 개방형 네트워크를 형성하자는 것이다.

시민이 함께하는 문화도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대전에서 생산된 도시 공간 정보가 모여 데이터화되고 그것들을 활용해 기술을 사업화, 시민들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순환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일컬었다.

광역도시계획 과제를 진행 중이라 밝힌 조판기 국토연 선임연구위원은 광역도시를 넘어 충청권 전체 발전을 도모한다고 밝혔다. 그 과정에서 조 위원은 이미 도지사들과 합의를 본 상태이며 예산 집행력을 지닌 광역 거버넌스 구축을 위해 중앙정부와의 협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 융합·시민·리더십···미래 '대덕 활용법'

고영주 DISTEP(대전과학산업진흥원) 원장은 대덕특구가 과거 50여년과는 다른 목표가 있어야 한다며 앞으로 가야 할 길은 융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와 앞으로의 융합 양상을 파악하고 문제를 직면해야 한다"면서 "대전-충청 연결 플랫폼을 위해서도 밀도 있는 분석이 최우선"이라고 내다봤다.

박병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박사도 같은 입장을 보였다. 대덕특구 발전을 위해선 명확한 목표 설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문창용 대전시 과학산업국장은 "47년간의 방식을 그대로 갖고 있는 대덕특구는 변하고 있는 외부요인에 발맞춰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대덕특구 활용 대상은 과기부만이 아니다"라며 "생각의 전환을 통해 시민한테까지 이어지는 특구 활용법을 고안해내야 한다"고 답했다.

윤환중 대전충남대병원장은 "대부분의 국민이 서울에 집중하고 있는데, 네트워크가 유연히 굴러가려면 책임 있는 사람들이 발로 뛰어야 할 것"이라며 "여기서 나오는 리더십이 가장 실제적이고 강한 리더십"이라고 내보였다. 

경영대 설립의 중요성을 피력한 이도 있다. 박한오 바이오니아 대표다. 그는 "실리콘밸리 이공계 박사들은 3분의 1이 영업하지만 대덕특구는 99%가 연구만 한다"며 "대전·세종 지역에 세계적 명성의 경영대를 만들어 경영 인재 육성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우천식 KDI 글로벌경제실장은 KDI나 KAIST(대전 본원)의 경영대 설립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이제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는 대덕의 회사를 키워 미혼의 젊은이들을 끌어오는 쪽이 적절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대전의 연구인력과 연구소 지원으로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들면 젊은이들의 경제적 성취와 경영대 강화도 동시에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인숙 STEPI 초빙연구위원은 먼 미래 계획이 아닌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로 '바이오-병원 워킹그룹'이다. 김 위원은 "대덕의 뜨고 있는 바이오와 병원을 이어 대세포럼 멤버들을 중심으로 광역도시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맹필재 바이오헬스케어협회장도 바이오벤처·연구인력이 밀집돼있는 대전과 생명과학단지가 있는 오송, 행정부처 중심 세종이 연결된 바이오헬스벨트 추진에 힘을 보탰다.

박윤원 대전과총 회장은 "코로나를 겪으며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해왔던 공간 개념과 앞으로 삶의 네트워크는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코로나 이후 변하는 세상에 발맞추는 것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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