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과학관심포지엄 5일부터 이틀간 온라인 개최
과학 문화 플랫폼, 에코뮤지엄 등 협력 방안 등 공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립중앙과학관은 '국제과학관심포지엄'을 5일부터 6일까지 개최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고영주 원장, 신향숙 연구사, 박지영 모니터링단, 김화선 강사, 이석봉 대표. [사진= 국제과학관심포지엄 영상 갈무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립중앙과학관은 '국제과학관심포지엄'을 5일부터 6일까지 개최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고영주 원장, 신향숙 연구사, 박지영 모니터링단, 김화선 강사, 이석봉 대표. [사진= 국제과학관심포지엄 영상 갈무리]

국제과학관심포지엄(ISSM 2020)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그간 심포지엄은 대한민국 과학관 역량을 모으고, 세계와 소통하는 역할로 자리매김했다.

국제과학심포지엄은 지난 5일부터 이틀간 '지속가능 발전과 과학관'을 주제로 온라인 개최됐다. 행사에서는 공평한 교육 기회 제공, 기후변화와 대응 방법, 지역공동체와의 존속을 위한 방안 등 다양한 주제가 논의됐다.

심포지엄 참석자들은 과학관과 같은 문화기관이 지방정부와 소통해야 한다는데 중지를 모았다. 지역과의 협력 하에 새로운 지방 모델을 만들고, 지역 발전에 일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에카테리나 트라비키나(Ekaterina Travkina)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코디네이터는 "도시 재생에 있어 가장 큰 성공사례로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를 꼽을 수 있다"라며 "다양한 국가에서 이제는 정부와 공연장, 박물관이 협력해 예술가들이 정착할 수 있는 문화의 거리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 재생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박물관과 지방정부의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 많은 박물관들이 좋은 뜻을 담아 무료 개방을 시행했었다. 이는 지역과 연계한 좋은 파트너쉽에 해당한다"며 "박물관이 병원이나, 직업 센터, 학교는 아니다. 하지만 여러 기관들과 협업을 통해 지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과학관, 지역과의 소통 필수"

패널 토의에 자리한 김화선 전북대 강사와 박지영 국립중앙과학관 모니터링단, 이석봉 대덕넷 대표는 국립중앙과학관이 지역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화선 강사는 "국립중앙과학관은 우리나라 대표 과학관으로 자리매김했다"며 "그동안 지역 연계 활동보다는 중심 과학관 역할을 수행했다. 앞으로는 과학문화 행사, 플랫폼 등을 통해 지역과 협력해 새로운 롤 모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영 모니터링단은 "사이언스데이, 유튜브 컨텐츠 등 변화된 관람객의 요구에 발 빠르게 대처를 잘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사회는 다시 한 번 변화하고 있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지역과 융합·발전하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 "전통적 과학관 모습 벗어나야"

고영주 원장은 '국립과학관의 지역적 역할과 책임감'을 주제로 과학문화 플랫폼 등 지역과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소개했다. [사진= 국제과학관심포지엄 영상 갈무리]
고영주 원장은 '국립과학관의 지역적 역할과 책임감'을 주제로 과학문화 플랫폼 등 지역과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소개했다. [사진= 국제과학관심포지엄 영상 갈무리]

국립중앙과학관 대덕연구개발특구 이전 30주년 기념 강연이 주목을 받았다. 중앙과학관은 1990년 10월 서울에서 대전 대덕으로 이전하며 연간 관람객 150만명이 찾는 대표 문화교류 장으로 자리했다. 지난 30년 누적 관람객은 3000만명을 넘어섰다. 

고영주 DISTEP(대전과학산업진흥원) 원장은 '국립과학관의 지역적 역할과 책임감'을 주제로 지역과 협력 방안을 소개했다. 그는 중앙과학관이 전통적 전시가 아닌 구도심과 온라인 등 어느 곳에서나 즐길 수 있는 '과학문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시라는 공간적 한계를 허물고 하나의 문화로 다가가야 한다는 의미다.

고 원장은 "과학문화를 어떻게 체계화하고 확산시킬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라며 "과학 체험을 통해 학생들의 창의성을 높이고, 사회 구성원이 됐을 때에는 과학과 소통하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곤라드 오토 지머만(Konrad Otto-Zimmermann) 더 어반 아이디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국립중앙과학관이 전통적 과학관의 모습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 의하면 테마파크는 점차 과학관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한다. 과학관도 실험, 체험과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통합적인 볼거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머만은 "과학관은 스토리텔링이나 실험, 체험, 발견 등의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관람객은 물리적 체험을 통해 학습효과가 커질 것이다"라며 "그러나 과학관의 목적은 국가 과학 유산을 지키고, 대중에게 과학과 기술을 소개하는 것이다. 여기에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설명했다. SDGs는 지속가능 발전목표를 의미하며 2016년부터 2030년까지 시행되는 유엔과 국제사회의 최대 공동 목표다. 지머만은 이동 수단은 반드시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를 충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심각하게 다가온 기후 변화는 화석연료 사용과 무관하지 않다"며 "자동차는 에코 모빌리티로 바꾸고, 탄소 중립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지머만은 "문제는 SDGs 목표가 17가지나 된다. 기억하기 어렵고 복잡한 문제가 있다"라며 "17가지 개별 목표로 구분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공통적인 관심사로 끌어내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향숙 국립중앙과학관 학예연구사는 '국립과학관의 시작과 역사적 가치'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그동안 중앙과학관이 한국의 과학기술 산업 발전사와 궤를 같이했다. 하지만 여러 연구기관들과 교류하면서 대중과의 접촉은 미흡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신 연구사는 중앙과학관의 기원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과학관이 일제시대 때 만들어진 은사기념과학관을 모태로 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사실 은사과학관은 조선을 위한 과학관이 아니다"라며 "62년 설립된 국립과학관이 기원이라 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시민들이 중앙과학관 모태를 헷갈려 하시는데 기원이 재정립된다면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인경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한국위원회 위원장은 '도시와 지역공동체 그리고 과학관'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전 세계 인구 절반인 35억 명이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그 그늘에는 빈곤, 차별 등의 문제와 지방과 도시의 정보격차 같은 불편한 진실도 존재한다"라며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인구 밀집이 유행병에 얼마나 취약한지도 들어났다"고 도시화 문제점을 설명했다.

장인경 위원장은 "에코 뮤지엄, 포용적 박물관 등이 하나의 방법이다.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도시와 지방간의 정보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에코뮤지엄은 지역 고유의 문화와 자연환경 등을 보존해 대중에게 공개하는 박물관이다.

이날 특별세션은 좌장을 맡은 전치형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학과장의 발언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사회가 변화를 맞이할 텐데 국립중앙과학관이 시대적 요구를 잘 파악해 긍정적 변화를 모색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과학심포지엄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립중앙과학관이 함께 개최했다. 이틀에 걸쳐 SDGs의 의미와 중요성,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과학관, 코로나19 특별세션, 학술대회 등을 주제로 각국의 다양한 연사들이 참여했다. 행사의 자세한 사항과 다시보기 영상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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