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대전 본원에서 한국형 바이오 랩센트럴 기획 결과보고회가 열렸다. [사진=김인한 기자] 
지난 24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대전 본원에서 한국형 바이오 랩센트럴 기획 결과보고회가 열렸다. [사진=김인한 기자]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는 2013년 설립된 바이오 창업 지원기관 랩센트럴(LabCentral)이 있다. 이곳에선 입주 기업 간 아이디어 공유부터 제약사, 벤처캐피털(VC), 바이오 스타트업이 자발적으로 모여 비즈니스 교류에 나선다. 특히 MIT(매사추세츠공과대), 보스턴 대학 등이 지역 대학병원과 밀착해 임상 연계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며 '글로벌 바이오 성지'가 됐다.  

보스턴 같은 자발적인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대전 지역 드림팀이 팔을 걷어붙였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에서 대전 바이오 기업이 진가를 발휘한 배경은 진단키트·장비 기업부터 이를 후방 지원한 바이오 소재·부품 기업이 생태계를 이뤘기 때문이다. 대전 바이오 생태계가 로컬을 넘어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려면 '한국형 바이오 랩센트럴' 설립으로 또 한 번의 도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24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대전 본원에서 한국형 바이오 랩센트럴 기획 결과보고회가 열렸다. 대전 지역 산·학·연·관 전문가 30여 명이 모여 '왜, 대전에 랩센트럴이 만들어져야 하는지' 토론을 이어갔다. 참석자들은 '국가 바이오 창업 허브' 관점에서 대전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대전이 지역을 넘어 국가, 글로벌 바이오 생태계 조성을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냈다.  

문창용 대전시 과학산업국장은 "바이오 랩센트럴은 '국가 바이오 창업 허브'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문 국장은 "보스턴 랩센트럴에서 바이오 창업 생태계가 지속할 수 있었던 건 주변 토양이 마련되어 있었기 때문"이라며 "전국 어느 지역보다 대전이 토양이 잘 갖춰져 있다"고 분석했다. 

문 국장은 "대전이 지닌 장점을 지역뿐만 아니라 국가 바이오 창업 허브라는 관점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며 "대전이 바이오 창업 생태계로서 포지셔닝한다면 외부에서도 창업하러 올 것이라고 본다"고 재차 강조했다.

◆ 대전, 글로벌 관점 필요

'한국형 바이오 랩센트럴 설립·운영'에 관한 기획 및 타당성 조사 보고서는 총 120페이지에 달했다. 보고서에는 착수보고, 중간보고, 워킹그룹 1차·2차·3차, 대전시 보고, 기획추진단 통합회의 등 의견이 총망라됐다. 이날 결과 보고회 자리였음에도 불구하고 '한국형 바이오 랩센트럴'이 왜 대전에 설립되어야 하는지 보완점을 공유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기도 했다. 

서경훈 이앤에스헬스케어 대표는 한국형 바이오 랩센트럴은 '글로벌' 눈높이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임상이 많은 부분 해외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창업한 기술들이 국내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기준에 맞춰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이어 "글로벌 인재를 데리고 올 수 있도록 일종의 인재 '헤드헌터' 역할을 하고 필요 기업에 맞춤형 지원을 해도 좋을 것"이라며 "초기 창업 기업이 실력 있는 분을 데리고 오기 어려운데, 인력 라이브러리,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서 필요한 인력을 충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랩센트럴의 유연한 거버넌스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 대표는 "다른 많은 사례를 봐서 알겠지만, 관료주의가 만들어지면 기업들이 움직이기 어려워진다"며 "민간 구조를 가져와 유연한 구조로 운영될 수 있는 시스템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맹필재 바이오헬스케어협회장은 "국내 바이오 기업들을 보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못 받았지만 해외에서는 반응이 좋은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는 "식약처 심사관이 숫자가 적은 문제도 있지만, 아이템 선정부터 연구 방향을 정할 때 식약처 허가 기준을 몰라 퇴짜를 맞는 경우가 있다"며 "인허가 요건이나 절차에 대해 가이드를 해주는 전문가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조재연 대전·세종중소벤처기업청장은 "그동안 바이오기업들이 대전에서 창업하며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는지 기업 관점의 시각이 보완돼야 할 것"이라며 "장점과 함께 보완점을 드러내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 지자체 차원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바이오 랩센트럴 설립 기획 결과보고회 자문위원, 기획위원 등은 총 26명이다. 이날 현장 결과보고회에는 김명수 대전시 과학부시장, 민병권 대전시 과학산업특별보좌관 등 15명이 참석했다. 아래는 기획, 자문위원 명단.

▲박한오 바이오니아 대표 ▲서경훈 이앤에스헬스케어 대표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 ▲이성운 레보스케치 대표 ▲김건수 큐로셀 대표 ▲홍기현 토모큐브 대표 ▲이승우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이사 ▲양수희 와이플래닛 대표 ▲강태희 비즈니스전략연구소 이사 ▲박건우 대전웰니스병원 부원장 ▲김장성 생명연 원장 ▲오두병 생명연 연구전략본부장 ▲이홍원 생명연 바이오경제혁신사업부장 ▲김정석 생명연 경영기획부장 ▲권오석 생명연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장 ▲정흥채 생명연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박사 ▲문창용 대전시 과학산업국장 ▲장인환 대전시 미래산업과 팀장 ▲조재연 대전·세종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이주창 대전·세종지방중소벤처기업청 팀장 ▲배상록 대전경제통상진흥원장 ▲안휘재 대전경제통상진흥원 팀장 ▲맹필재 바이오헬스케어협회장 ▲조군호 대전테크노파크 바이오융합센터장 ▲이기범 인천테크노파크 바이오산업센터장 ▲손윤정 한밭대 창업보육센터 팀장. 
 

한국형 바이오 랩센트럴 설립 기획 결과보고회. [사진=김인한 기자]
한국형 바이오 랩센트럴 설립 기획 결과보고회. [사진=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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