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개원 20주년 맞은 건양대병원 최원준 의료원장
의료기기중개임상지원센터, 헬스케어데이터센터, 인체유래물 등 운영
"기업 지원은 당연···원스톱 시스템 마련, KAIST 과학계와 협력"

최원준 원장은 지역병원과 대학병원의 역할을 공고히 수행하며 높은 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사진=건양대학교병원 제공]
최원준 원장은 지역병원과 대학병원의 역할을 공고히 수행하며 높은 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사진=건양대학교병원 제공]
"제2병원, 의료원 시스템 등 벌여 놓은 게 많다보니 병원장을 5년째 맡게 되었습니다(웃음). 대전충남 권역의 상급종합병원, 대학병원으로서의 궁극의 역할 등 막바지 준비 중입니다. 중증질환 치료 등 지역주민들이 서울까지 가지 않고 지역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서비스질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지요. 코로나19 대응에도 당연히 함께 해야죠."

지난 3월 취임한 최원준 건양대학교병원(이하 건양대병원) 의료원장. 그는 건양대병원의 역할에 대해 지역주민을 위한 질 높은 서비스, 대학병원 본래 임무인 연구중심병원에 방점을 뒀다. 지역병원과 대학병원 두 역할을 공고히 하겠다는 취지다.

건양대병원은 2000년부터 진료를 시작, 올해로 스무살 청년기를 맞았다.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는 의미다. 최 원장이 지역병원, 대학병원 본연의 역할에 무게를 두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 원장은 건양대병원 개원시기부터 함께 해 왔다. 대장암 전문 외과교수로 시작한 그는 교육연구부장, 진료부장, 부원장을 역임하고 8, 9대 병원장을 거쳐 올해부터 의료원장직을 맡았다.

올해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으로 제2병원 완공 등 일정이 조금 미뤄진 부분도 있지만 최 원장은 당초 계획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 진료 서비스 업그레이드 '제2병원' 인공지능 기반 '정밀의료'
 

완공을 앞두고 있는 건양대학교 제2병원의 조감도.[사진=건양대학교병원 제공]
완공을 앞두고 있는 건양대학교 제2병원의 조감도.[사진=건양대학교병원 제공]
건양대병원은 제2병원 완공을 앞두고 있다. 첨단ICT 기반 진료시스템으로 무장, 지역 의료서비스의 차원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제2병원에는 뇌신경센터, 암센터, 소아청소년토탈 케어센터, 검진센터, 뷰티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최첨단 장비를 도입하고, 공간은 기준병실 4인실, 중환자실은 1인실로 조성된다. 또 국가 기준의 감염성 질환 진료 공간 확보를 통해 공공성도 강화할 계획이다.

본관의 리모델링도 이뤄진다. 골수이식센터를 포함한 암센터를 확장하고 심혈관 중재시술과 수술이 가능한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갖추게 된다. 중증질환 치료를 위한 심장병원도 확장할 예정이다. 상급종합병원으로서의 준비, 지역병원으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하기 위함이다.

최 원장은 "새 병원 설계의 핵심은 단순히 병원 외연 확장이 아니라 감염관리의 최적화다. 이를 위해 클린존과 감염위험 구역을 철저히 구분하고 음압시설과 공조시설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다"면서 "격리병동을 공사하고 있다. 내년 2월쯤 되면 중증환자를 돌볼 수 있을 것이다. 지역 병원으로서 지역 밀착 의료 서비스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건양대학교병원 의료진이 암환자 진료에 인공지능의사로 불리는  '왓슨 포 온콜로지' 시스템을 활용하여 다학제 진료를 시행하는 모습.[사진=건양대학교병원 제공]
건양대학교병원 의료진이 암환자 진료에 인공지능의사로 불리는 '왓슨 포 온콜로지' 시스템을 활용하여 다학제 진료를 시행하는 모습.[사진=건양대학교병원 제공]
건양대병원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정밀의료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하고 서비스 중이다. 우선 중부권 최초로 인공지능 의사로 불리는 IBM의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와 '왓슨 포 지노믹스(Watson for Genomics)'를 도입, 암 환자에게 개인의 유전자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암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암 환자의 의료 서비스 질을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건양대병원 의과대학에는 빅데이터 학과도 설치, 인공지능 기반 인프라와 시스템을 모두 갖췄다.

최 원장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NGS'와 왓슨 시스템을 구축해 2주 걸릴 유전자 분석을 단 2분 만에 가능토록 했다"면서 "초정밀 의료기술을 통해 지역민의 건강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KAIST와 협약을 맺고 의료 인공지능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데이터톤(Datathon, 데이터와 마라톤 합성어)의 중심축으로 데이터 활용도 구체화 하고 있다.

최 원장은 "인공지능 분야는 KAIST와 협력하며 5~6팀이 같이 진행 중"이라면서 "앞으로 기관, 기업, 대학과 협업을 통해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 "지역 병원으로서 기업지원은 당연하죠"

대전지역은 지난 7월 규제자유특구 사업에 선정됐다. 기업들은 검체를 수월하게 확보하고 대학병원과 공동연구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건양대병원은 규제자유특구 주관기관으로 의료기기중개임상시험지원센터, 헬스케어데이터사이언스센터, 인체유래물은행 등 부설기관을 두고 기업, 연구기관과의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체유래물은 기업이 바이오헬스케어 제품 상용화 시 가장 필수요소다. 그동안 기업들은 유래물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대전시가 규제자유특구 사업에 선정되며 지역 병원과의 협력 물꼬가 확실하게 마련됐다.
 

건양대학교병원 최인석 로봇수술센터장이 외과수술의 꽃이라고 불리는 '휘플수술'을 다빈치 XI를 이용하여 집도하는 모습[사진=건양대학교병원 제공]
건양대학교병원 최인석 로봇수술센터장이 외과수술의 꽃이라고 불리는 '휘플수술'을 다빈치 XI를 이용하여 집도하는 모습[사진=건양대학교병원 제공]
최 원장은 "규제자유특구 주관병원으로 인체조직, 세포, 혈액 등을 수집해 보존하는 인체유래물은행을 관리하고 운영하며 바이오기업이 연구 임상에 필요한 검체를 쉽게 활용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면서 "이는 표준화되고 비식별화된 환자의 정제된 정보가 필요한데 건양대병원은 ICT 시스템을 바탕으로 지원 시스템을 다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의료기기중개임상시험지원센터(전국 6개대학에 설치)는 의료기기 제조기업의 임상·비임상시험 지원은 물론 아이디어, 시제품제작, 상용화, 판매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지역의 역량 높은 바이오벤처에게는 든든한 지원군인 셈이다.

최 원장은 "ETRI와 협력해 AI 기반 녹내장 진단 알고리즘을 개발, 의료기기로 식약처 허가도 받은 바 있다"면서 "대한민국의 신성장동력인 바이오헬스케어산업 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협력과 공동연구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대전 충청권 시민 가는 곳이면 어디든, 의료진 생활치료센터 파견"

코로나19 확산이 여전한 가운데 건양대병원은 지역의 대학병원으로서 대응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건양대병원은 코로나19 관련 충청·중앙3 생활치료센터에 의료진을 파견했다. 의사와 간호사 10여 명으로 구성된 지원단이 코로나19 의심환자의 진료를 맡고 있다. 감염병 진료는 일정기간 이상의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해 건양대의 주요 인력이 참여하는 것으로 병원에는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다.

최 원장은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 지원은 경제성보다도 공공성을 가진 대학병원으로서 대전과 충청권 시민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면서 "건양대병원은 사립병원이지만 병원의 이윤에 앞서 교육기관으로 연구중심병원, 지역병원으로서의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성공적으로 대응하며 K-방역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국가의 위상도 높아졌다"면서 "의료진은 물론 많은 이들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다. 성공적인 출발을 한 만큼 아름다운 모습으로 종료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건양대병원은 지역의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KAIST와 정부출연연구기관, 병원, 기업, 지자체 등이 참여하는 항바이러스협의체에도 참여하고 있다.
 

최원준 원장은 내부 구성원들의 근무 환경 및 분위기 조성에도 힘쓰며 환자와 지역에 긍정적인 에너지가 전파될 수 있도록 신경쓰고 있다.[사진=건양대학교병원 제공]
최원준 원장은 내부 구성원들의 근무 환경 및 분위기 조성에도 힘쓰며 환자와 지역에 긍정적인 에너지가 전파될 수 있도록 신경쓰고 있다.[사진=건양대학교병원 제공]
병원의 수장으로 최 원장은 환경, 분위기 조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무엇보다 직원의 만족도를 중시한다. 병원의 좋은 분위기가 환자에게, 지역에 전파되며 지역 병원으로 함께 성장 할 수 있다는 믿음이 크기 때문이다.

그는 "좋은 병원은 직원에게 행복한 직장이 되고 직장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마음들이 쌓여야 지역에서도 지역병원으로 인식할 것"이라면서 "직원 스스로 다니는 직장을 자랑스러워해야 가족, 시민도 같이 자긍심을 갖게 된다. 그러면서 지역병원으로 뿌리를 내리고 안착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와 같은 노력으로 건양대병원은 노동조합과도 상생협력하며 파업 없이 환자 진료에 힘을 모으고 있다.

끝으로 최 원장은 "건양대병원은 대학병원 인프라를 기반으로 우수한 바이오헬스케어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면서 "산학연관병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지역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공동산학협력사업과 바이오헬스케어 전문가 양성에도 기여하길 소망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 본 기사는 대전테크노파크 바이오융합센터와 함께 준비한 기사로 센터 소식지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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