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창업가④] 의료 소프트웨어 20년 노하우 '이마고웍스' 창업
김영준 대표 "AI로 자동 디자인, 수작업 없이 빠르고 정확한 치료 목표
첫해 50곳에 SW 납품 성공, 해외 진출 박차

김영준 이마고웍스 대표는 KIST 연구원출신이다. 그는 20년간 의료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경험을 살려 지난해 11월 AI로 환자 보철물을 정확하고 빠르게 제작할 수 있게 돕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환자와 의사, 기공소가 편리하면서 이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을 목표로 한다.  [사진=이마고웍스 제공]
김영준 이마고웍스 대표는 KIST 연구원출신이다. 그는 20년간 의료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경험을 살려 지난해 11월 AI로 환자 보철물을 정확하고 빠르게 제작할 수 있게 돕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환자와 의사, 기공소가 편리하면서 이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을 목표로 한다.  [사진=이마고웍스 제공]

손으로 본을 뜨고 임플란트를 만들어 환자를 치료하는 치과 진료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 각종 디지털 장비의 등장으로 더 빠르고 정확한 '원데이'치료의 물결이 거세다. 환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컴퓨터 모의 시술을 통해 최적의 치과 치료를 하는 '디지털 덴티스트리'는 이제 현실이 돼가고 있다.

변화의 흐름을 읽고 사업에 뛰어든 사람이 있다. 김영준 이마고웍스 대표다. 서울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고 스탠퍼드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생활하다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의공학연구소에서 연구원 생활한 그는 20년간 의료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경험을 살려 지난해 11월 창업했다. AI(인공지능)와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해 환자 보철물을 빠르고 정확하게 만드는 치과용 디지털 플랫폼(3Dme Studio) 개발이 그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첫해 매출 8억을 달성하며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다. 치과 관계자로부터 반응도 좋은 편이다.

우리나라는 치과 의료기기(하드웨어)에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이마고웍스의 소프트웨어 결합으로 의료수준을 더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국내 3D 스캐너, 치과용 CT, 3D 프린터, 임플란트, 치아 교정, 밀링 가공기 업체 등이 이마고웍스의 가능성에 협력하겠다 나선 상태다.

김 대표는 "소프트웨어 공급을 통한 의료기기의 가치를 상승으로 상생이 기대된다"며 "환자와 치과, 제조사가 편리하면서도 사람들을 건강하게 하는 이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비싸고 수작업 필요한 기존 디지털덴티스트리, 가격 낮추고 자동화시켜 시장 점유

디지털덴티스트리를 위한 다양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존재하지만 그 중 소프트웨어는 외산기술이 많았다. 김 대표는 외산기술보다 저렴하면서 자동화시킨 기술로 치과관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진=김지영 기자]
디지털덴티스트리를 위한 다양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존재하지만 그 중 소프트웨어는 외산기술이 많았다. 김 대표는 외산기술보다 저렴하면서 자동화시킨 기술로 치과관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진=김지영 기자]

현재 일반적 치과 치료는 '충치 부위 삭제-> 구강구조에 맞춰 치아 홈을 메우기 위한 인상채득(본뜨는 과정)->인상채득 기공소 배송->치과기공사의 수작업을 통해 보철물 재료 가공->치과로 배송->환자 치아에 맞춰 씌우기 완료'를 기본으로 한다. 

하지만 인상채득 과정은 환자와 의사에게도 불편하고, 재료비나 보관성의 문제가 있었다. 수작업으로 하는 기공물 제작에도 긴 시간이 필요하며, 기공소로 배송하고 보철물을 다시 받는 등의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마고웍스는 이런 복잡한 단계를 SW 플랫폼을 통해 간소화시켰다. 이미 상용화된 3D 스캐닝 기술을 통해 환자의 구강 데이터를 얻고, 이 데이터를 이마고웍스의 AI+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을 통해 치기공소에 보내면 된다. 해당 플랫폼은 환자의 구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동으로 보철물을 디자인해주고, 치기공사는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3차원 프린터나 밀링가공기를 사용해 보철물을 즉시 제작할 수 있다. 환자를 빠르고 신속하게 치료할 수 있게되는 것이다.

이 같은 기술이 가능한 것은 이마고웍스의 3D 구강 스캔 데이터 처리 기술 덕분이다. 구강 스캔 데이터는 일반적인 영상데이터 대비 3차원 점과 삼각형의 순서, 위치가 규칙적이지 않다. 기존의 디지털덴티스트리는 얻어진 구강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람이 마우스로 수작업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다. 

반면 이마고웍스는 비정형 데이터에 특화된 딥러닝 기술을 개발해 개별 치아 데이터를 분리해내는 작업을 자동화했다. 기존 3~4분 걸리던 소요시간을 3초안에 처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여기에 치료가 필요한 치아 모델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기술로 개발했다. 삭제된 치아를 덮을 크라운이나 임플란트 등을 AI가 환자의 치아 형태와 교합상태를 고려해 자동으로 형성하는 것이다. 이 기술 역시 2~3분의 수작업을 5초 만에 자동으로 처리토록 했다. 

이와 함께 치과 CT로 얻은 데이터를 인공지능을 통해 3차원 모델(환자의 구강구조와 신경관 분할 등 표현)로 자동 처리할 수 있게 해 치과 진단 및 치료계획을 도울 수 있게 했다. 

서비스 이용을 위해 추가적으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필요도 없다. 기존 PC로 웹브라우저의 클라우드에 접속해  대용량의 3차원 데이터를 AI의 도움을 받아 바로 디자인 작업을 하고 전송하기만 하면된다.  

이마고웍스는 비정형 데이터에 특화된 딥러닝 기술을 개발해 개별 치아 데이터를 분리해내는 작업을 자동화했다. 여기에 삭제된 치아치모델을 자동으로 생성, 보철물을 디자인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해당 데이터를 치기공소에 보내면 3D 프린트 등으로 빠르게 제작할 수 있다. [사진=이마고웍스 제공]
이마고웍스는 비정형 데이터에 특화된 딥러닝 기술을 개발해 개별 치아 데이터를 분리해내는 작업을 자동화했다. 여기에 삭제된 치아치모델을 자동으로 생성, 보철물을 디자인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해당 데이터를 치기공소에 보내면 3D 프린트 등으로 빠르게 제작할 수 있다. [사진=이마고웍스 제공]

김 대표에 따르면 기존에도 소프트웨어 시스템이 존재했지만, 하드웨어와 달리 해외기업의존도가 높아 가격이 비싸고 자동화도 덜 되어있었다. 그는 "국내 엔지니어들이 힘을 합쳐 AI 엔진과 CAD 기술을 활용해 자동화를 시키는데 성공했다. 전통적 기법보다 새로운 기술이 빠르게 도입되고 있는 국내 치과 의료기기 시장을 기반으로 좋은 기술과 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금은 치과 치료에 전문성을 가진 프로그램을 개발해 납품하고 있지만 앞으로 이마고웍스는 정형, 성형외과 등에도 기술을 확장할 예정이다. 치과 치료와 마찬가지로 CT 촬영 등을 통해 얻은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술계획을 마련하고, 환자맞춤형 보형물을 제작해 수술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환자 회복시간 단축과 수술하는 의사의 편의 등 소프트웨어를 통한 가이드를 통해 맞춤형 치료가 기대된다"며 "뼈와 관련된 부분에 적용 가능한 만큼 시장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내년 실리콘밸리 지사 설립 해외진출 목표

김 대표가 온실 속 화초(?)와 같은 연구원 생활에서 벗어나 기업이라는 전쟁터에 나오게 된 것은 기술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었다. 그는 KIST 연구원 생활 동안 발표한 다수의 논문과 특허가 기업에 이전돼 실제 의료현장에 사용되는 것을 보며 창업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 디지털 치과가 막 급부상하는 시기인 만큼 보유하고 있는 AI 소프트웨어 기술과 3차원 캐드기술을 활용하면 디지털덴트스트리에서 특화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오랫동안 유지했던 팀워크를 유지하고 싶다는 마음도 컸다. 그는 "KIST에서 함께 연구했던 연구원들과 학생들이 졸업 후 흩어지는 것이 매우 아쉬웠다. 좋은 팀워크를 유지하고 싶었고 함께 회사를 꾸리고 싶다는 생각해 팀 전원과 함께 지금의 이마고웍스를 창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마고웍스는 작년 존슨앤존슨 이노베이션과 서울시 등이 공동 개최한 '서울 이노베이션 퀵파이어 챌린지'에서 바이오혁신기술을 인정받아 참가 50팀 가운데 최종 우승했고, 기술창업전문 액셀러레이터 블루포인트파트너스로부터 가능성을 인정받아 초기자금을 투자받으며 여기까지 왔다. 올해는 기술완성을 통해 50여 곳에 소프트웨어를 납품했고, 매출과 정부자금까지 확보했다. 창업 1년 만에 이마고웍스는 21명으로 늘었고, 사무실도 서울바이오허브에 이어 강남까지 확장했다. 내년에는 해외 치과 전시 참관에 출품을 시작으로 실리콘밸리 지사설립 등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공학기술을 연구했지만, 실제 의료현장에 사용되는 모습을 보며 매력을 느꼈다. 연구소에서는 원천기술에 매진했다면 이제는 실제 환자와 의료진이 쓸 수 있는 기술개발을 통해 더 나은 의료환경을 만드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며 "창업 후 어깨가 무겁지만, 기술사업화에 매진토록 전폭적 지지와 도움을 준 KIST와 서울바이오허브의 응원에 힘입어 사회에 필요한 기업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공학기술을 연구했지만, 실제 의료현장에 사용되는 모습을 보며 매력을 느꼈습니다. 연구소에서는 원천기술에 매진했다면 이제는 실제 환자와 의료진이 쓸 수 있는 기술개발을 통해 더 나은 의료환경을 만드는데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사진=김지영 기자]
"공학기술을 연구했지만, 실제 의료현장에 사용되는 모습을 보며 매력을 느꼈습니다. 연구소에서는 원천기술에 매진했다면 이제는 실제 환자와 의료진이 쓸 수 있는 기술개발을 통해 더 나은 의료환경을 만드는데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사진=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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