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 세포 측정·분석하는 3차원 인공지능 기술 개발
CAR-T·암세포 간 면역 시냅스 고해상도 실시간 측정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용근 KAIST 물리학과 교수, 김찬혁 생명과학과 교수, 이영호 생명과학과 박사, 이무성 물리학과 박사과정. [사진=KAIST]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용근 KAIST 물리학과 교수, 김찬혁 생명과학과 교수, 이영호 생명과학과 박사, 이무성 물리학과 박사과정. [사진=KAIST]
대덕의 바이오벤처와 대학이 손을 잡고 면역항암 세포 CAR-T를 획기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3차원 인공지능 기술을 선보였다. 3차원 홀로그래픽 현미경을 개발한 토모큐브와 CAR-T 세포 치료제 기업 큐로셀, KAIST가 그 주인공이다. 

KAIST(총장 신성철)는 박용근 물리학과 교수와 김찬혁 생명과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면역항암 세포의 활동을 정밀하게 측정·분석할 수 있는 3차원 인공지능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암 치료법 중 '입양전달 면역세포 치료(adoptive immune cell therapy)'는 체내에서 면역세포를 추출한 후, 외부에서 면역 능력을 강화시키고 다시 환자에게 주입해 암을 치료하는 방식이다. 그중에서도 '키메릭 항원 수용체(CAR)'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T세포와 같은 면역세포를 변형시켜 암세포와의 반응을 유도, 사멸시키는 원리다.

CAR-T세포 치료는 높은 치료 효과를 보이며 차세대 암 치료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2017년 난치성 B세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치료제 승인을 시작으로 현재 3개의 CAR-T 치료제가 판매 승인을 받았으며, 전 세계적으로 약 1000건 이상의 임상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서 진행 중인 임상은 전무하다.

CAR-T 기술을 이용한 암 치료법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지만, CAR-T세포에 대한 세포‧분자 생물학적 메커니즘은 아직 대부분이 알려지지 않았다. 특히 CAR-T세포는 표적 암세포를 인지, 결합한 후 면역 시냅스 (immunological synapse)를 형성해 물질을 전달하고 암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두 세포 간 거리와 같은 면역 시냅스 형태 정보는 T세포 활성화 유도와 관련이 높다고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 

공동연구팀은 CAR-T세포의 면역 시냅스를 체계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3D 홀로그래피 현미경 기술을 이용해 염색이나 전처리 없이 살아있는 상태의 CAR-T세포와 표적 암세포 간 상호작용을 고속으로 측정하고, 기존에는 관찰하기 어려웠던 CAR-T와 암세포 간의 면역 시냅스를 고해상도로 실시간 측정했다. 또 이렇게 측정된 3D 세포 영상을 인공지능 신경망(Convolutional Neural Network, CNN)을 통해 분석, 3차원 공간에서 정확하게 면역 시냅스 정보를 정량적으로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개발된 기술이 적용된 3D 영상. [사진=KAIST 제공]
개발된 기술이 적용된 3D 영상. [사진=KAIST 제공]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해 빠른 CAR-T 면역 관문 형성 메커니즘을 추적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면역 시냅스의 형태학적 특성이 CAR-T 항암 효능과 연관이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3차원 면역 시냅스 정보가 새로운 표적 항암 치료제 초기 연구에 필요한 정량적 지표를 제공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기술을 바탕으로 창업한 두 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3차원 홀로그래픽 현미경을 상업화한 토모큐브(대표 홍기현)의 현미경 장비를 이용해 면역세포가 측정됐고, 토모큐브 인공지능 연구팀이 알고리즘 개발에 참여했다. 또한 국내 최초 CAR-T 기반 치료제 기업인 큐로셀(대표 김건수)도 힘을 보탰다. 

이무성 KAIST 물리학과 박사과정과 이영호 생명과학과 박사, 송진엽 물리학과 학부생(現 MIT(메사추세츠 공과대학) 물리학과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생물학술지 '이라이프(eLife)' 온라인에 지난달 17일 공개, 지난 21일 출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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