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온가속기구축사업 점검 결과와 추진방향 공유 토론회
고에너지 구간 선도R&D로 기술 확보하며 순차적 업그레이드
권면 단장 "저에너지 구간과 동위원소 장치 내년 중반 이후 사용 가능할 것"

중이온가속기 조감도. [사진=IBS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 제공]
중이온가속기 조감도. [사진=IBS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 제공]
단군 이래 국내 최대 시설인 중이온가속기 '라온' 구축이 고에너지 가속장치 분야 성능 확보와 제작이 늦어지며 일정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그러나 일정 전체가 늦어지기보다 단계적 활용과 R&D로 중이온가속기를 구축해 나가는 기본 목표는 변함이 없다. 권면 단장에 의하면 라온은 저에너지 가속기와 이를 이용하는 ISOL(동위원소 분리) 시스템 사용자를 대상으로 내년 중반부터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고에너지 가속장치 분야 선도 연구개발을 진행 ,가능한 기간을 단축할 계획이다.

중이온가속기 사업은 1조5183억원(장치구축 5228억원, 시설 건설 6384억원 부지매입 3571억원) 규모. 2013년 기본계획이 변경되며 추진일정도 2019년으로 연장됐다. 2015년과 2019년 계획이 변경되며 완공이 미뤄졌다. 

권면 단장에 의하면 시설건설 사업은 지난해 말 완성상태에 도달했다. 가속장치의 입사기 분야도 설치 완료돼 지난해 10월부터 빔 시운전이 진행 중이다. 실제 초전도 가속기에 보내는 안정적인 빔을 만드는 시험을 하고 있다. 

저에너지구간의 초전도가속기 구간인 SCL3은 90m 길이로 지하에 설치가 진행 중이다. 이 구간에는 두가지의 초전도가속모듈이 설치된다. QWR 가속모듈은 22개를 제작 완료하고 성능시험과 설치까지 완료됐다. HWR 가속모듈은 32개가 설치된다. HWR-A는 13개 제작을 완성하고 6개가 성능 시험을 완료 했다. HWR-B는 19개중 2개가 완료됐고 나머지는 제작중이다. 계획대로라면 올해 중반까지 설치 완료 후 빔 시험을 진행하게 된다. 저에너지가속기 끝부분은 굴절부분 전자챔버가 올해 중반까지 진행되게 된다.

가장 큰 문제는 고에너지구간이다. 당초 계획이라면 지난해말 시제품 제작이 완료되고 본제품 제작에 착수했어야 한다. 하지만 가속관 시제품 성능 확보가 안된 상태다. 시제품을 테스트 중으로 완제품 제작이 지연되고 있다. 현재 고에너지 구간의 SSR-1 1개, SSR-2는 중국에서 만든 2개가 성능시험을 통과한 상태다. 

권 단장은 "고에너지 구간은 충분한 선도 R&D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일정 차질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내년까지 선도 R&D를 마치고 제작을 시작하면 일정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다. 진행하면서 매년 만든만큼 설치하고 에너지를 높여가게 된다. 올해 상반기 성능시험을 완료하고 본 제품으로 갈지를 결정하는 결과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에너지 구간을 제외하면 대부분 장치와 시설은 진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극저온시스템은 액체헬륨을 각 모듈로 보낼 수 있도록 설치 중이다. 시스템에는 압축기, 헬륨탱크 등 모든 시설이 완료돼 시운전을 준비 중이다. 권 단장은 2월부터 시작해 6월까지 공급시험을 완료할 것으로 보았다.

가장 먼저 완공된 초전도조립동과 SRF시험동은 그동안 가속모듈과 가속관의 테스트를 거쳐 합격한 제품을 설치해 왔다. 희귀동위원소를 생성하는 ISOL시스템은 생성, 분리, 이동, 공급을 위한 모든 장치를 설치 완료했다. 하지만 사이클로트론 부대장치는 올해 8월 도착 예정이다. 이후 시운전과 희귀동위원소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희귀동위원소를 생산하는 IF 시스템도 지난해말 공사가 완료됐다. 고에너지 구간 끝부분부터 IF 빔이 시작되는데 빔을 입사해 분리하고 실험장치로 이동한다. 고온초전도, 저온초전도를 사용해 방사능 차폐를 위한 작업 등이 진행 중이다.

실험동은 올해 중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저에너지실험동의 KoBRR 장치는 빔라인 연결이 완료돼 있다. 케이블링 작업과 제어실험 후 올해 6~7월 빔 시운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NDPS(핵데이터생산장치)는 올해말, MMS(질량측정장치)는 일본과 협력하며 상반기, CLS(동축레이저분광장치)는 캐나다와 협력하며 올해 말 제작이 완료되고 설치 된다.

고에너지실험동의 LAMPS(대수용다목적핵분광장치) 뮤온스핀공명장치, BIS(빔조사장치)도 올해말까지 설치는 완료될 것으로 기대된다. 권 단장은 "가속기 입사기부분, 중앙제어시스템은 지난해말 완료했고 올해말까지 SCL3 극저온시스템, ISOL 시스템(사이클로트론 제외)과 실험장치는 완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점검단은 중이온 가속기 구축 일정이 불투명하다고 진단하며 두가지 안을 제시했다. 2일 기초과학연구원(IBS) 과학문화센터에서 중이온가속기구축사업 점검 결과와 추진방향을 공유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조무현 총괄점검단위원장(포항공대 명예교수)는 "점검결과 사업기간 내 목표달성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장치구축 일정과 사업추진 방향을 재설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점검단이 제시한 안은 일괄 구축에서 단계별 구축으로 전환하는 안과 사업기간을 4년 연장하는 안 두 가지다.

첫 번째 안은 2021년도에 1단계를 완료하고 2단계는 별도 추진하는 방안이다. 1단계는 현재 기술 성능이 확보된 저에너지구간을 중심으로 우선 구축하고 시운전에 들어간다. 2단계에서는 저에너지구간 장치와 운영을 병행하면서 선행 R&D 후 고에너지가속장치를 개발하는 안이다. 두 번째 안은 현재 사업기간을 4년 연장하고 총 사업비는 1444억원을 증액해 단계 구분없이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중이온가속기 중 핵심 장치인 사이클로트론 제작 업체 변경과 SRF 시험시설의 성능확보 지연, 세부장치 구축 수요 등을 감안할 때 기존 장치구축 예산(5228억원)보다 1444억원이 추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 전문가들은 "저에너지 가속장치를 먼저 완료하고 사업단 SRF시설을 이용해 선행 R&D를 충분히 수행한 뒤 고에너지 가속장치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자문했다. 

권면 단장은 "중이온가속기는 구축 목표대로 중단시키지 않고 단계별로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 1안처럼 저에너지 구간을 먼저 활용하면서 고에너지 구간의 에너지를 높여가면 유저들이 사용할 정도로 에너지를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선도 R&D를 통해 기간과 예산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어 "당초 예정대로 구축이 안되는 것은 아쉬움이 크지만 저에너지 구간을 운영하면서 선도R&D를 추진하며 고에너지 구간의 에너지를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당초 사업목표는 그대로 유지하고 저에너지 구간을 중심으로 우선 가속기를 구축하면서 성공 가능성을 높여가는게 기본 방향"이라면서 "이달 중 사업추진위원회 심의, 의결을 거쳐 기본계획을 변경할 것을 결정하고, 금년중에 구축사업 기본계획을 새롭게 설정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총괄점검단의 추천 안을 바탕으로 2월 안에 프로세스를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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