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LG전자 등 기업 마케팅 30여년 경력 전문가
"대전, 확고한 도시브랜드 있어···일상에 스며들어야"
2022년 UCLG 총회 개최 예정 "대전에 천재일우 기회"

취임한 지 65일. 달력에 빈 곳이 없을 정도로 일정이 빼곡하다. 대전시부터 정부출연연구기관, 대학, 기업, 병원, 공공기관까지 안 가는 곳이 없다. 점심시간 짬을 내 내부 직원들과의 일대일 면담도 빼놓지 않는다. 고객의 니즈는 결국 직원들의 니즈 파악으로부터 나온다는 생각에서다. 이 모든 것은 오로지 '과학이 일상이 되는 도시, 대전'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다. 지난해 12월 선임된 고경곤 대전마케팅공사 사장이다. 

고 사장은 지난 30여년 간 코카콜라, LG전자, KT, 블리자드 등 기업에서 마케팅을 맡아온 전문가다. 대전의 과학부시장 임명 소식을 접하고, 자신의 강점으로 고향인 '과학도시 대전'을 알리자 하는 목표로 이곳에 왔다. 

그는 "그냥 과학도시가 아닌, 과학이 일상화되는 도시를 추구하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기술을 과학으로 오해하고 기술을 돈을 버는 수단이라 생각하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 대전은 과학도시라는 확고한 도시브랜드가 있음에도 단순히 구호에만 그치고 있다. 과학이 삶에 스며들어야 한다"고 했다.  
 

지난 해 12월 선임된 고경곤 대전마케팅공사 사장은 "과학이 일상에 스며들어 대전이 과학도시라는 확고한 도시브랜드를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이유진 기자]
지난 해 12월 선임된 고경곤 대전마케팅공사 사장은 "과학이 일상에 스며들어 대전이 과학도시라는 확고한 도시브랜드를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이유진 기자]
◆ 과학이 일상이 되는 대전

고 사장은 과학 일상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기획 중이다. 매년 열리는 대전 사이언스 페스티벌을 언제든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형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대전이 과학도시 상징이 되려면 일 년 내내 대전에서 즐길 수 있는 과학문화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출연연과의 교류가 핵심으로, 고 사장은 마케팅공사 예산을 공정하게 배분해 출연연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오는 8월 대전 사이언스 콤플렉스 완공에 맞춰 자율주행차, AI(인공지능) 기술 등을 접목해 주차공간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시민이 과학을 직접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고 사장은 "마케팅은 생뚱맞으면 안 된다. 차별성과 개연성, 이 두가지가 가장 중요하다. 외부 사람들한테 대전을 물어보면 과학도시와 교육이 먼저 나온다. 그럼 그 두 개로 대전을 살려야 한다. 젊고 착한 이미지인 코카콜라처럼 대전도 시민들 마음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 매개가 바로 과학이다. 이걸 잘하면 대전이 과학수도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과학의 수도 대전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산다. 말만 과학수도가 아닌,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과학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 2022년, UCLG 총회 개최
 

지난 2019년 대전시는 UCLG 총회 대전 유치를 성공시킨 바 있다. 고 사장은 이번 UCLG 총회 개최가 대전에 있어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했다. [사진=대덕넷DB]
지난 2019년 대전시는 UCLG 총회 대전 유치를 성공시킨 바 있다. 고 사장은 이번 UCLG 총회 개최가 대전에 있어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했다. [사진=대덕넷DB]
2022년,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총회가 대전에서 열린다. UCLG 총회는 세계 140여개국 1000개 이상의 도시 정상이 지방정부 간 상호협력을 위해 교류하는 자리다. 1993년 엑스포 이후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가 대전에서 열리는 셈이다. 

고 사장은 이번 UCLG 총회 개최가 대전에 있어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했다. 대전이 과학수도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는 데에 UCLG가 불을 지펴줄 거란 의미다. 

그는 "UCLG 총회는 대전이 국제도시로서 대한민국 과학 수도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며 "UCLG 총회를 잘 살리면 과학수도가 될 기회도 잘 살리는 거다. 무엇보다 그 기회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구슬은 마련됐다. 꿰는 것만 잘하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걸이가 나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부터 3~4년, 길게는 5년이란 시간이 대전시에 상당히 중요하다"라며 "시민이 과학도시 대전을 체감하는 순간, 그 아이들은 나중에 노벨상 수상자가 될 수도 있다. 그 가능성을 우리가 만드는 거라 생각한다. 마케팅공사는 생각해서 존재하는 공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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