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대덕열린포럼 온라인 진행··· '랩센트럴 필요조건은?'
병원·학교·연구소·바이오 벤처 등 창업생태계 선행돼야
글로벌 시장 두드릴 벤처기술, "기술 융합"에서 나와

(왼쪽윗줄부터) 김명수 대전과학부시장, 윤환중 충남대학교 병원장,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 (왼쪽 아랫줄부터) 권오석 생명연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장, 이성운 레보스케치 대표, 김장성 생명연 원장. [사진=김효원 수습기자] 
(윗쪽 왼쪽부터) 김명수 대전과학부시장, 윤환중 충남대학교 병원장,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 (아래쪽 왼쪽부터) 권오석 생명연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장, 이성운 레보스케치 대표, 김장성 생명연 원장. [사진=김효원 수습기자]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23일 대덕열린포럼에서 "한국형 랩센트럴은 글로벌을 지향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랩센트럴은 단순히 연구 장비 제공뿐만 아니라 연구개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이 되어야 한다"면서 "연구개발은 국내가 아닌 글로벌을 향할 수 있도록 병원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한국형 바이오 랩센트럴 필수조건' 패널토론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전이 랩센트럴 적지(適地)로서 지닌 장단점을 분석했다. 그는 "랩센트럴은 단순 하드웨어(연구 장비) 지원뿐만 아니라 연구개발에 필요한 노하우 지원도 절실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지닌 사이언스 파워는 절대적이고, 그런 역량을 병원과 협력해 글로벌 임상을 두드릴 수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랩센트럴은 2013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설립된 비영리 바이오 창업 지원기관이다. 이 지역에는 대학-연구소-대학병원-벤처캐피털(VC)로 이어지는 바이오 생태계가 구축되어 있어 자생적인 창업 생태계가 구축돼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미국의 바이오 클러스터를 벤치마킹하고 한국형 랩센트럴 후보지 공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중기부는 K-Bio Innovation Lab(한국형 바이오 혁신 랩)이라는 공모명으로 오는 3월 중이나 말 선정 부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 미래산업전략팀 관계자는 "3월 초 경제부총리 주재 혁신성장 BIG3 회의에서 랩센트럴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라면서 "예산은 2000억원 내외로 책정되고 있으며 기업-대학-연구소-병원-VC와 연계가 추진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국내외 바이오 클러스터가 태생적으로 다르다고 했다. 그는 "선진 바이오 클러스터는 앵커기업을 가지고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추구하고 있지만 한국에는 앵커 기업이 없다"면서 "대전은 바이오 분야에서 성공 가도를 가는 벤처들이 있기 때문에 앵커기업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대전이 랩센트럴을 유치하려면 국가 바이오 산업 생태계에서 어떻게 위치 선점할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면서 "대전 지역 여려 벙원도 있지만 확장된 개념으로 글로벌 임상을 할 수 있는 병원과 협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임상 시험' 가능한 병원 협력

바이오 산업에서 병원은 주요한 '인프라'다. 연구 인프라, 첨단 장비, 고급 인력, 방대한 임상자료를 보유한 거점이기 때문이다. 보스턴 랩센트럴에서는 '하버드대학 병원'이 그 역할을 맡고 있다. 

윤환중 충남대병원장은 대전의 강점으로 풍부한 임상시험 인프라와 중부권 대학병원 네트워크, 기업 협력을 꼽았다. 특히, 대전 지역에는 8개의 임상시험이 가능한 병원이 모여있어 바이오헬스케어 임상시험이 가능하다. 또 대전시가 바이오메디컬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면서 병원보유의 인체유래물을 기업에 서비스하고 공용시설 활용도 할 수 있다. 

윤환중 병원장은 "공용연구시설을 구축하면서 병원간의 협력이 일어나고 있고 바이오벤처들이 우리 병원 공용 시설에서 실험할 수 있다"면서 "병원들의 인프라는 대전시가 랩센트럴을 유치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다. 좀 더 긴밀한 네트워크와 역량 강화를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병원의 협력과 공용 인프라는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바이오니아, 수젠텍, 솔젠트, 시선바이오 등 대전의 바이오벤처들이 K-방역의 주역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우뚝 설수 있었던 기반이 되기도 했다.

◆ '하나' 아닌 '여럿' 합친 융합

바이오 스타트업을 창업한 이성운 레보스케치 대표는 랩센트럴의 필수 요소로 기업 설립부터 성장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는 지원체계를 들었다. 랩센트럴이 예비창업자 중심의 시스템을 구축해 창업 초기 불안정한 상태를 넘길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예비창업자들이 창업 시장으로 나올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기술이 융합되며 국내 기업도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된다.

이 대표는 "국내 바이오 시장은 규모가 너무 작다. 바이오 벤처는 글로벌 시장으로  타겟으로 해야한다. 글로벌 시장에 내놓기 위해서는 수십가지 기술들을 융합해 내놓아야 한다. 연구자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기술은 몇 가지에 불과하지만, 이 기술들을 모으고 조합하면 글로벌 수준이 된다. 그렇기 위해서는 각각의 기업, 출연연, 대학 등에서 연구하는 기술들이 시의 전폭적 지원을 받아 모두 어우러질 수 있는 융합의 장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덕특구 특성상 많은 과학자들이 창업을 하고 싶어하지만 실제 창업으로 이어지는 것은 드물다"면서 "랩센트럴이 설립되고 퓨전 기능을 할 수 있게 설계하면 창업하고 성장하는 시간을 줄여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전의 특성으로 다양한 배경의 연구자들과 박사, 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여 밥을 먹으며 서로 기술을 논의하고 융합할 수 있는 도시라고 했다. 그는 "다양한 기술이 융합된 생태계에서 세계적 수준의 제품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생명연이 가진 인프라 활용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국내 바이오 산업 발전에 일조한 일등공신 중 하나다. 권오석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장은 "국내 전체 바이오 분야 해외기술이전의 65%는 대덕 바이오벤처에서 나왔다. 대전은 수도권을 제외하고 바이오 기업이 2번째로 많은 지역이며, IPO성공률로 따지면 1위다"라고 진단했다.

생명연 창업지원센터는 바이오 벤처의 R&D까지 지원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다. 그러나 '투자 유치'까지 전주기로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부재하다. 이러한 한계 때문에 생명연은 2019년부터 대전시와 함께 한국형 바이오 랩센트럴 유치를 꾸준히 주장해왔다. 

권 센터장은 "보스턴은 대전과 많은 특징을 공유한다. 기술역량이 높고, 생명공학 분야 인재와 연구 인력이 배출되는 곳이며 연구소와 대학, 바이오 벤처들이 포진한 곳이다"며 "랩센트럴은 창업과 성장을 전주기로 지원할 수 있어야하며, 연구소, 대학, 병원 등이 밀집한 연구 중심지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장성 생명연 원장은 "랩센트럴은 연구소나 병원이 인접거리에 있고  사람이 중요한 자산이니 그들이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문화가 조성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며 필요요소를 꼽았다. 그는 이어서 "규모가 크지 않은 국내 클러스터들끼리 경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각 지자체마다 잘 할 수 있는 것을 특화시켜 클러스터를 만들고 이를 연계해 하나의 큰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국가적 차원에서 연계하고 글로벌로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수 과학부시장 역시 랩센트럴은 실질적으로 벤처를 육성하고 성장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시장은 "랩센트럴이 단순한 장비나 시설을 구축하고 하드웨어를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벤처를 육성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시설이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대전은 생명연과 같이 전문연구기관이 있고, KAIST에서 인력을 양성한다. 기존에 자생적으로 태어난 벤처 기업들도 있다. 여러 여건들이 잘 조성됐고, 이를 행정적으로 뒷받침을 잘하면 바이오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대전테크노파크와 새로 출범한 디스텝에서도 랩센트럴을 성공적으로 유치해 벤처 창업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 예산 규모가 있다보니, 다른 지자체들도 도전하고 있는데, 역량이 있고 지난 경험이 있는 곳에서 이를 유치해야 대한민국 전체의 '성공'을 위해 바람직하다"며 랩센트럴 유치 의지를 피력했다. 

'한국형 바이오 랩센트럴 필수조건' 주제로 열린 대덕열린포럼은 대전광역시,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대전MBC, 대덕넷이 공동 주최했다. 패널로는 김명수 대전과학부시장, 윤환중 충남대학교 병원장,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 권오석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장, 이성운 레보스케치 대표가 참석했다. 영상은 대전MBC 유튜브를 통해 다시볼 수 있다. 

다음 대덕열린포럼은 '대전과학산업진흥원(DISTEP)은 어떤 역할을 해 나가야 하는가?'를 주제로 3월 23일 온라인 생중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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