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세상이 숨쉬다 ④]화학연 김용태 박사팀
원료 4배 저렴한 알파올레핀 만드는 공정 개발
고가 금속아닌 저렴한 철광석으로 촉매 제조
알파올레핀은 세정제, 윤활유, 화장품, 플라스틱 등을 만드는 데 쓰이는 정밀화학원료다. 알파올레핀을 첨가해 만든 플라스틱은 일반 플라스틱보다 강도가 높아 특수 플라스틱으로 분류된다. 이를 포함한 윤활유는 부식방지 등의 기능이 좋아 최고급 윤활유로 분류된다. 이처럼 알파올레핀은 특수 산업에 널리 응용될 수 있어서 전 세계 연간 400만톤 수준의 시장규모를 가지고 있다. 이중 우리나라 시장규모도 연간 약 10만 톤에 이른다.
기존에 알파올레핀을 만들기 위해서는 에틸렌을 원료로 하는 까다로운 공정 기술이 필요했다. 우선 석유의 나프타 분해 또는 셰일가스의 에탄 분해를 통해 얻은 에틸렌을 고순도로 정제해야 한다. 비싼 금속이 들어간 촉매를 만들고, 극소량의 불순물도 반드시 제거해야 했다. 무엇보다 해외 기업이 원천기술과 통합공정 특허를 가지고 있어 알파올레핀은 지금까지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연구팀이 개발한 공정 기술은 버려지는 온실가스를 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또 반응 결과물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기존 알파올레핀 제조 공정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경제적 효과도 크다. 기존 공정은 에틸렌을 이용하는 반면, 새로 개발된 공정에서는 이산화탄소와 버려지는 부생가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원료가 약 4배 정도 저렴하다. 산업 부생가스는 일산화탄소, 메탄, 수소의 조성이 상황에 다르게 배출된다. 연구팀은 가스가 어떤 비율로 조성되어 있든 상관없이 알파올레핀이 생산될 수 있도록 촉매를 최적화했다.
또 기존 공정에서는 비싼 금속이 들어간 촉매를 쓰는데,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저렴한 철광석으로 촉매를 제조할 수 있다. 이는 비용을 크게 낮춘 성과로 핵심기술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두 과정이 한 시스템 안에서 일어날 수 있도록 한 촉매에 산화철과 탄화철을 모두 포함시켰다. 지지체 물질인 산화아연의 표면에 산화철과 탄화철이 균일하게 들어갈 수 있도록 촉매를 만들며 공정 효율화가 가능해졌다. 첫 번째 반응이 일어날 때는 촉매의 산화철 부분이 반응에 관여하고, 두 번째 반응이 일어날 때는 탄화철 부분이 반응에 관여한다. 따라서 산화철과 탄화철을 고르게 지지체 표면에 분포시키는 게 관건인데 연구팀은 나트륨을 첨가제로 써서 가능하게 했다.
연구책임자 김용태 박사는 "개발 공정은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와 산업 부생가스를 모두 활용해서 국내 온실가스 저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향후 상용화되면 온실가스 감축과 수입대체 효과를 모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니 파일럿 운전을 통해 일당 1kg 알파올레핀 생산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논문 1 저자인 양선규 연구원은 "지금까지 알파올레핀을 만드는 공정 연구는 대부분 일산화탄소에서 알파올레핀을 만드는 두 번째 반응에 치중되어 있었다"면서 "이산화탄소를 전환해서 알파올레핀을 만드는 연구는 정교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이산화탄소를 처리해야 하는 기업에게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차세대 탄소자원화 연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성과는 촉매 부문 국제 학술지인 '미국 화학회 촉매지 (ACS Catalysis), IF:12.35' 지난해9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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