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영재고, 차별화로 과기계 필요 인재 키울 것"
2021년부터 학생선발 입시요강 및 교육과정 개선
"문 활짝 열어 두고 소통하는 교장, 장벽 허물 것"

최종배 과학영재학교장이 4월 초 우리나라 최초 과학영재학교장으로 선임됐다. 그는 과학과 연구에 대한 잠재력과 자질, 능력을 갖춘 학생을 선발하고 교육하는 등 다른 영재학교와 차별화를 두겠다고 말했다. [사진=대덕넷 DB]
최종배 과학영재학교장이 4월 초 우리나라 최초 과학영재학교장으로 선임됐다. 그는 과학과 연구에 대한 잠재력과 자질, 능력을 갖춘 학생을 선발하고 교육하는 등 다른 영재학교와 차별화를 두겠다고 말했다. [사진=대덕넷 DB]
"과학영재학교라면 과학과 연구에 대한 잠재력, 자질, 능력을 갖춘 학생이 더 많이 입학할 수 있어야 한다. 선행학습이 잘 된 똑똑한 친구들보다 괴짜 같은 친구들이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입시요강을 개선하겠다."

최종배 한국과학영재학교장은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좋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학교가 아닌 과학기술계에 꼭 필요한 영재를 키우는 학교로 만들겠다"며 입시요강 개선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최 교장은 올해 4월 초 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장으로 4년 임기를 시작했다. 

1985년 과학기술처 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한 그는 이공계 관료 출신으로 평소 과학기술계 인재양성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그는 "교육부 소속 학교는 특성상 교육부의 각종 지침에 따라야 하지만 한국과학영재학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으로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교사들이 재량을 갖고 교육 혁신 등을 추진할 수 있어 다양한 활동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최 교장은 학생 선발 입학 요강을 개선하고 있다. 최 교장에 따르면 한국과학영재학교는 우리나라 최초 영재학교로 설립됐지만, 현재는 국내 영재학교가 8개로 늘었다. 운영방식이나 인재를 뽑는 방식이 유사하다 보니 큰 차별성을 갖지 못한다. 졸업 후 좋은 대학 입학이 학교평가를 좌지우지한다는 점은 매우 안타까운 점이다. 그는 이런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인재 선발 및 교육에서 벗어나 과학기술계에서 정말 필요한 인재를 뽑아 교육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실제 입학시험을 보다 보면 영재보다는 다방면으로 똑똑한 친구들이 유리하게 되어있다. 예를 들어 선행학습이 제대로 된 학생들"이라며 "과학 쪽 자질이나 능력, 잠재력이 있는 친구들은 경쟁에서 이길 수 없는 구조로 돼 있다. 괴짜이고 소외됐지만 진짜 과학기술계에서 필요한 학생이 누구인지 입학과정에서 판단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과정도 개선한다. 교육과정이나 평가가 그대로라면 선행학습이 잘 된 학생들만 상위권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최 교장은 아주 기본적으로 필요한 과목은 점수가 아닌 '합격, 불합격'으로만 처리하고 강점이 되는 부분에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교육과정 운영을 고민 중이다. 단, 해당 운영방식은 현재 1~3학년에게는 해당되지 않을 예정이다. 

그는 "선발 요강이나 교육과정 개선에 학부모나 교사의 100% 동의를 얻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과기부 유일 과학영재학교라면 달라야 하지 않나"라며 "학교와 정부 관계자들 설득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과학영재학교 교장실은 식당 근처에 위치한다. 학생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다 보니 3끼 식사를 위해 교장실 근처를 왔다 갔다 한다. 소통을 원하는 최 교장은 늘 문을 활짝 열어놓는다. 그는 학교구성원들이 밥 먹으러 왔다 갔다 하며 편하게 들러주길 바란다. 

그는 "우리 학생들이 참 똘똘하다. 그래서 공부밖에 모르는 점도 있지만 말이다(웃음). 교사 역시 자기 능력이 뛰어난 분들이 많다. 그분들이 교육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싶다"며 "학생, 교사들과 장벽을 허물고 더 나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과학영재학교는 1990년에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 영재학교다. 미래를 선도할 글로벌 과학 인재양성을 목표로 400여 명의 학생이 교육을 받고 있다.

최종배 신임 교장은 광운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 핵공학 석사,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교 대학원 전기·컴퓨터공학 박사를 마치고 1985년 과학기술처 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했다. 35년간 과기부에 근무하며 주요 요직을 거쳤다.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전략본부장을 비롯해 원자력안전위원회 사무처장 겸 상임위원, 제3대 기초과학연구원 감사를 역임했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