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총장 이용훈)는 박노정 물리학과 교수팀과 독일 막스프랑크 연구팀이 이황화탄탈럼의 전기전도도 이론 예측에 적용된 오류를 발견하고 새로운 계산법으로 이 물질이 절대온도 200K에서 부도체 상태로 존재함을 알아냈다고 16일 밝혔다.

TaS₂를 비롯한 상전이 물질은 메모리, 센서 등 다양한 응용이 기대되는 흥미로운 물질이다. 온도와 압력 등 외부조건의 변화에 따라서 도체, 부도체, 자성체, 초전도체 등 다양한 특징을 드러낸다. 이황화탄탈럼은 상온에서는 전기가 잘 흐르는 도체지만 절대온도 200K 이하에서는 전기가 안 통하는 부도체로 바뀐다. 

이론 물리학자들은 양자 역학에 기반한 이론 예측 값을 근거로 절대온도 200K 이하에서도 이 물질은 도체라고 주장해왔다. 절대온도 200K, 즉 영하 73.15℃ 이하에서 측정된 전기전도도는 틀릴 수 있어 이론 물리학자들의 견해도 타당했다.

연구팀은 밀도범함수이론의 계산 오류를 줄이는 과정에서 '전하밀도차' 상태가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음을 발견했다. 밀도범함수이론은 전자의 위치와 밀도를 알 수 있는 약자역학 이론 계산법이다. 전자의 흐름인 전기전도도 이를 통해 예측할 수 있는데 수많은 전자를 하나의 입자계로 가정하는 단순화를 거치는 것으로 계산 오차를 줄이는 계산법 접목 과정이 필요하다. 연구팀에 의하면 그동안 이 과정에서 40여개의 원자가 하나처럼 움직이는 전하밀도파 상태가 제대로 고려되지 않은 오류가 있었다.

이를 수정해 계산한 결과 이황화탄탈럼은 절대온도 200K에서 특수 부도체인 모트(Mott) 부도체 상태에 있다. 일반 부도체를 전자가 움직이는 길 자체가 없는 물질로 비유한다면 모트 부도체는 전자가 흐를 길은 있지만 징검다리처럼 생긴 전자길 안에 전자가 꽉 채워져 움직일 수 없는 형태의 물질이다.

이번 성과는 상관관계로부터 비롯되는 다양한 물질상을 밝혀내는 계산법의 진전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노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수많은 전자간의 상관관계에 따른 물질 변화를 밝히는 양자역학 계산법의 진전"이라며 "다양한 상전이 물질의 특성을 이해하고 온도 등 주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전이 특성을 기반으로 한 센서, 전자 기기를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독일 막스프랑크 물질구조동력학연구소 안젤로 루비오(Angel Rubio) 소장(Director), 신동빈 박사, 진 짱(Jin Zhang) 박사, 니꼴라 따콘 드젱(Nicolas Tancgone-Dejean)연구원, UNIST 물리학과 마무트 오카야이(Mahmut Okyay)  연구원과 함께 수행했다. UNIST 물리학과를 졸업한 신동빈 박사는 현재 독일 훔볼트 장학 재단으로부터 2년간 장학금을 지원받는 훔볼트 연구원 자격으로 막스프랑크 연구소에 재직 중이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결과는 물리학계 학술지 Physical Review Letters에 지난 13일 온라인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