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위, 안전성 이유로 미뤄 다음회의 안건에
한국형원전기술의 결정체, 세계서 기술력 인정

울진 신한울 원전 1, 2호기. 2010년부터 건립을 시작해 완공됐지만 원안위의 유보로 3년째 가동이 미뤄진 상태다.[사진=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 
울진 신한울 원전 1, 2호기. 2010년부터 건립을 시작해 완공됐지만 원안위의 유보로 3년째 가동이 미뤄진 상태다.[사진=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 
지난 10일 취재차 울진 한울원자력발전소를 방문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원전 현장은 평화로움 속에 분주했다. 원자력안전법에 따른 한울원전 3호기와 5호기의 법정검사, 연료교체, 발전설비 점검이 한창이었다. 

한울원전 6기 너머로는 신한울 원전 1,2호기가 완공된 상태(지난해 이미 완공)로 가동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돔 형태의 지붕에 그려진 고래는 힘찬 출발을 준비하듯 역동감이 가득하다. 

하지만 11일 오전에 열린 원자력안전위원회의는 신한울원전 1호기 운영허가를 보류했다. 안전사고 가능성을 유보 이유로 들었다. 당초 신한울 1,2호기는 2018년 4월 가동할 예정이었다. 원안위가 번번이 결정을 유보하고 안전규정을 추가하면서 3년 넘게 가동이 미뤄졌다. 원안위가 이번 정권의  탈원전 정책 코드에 따라 여전히 눈치보기를 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울진에는 한울원전 6기와 신한울 원전 2기 등 총 8기의 원전이 건설돼 있다. 1,2호기(운전시기 1988년 1989년)는 프랑스 표준형(900MW) 원전이다. 국내 원전기술이 확보되지 않아 프랑스에서 턴키방식으로 도입했다. 3,4호기(1998년 1999년)부터 국내 원전 기술이 집약됐다. 원자력발전의 핵심 기술인 원자로계통설계를 국내 설계진이 개발한 한국표준형원전(1000MW)이다. 5.6호기(2004년 2005년)는 한국표준원전 기술의 완성도를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6기의 원전에서 생산하는 전기는 5900MW급이다.

가동이 미뤄진 신한울 1호기와 2호기는 한국원전기술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완전한 국내기술로 개발한 원전이다. 2010년 착공한 완전국산화원전(APR-1400)으로 발전용량은 1400MW급이다. 신한울 원전이 생산할 수 있는 전기는 2800MW급으로 기존 6기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번 원안위의 유보로 발생하는 손실은 오롯이 국민의 몫이다. 

APR-1400은 아랍에미리에이트에 턴키 방식으로 수출되며 국제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아랍에미리에이트 바라카 원전은 2012년 착공해 지난해 2월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한국이 여전히 가동을 미루는 것과 대조적이다. 또 미국은 한국과 공동으로 해외원전 시장 공동진출을 선언했다. 한국의 원전기술과 안전성을 세계가 인정한 셈이다. 정부가 더 이 이상 탈원전정책을 고수할 명분이 사라진 것은 아닐까.

한국전력통계에 의하면 정부가 탈원전 정책 기조를 취했지만 원전의 전기 생산량도 슬그머니 늘린것으로 확인된다. 2015년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는 16만4762GW, 2018년 13만8427GW로 감소했다. 하지만 2019년 14만5910GW, 2020년 16만0184GW로 증가했다. 원전의 전기생산을 줄일 경우 국내 전기 수급과 탄소중립 실현이 어렵다는 현실이 그대로 입증된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겠다.

에너지별 전기생산 단가도 살펴보자. 유류 181원, LNG 114원, 태양광 105원, 풍력 97원, 석탄 78원, 원전 63원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석탄 991g/kWh(3000톤), 유류 782g/kWh(9000드럼), LNG 549g/kWh, 태양광 54g/kWh, 원자력 10g/kWh(우라늄 1kg) 순이다. 특히 유류와 LNG, 석탄은 연료비 단가도 높아 비용면에서 부담이 크고 신재생에너지는 아직 수급량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원안위는 다음달 회의에 신한울 원전 1호기 운영허가 안을 상정키로 했다. 원안위 위원은 위원장직과 상임위원 겸직을 포함해 9명으로 구성한다. 원자력 안전에 관한 식견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위원으로 임명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원안위 위원 중 원자력 전문가가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최근 30대 젊은 리더가 강조하는 공정의 목소리에 MZ세대는 물론 세대를 뛰어넘어 귀를 기울이고 있다. 당리당략이 아닌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목소리에 공감대가 확산되는 것이다. 한국 원전의 안전성은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인정받고 있다. 그리고 기후변화 위기 등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전략에서도 원전을 빼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원안위가 다음회의에서는 한국의 원전 기술, 과학 기술에 기반해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을 할 수 있길 당부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