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유권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질환표적구조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유권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질환표적구조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유권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질환표적구조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치매로 진단되는 환자의 70% 정도는 알츠하이머성 치매이다. 지난 30년 이상 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중요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뇌신경세포에서 과발현된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응집과 타우 단백질의 엉킴이다. 이로 인해 이들 단백질들이 정상 기능을 잃고 신경세포에 축적되게 된다. 알츠하이머성 치매가 진행되면 뇌의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해마 부분에 존재하는 신경세포가 망가지기 시작하여 인지기능이 저하되고 치매가 진행이 될수록 뇌의 전체 뇌신경세포의 손상과 사멸에 의해 뇌의 기능을 잃어 죽음에 이르게 된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90% 이상이 노인성 치매이다. 치매와 밀접하게 관련되었다고 알려진 몇 가지 유전자 (APP, PSEN, APOE 등)에 문제가 있어서 젊은 시기에 발생하는 유전적인 요인에 의한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전체 치매 환자의 5% 이하로 알려져 있다. 치매의 진행은 20년 이상 서서히 진행되며 65세 이상 노인의 10% 이상이, 80세 이상 노인의 30% 이상이 치매 환자로 진단되고 있다. 노인 인구가 증가될 수록 치매 환자의 비율도 증가 된다. 이는 노화와 알츠하이머성 치매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제시한다.

치매가 오랫동안 서서히 진행되므로 인지기능에 문제가 생겨서 치매를 판정받기 전에 미리 진단받으면 치매 예방이나 진행을 늦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조기 진단법이 개발되었고 개발 중이다. 한가지로 뇌의 아밀로이드 응집 정도를 측정하는 아밀로이드 펫 스캔은 비교적 정확하나 비싼 비용 때문에 일반화된 조기 진단 방법으로 추천되지 않고 있다. 또한, 뇌에 아밀로이드 응집이 꽤 진행된 경우에도 인지기능에 문제가 없는 경우도 있다. 다른 개발되고 있는 방법으로는 뇌척수액을 추출하여 과인산화된 타우 단백질의 양을 측정하여 진단하기도 한다. 이유는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관련된 타우단백질은 과인산화되어 엉키기 때문이다.

뇌신경세포에서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응집이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원인이라면 이 단백질의 응집을 막으면 치매의 진행을 늦추거나 치료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접근 방법으로 개발한 약이 최근에 미국 FDA에서 긴급 승인을 받은 아두카누맙 (약 이름은 아듀헤름, Aduhelm) 이다. 오랫동안 임상시험을 거쳤어도 인지기능 개선에 의문이 있어서 매번 FDA에서 허가를 받지 못하였는데 이번에 승인이 된 것에 관해 미국 FDA 외부 심사위원들이 사임을 하는 등 논란이 많다. 치매 치료제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의심의 여지가 많은 약이며 항체로 만든 치료제이기 때문에 연간 6000만 원 이상의 비용이 예상되는 엄청난 고가의 약이다.

그동안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응집을 타겟으로 개발된 많은 약들이 모두 임상 3상 시험에서 실패하였다. 이에 사용된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출한 여러 다국적 제약기업들은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개발을 포기하거나 다른 타겟인 타우 단백질의 엉킴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과발현되고 인산화된 타우 단백질의 엉켜서 뇌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경우는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후기에 관찰된다. 뇌신경세포에서 엉킨 타우 단백질을 잘 분해하여 청소를 잘하면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진행을 늦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접근 방법으로 우리 연구팀을 포함해서 세계 여러 실험실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 연구팀에서 금년 6월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논문에서 자가포식작용에 의해 엉킨 타우 단백질 분해를 촉진하는 새로운 유전자/단백질을 보고하였다. 

현재 세계적으로 많은 의생명 과학자들이 여러 치매 모델 동물을 이용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나 완화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비록 현재는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약은 없으나 가까운 시일에 아밀로이드와 타우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관련된 다른 단백질을 타겟으로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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