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MIT 국제 공동연구, 전(前)임상시험 진행
마우스 뇌 속에 삽입했더니 6개월간 뇌 신호 측정

하이드로젤(Hydrogel). [사진=이미지투데이]
하이드로젤(Hydrogel). [사진=이미지투데이]
국내 연구진이 뇌와 물성이 비슷한 하이드로젤(Hydrogel) 뇌 삽입 장치를 개발했다. 하이드로젤 내부에는 전극 다발을 심었고, 이를 뇌에 삽입하면 신호를 읽어낼 수 있다. 연구진은 마우스 뇌에 하이드로젤 장치를 삽입하고 6개월간 뇌 신호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KAIST는 박성준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팀이 하이드로젤 기반 뇌-기계 인터페이스 장치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폴리나 아니키바 MIT(매사추세츠공과대) 교수 연구팀 등 글로벌 연구팀과 협력해 얻은 성과다. 이 연구는 향후 알츠하이머성 질환, 파킨슨병 등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한 뇌 질환 연구에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뇌 구조를 연구하거나 파킨슨병, 알츠하이머성 뇌질환 등을 치료하려면 뇌 신호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뇌 신호를 측정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됐지만, 주로 딱딱한 금속 물질을 뇌 속에 삽입했다. 그러나 뇌 속에 금속이 들어가면 우리 몸은 외부 침입으로 인식하고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그 결과 한 달 내로 장치가 기능을 상실하는 한계가 있었다. 또 뇌 속 삽입체를 제거하는 수술 자체가 고위험성을 지녔다.

KAIST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뇌와 물성이 비슷한 하이드로젤을 활용했다. 하이드로젤은 물과 젤리가 합쳐진 물질이다. 주로 성형수술에 쓰이는 반고체 상태의 물질이다. 대표적으로 코필러 성형에 쓰이며 인공적인 인체 조직을 만드는 원료로 활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하이드로젤 몸체에 다기능성 파이버 다발을 넣었다. 광(光)유전학 기술을 통해 빛으로 신경세포종을 자극, 뇌에서 신호를 읽어냈다. 

연구팀은 마우스를 대상으로 한 전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6개월간 뇌 신호를 측정했다. 또 자유롭게 움직이는 쥐를 대상으로 초장기간 광유전학 실험, 행동 실험 등이 가능했다. 이물 반응에 의한 아교세포, 면역세포의 발현이 기존 장치보다 현저히 줄어든 사실도 확인했다. 

박성준 교수는 "하이드로젤을 건조시키면 고분자처럼 단단해져 몸체 삽입이 용이해진다"면서도 "단단한 고분자가 몸 속에 들어가면 체내 수분을 흡수해 주변 조직과 유사한 상태가 되므로 이물 반응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최초로 하이드로젤을 다기능 신경 인터페이스의 구성물질로 사용해 그 수명을 대폭 상승시킨 의미가 크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향후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초장기간 관찰이 필요한 뇌 신경 질환 연구가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 교수는 추후 전임상시험, 임상시험 등을 거쳐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연구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2021.06.08자 논문명 

Adaptive and multifunctional hydrogel hybrid probes for long-term sensing and modulation of neural activ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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