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들은 복제가 불가능한 양자 특성을 이용해 송신자와 수신자만이 해독할 수 있는 일회용 암호키를 만들어 도청을 막는데 주력한다. 여기서 양자는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물리량의 최소 단위이다. 하지만 지금 암호 양자 안전성 검증 연구 진행 정도는 알고리즘 수준의 이론적 분석에 머무르고 있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원장 김명준)는 미래암호공학연구실과 양자컴퓨팅연구실 연구진의 공동연구를 통해 암호 양자 안전성을 검증할 수 있는 기술인 '큐 크립톤'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20일부터 사흘간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열리는 피큐크립토(PQCrypto 2021) 국제학술대회에서 이 기술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동안 양자컴퓨터 환경을 고려한 양자 자원량 분석 연구는 미흡했던 게 현실이다. 하지만 ETRI가 개발한 '큐 크립톤'은 양자컴퓨터 환경에서도 RSA와 같은 기존 암호와 차세대 양자내성암호(PQC)등 다양한 암호체계의 양자 안정성을 검증할 수 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에서 '큐 크립톤' 공개를 통해 양자컴퓨터를 이용한 해킹을 막을 암호 알고리즘을 검증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향후 연구진은 이번에 공개한 플랫폼을 온라인을 통해 신청자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큐 크립톤'에는 양자컴퓨터 회사별로 다른 큐비트 규모와 양자컴퓨터 칩 구조, 오류율 등 다양한 환경요소가 내재했다. 전문가들은 이 플랫폼을 이용해 전보다 훨씬 정확한 암호 안정성을 분석할 수 있다. 또 플랫폼 내 시각화 프로그래밍 기술과 암호 핵심연산 라이브러리가 탑재돼 암호분석에 필요한 양자 알고리즘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큐 크립톤'은 ▲양자 알고리즘 컴파일(언어처리) ▲가상머신 이용 검증 ▲양자 자원량 분석 기능 등을 제공한다.

김익균 ETRI 정보보호연구본부장은 "양자컴퓨터에 의한 현대 공개키 암호체계의 무력화 우려가 있다"며 "암호 양자 안전성 분야 세계 최고 기술력을 기반으로 차세대 보안 인프라 조기 구축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TRI 연구진은 앞으로 기능 개선을 통해 정밀한 암호 양자 안전성 분석이 가능한 환경을 구축해나갈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임혜숙) '미래컴퓨팅 환경에 대비한 계산 복잡도 기반 암호 안전성 검증 기술개발 사업' 일환으로 고려대, 부산대, 한양대, 한성대 등과 연구 중이다.

◆ 용어 설명
▲ 양자내성암호(PQC): PQC는 양자 컴퓨터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알려진 공개키 암호이다. 지금 사용되고 있는 RSA은 슈퍼컴퓨터로 암호를 해독했을 때 수개월 혹은 수년 정도 걸린다. 하지만 슈퍼컴퓨터보다 1억 배 이상 빠르게 연산 처리할 수 있는 양자컴퓨터의 등장 후 무용지물로 남을 수 있다. PQC는 기존 컴퓨터에서 널리 사용 중인 공개키 암호 알고리즘(RSA, ECC 등)을 대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 큐비트: 큐비트는 양자 컴퓨터로 계산할 때 기본 단위이다. 양자비트(Quantum bit)라고도 부른다. 일반 컴퓨터는 정보를 0과 1의 비트 단위로 처리·저장하지만 양자 컴퓨터는 정보를 0과 1을 중첩된 상태로 갖는 큐비트 단위로 처리·저장한다.

▲피큐크립토(PQCrypto) 2021: '피큐크립토 2021'행사는 ETRI와 KAIST(한국과학기술원·총장 이광형)가 공동개최하는 양자내성암호 분야 최고 국제학술대회다. 올해로 12회째를 맞이하는 본 행사는 대전컨벤션센터(DCC)·온라인으로 진행된다. 국내·외 양자보안 전문가 38개국 약 340여 명이 참가, 최신 연구동향을 논의한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등록 후 무료 참석이 가능하다.

다음은 피큐크립토 2021 상세 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