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글: 황응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홍보실 전문 연구원
화학연 화학플랫폼연구본부 화학소재솔루션센터
"정부‧기업‧연구원이 똘똘 뭉쳤다"

한국화학연구원 화학플랫폼연구본부 화학소재솔루션센터 내 롤투롤 습식코팅장비. 기업지원을 가장 많이 하고 있는 테스트베드의 대표장비다.[사진= 황응준 표준연 전문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화학플랫폼연구본부 화학소재솔루션센터 내 롤투롤 습식코팅장비. 기업지원을 가장 많이 하고 있는 테스트베드의 대표장비다.[사진= 황응준 표준연 전문연구원]
2019년 7월 1일 일본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의 한국 수출을 규제한다고 발표했다. 시간적 여유도 없이 곧장(당시 7월 4일) 적용되는 규제에 반도체 등 한국의 주력산업에 위기가 올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졌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던가.

정부와 기업,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과학자들이 똘똘 뭉쳤다. 2년여의 시간이 흐르며 한국은 일본에 의존했던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 분야 기술 독립을 이뤄내며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고 있다. 지금은 '일본 수출 규제' 극복을 넘어 소부장 세계 TOP을 향해 질주 중이다.
 

센터의 자체기술을 통해 개발된 불소고분자 필름.[사진= 황응준 표준연 전문연구원]
센터의 자체기술을 통해 개발된 불소고분자 필름.[사진= 황응준 표준연 전문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화학플랫폼연구본부 화학소재솔루션센터(이하 소재솔루션센터). 일본 수출 규제 이전부터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소재실증화에 주력해 왔다. 정부는 일본수출규제가 본격화 되며 소재솔루션센터의 롤투롤(R2R) 코팅공정을 화학소재 테스트베드 공정으로 선정했다. 롤투롤 코팅공정은 디스플레이용 광학필름뿐 아니라 2차전지, 태양전지 등 에너지 소자용 전극필름,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자동차용 센서 등 미래형 산업에도 다양하게 이용될 수 있는 핵심기술이다. 
고청정 클린룸에서 연구원들이 테스트준비를 하고 있다.[사진= 황응준 표준연 전문연구원] 
고청정 클린룸에서 연구원들이 테스트준비를 하고 있다.[사진= 황응준 표준연 전문연구원] 
당시 국내 소재산업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경쟁력은 매우 취약한 게 사실이었다. 기술개발과 설비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또 주요 화학소재는 개발 성공 확률이 낮고 장기간이 소요돼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과 인프라 구축이 필요했다.
 
롤투롤 스퍼터: 신규소재와 진공공정을 적용하여 대면적 나노박막을 개발하고 있다.[사진= 황응준 표준연 전문연구원]
롤투롤 스퍼터: 신규소재와 진공공정을 적용하여 대면적 나노박막을 개발하고 있다.[사진= 황응준 표준연 전문연구원]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자 화학소재솔루션센터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1000 클래스 수준의 클린룸을 비롯한 공정환경 구축과 함께 3대 파일롯 스케일 코팅장비, 20여종의 소형평가장비들을 구축했다. 구축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본격적인 소재 실증화 테스트와 기업 기술개발 지원을 수행했다. 소재 분야 중소기업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던 셈이다. 동시에 투명전극코팅, 불소계 고분자 스퍼터링, 개스 배리어 등 다양한 소재공정기술을 개발했다. 
롤투롤 PE-CVD : 화학기상증착법을 이용하여 개스 배리어 필름을 개발하고 있다.[사진= 황응준 표준연 전문연구원]
롤투롤 PE-CVD : 화학기상증착법을 이용하여 개스 배리어 필름을 개발하고 있다.[사진= 황응준 표준연 전문연구원]
화학소재솔루션센터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조성근 박사와 이상진 박사는 대기업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장비구축과 핵심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조성근 박사는 캠코더용 비디오테이프 제조기술 연구부터 전자파차단 소재, 투명 전도성 필름 등 여러 형태의 제품개발과 사업화 경험을 갖고 있다. 2010년 화학연에 합류, 지금까지 테스트베드의 인프라 구축과 운영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 중이다.

이상진 박사는 디스플레이 공정 전문가로 인정받는다. 전문기업에서의 경험을 기반으로 스퍼터링 공정을 활용한 불소고분자 기반 나노박막 공정기술을 개발하고, 기술 완성도와 사업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성근박사와 이상진박사가 테스트베드 장비로 개발된 코팅기술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사진= 황응준 표준연 전문연구원]
조성근박사와 이상진박사가 테스트베드 장비로 개발된 코팅기술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사진= 황응준 표준연 전문연구원]
화학소재솔루션센터는 그동안 국내 소재기업을 지원,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와 관련된 필름 개발에 성공하고 해외에 수출될 수 있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필름을 이용한 스마트 창호 개발을 지원, 대면적 시제품 제작을 가능케 하는 등 여러 실적을 거뒀다. 또 폴더블 스마트용 고경도 코팅필름 개발에도 참여해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 대일본 수출규제 핵심품목인 '불화폴리이미드 소재'의 국산화와 양산 기간 단축에 기여하기도 했다.
클러스터 증착장비를 활용하여 필름표면을 개질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사진= 황응준 표준연 전문연구원]
클러스터 증착장비를 활용하여 필름표면을 개질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사진= 황응준 표준연 전문연구원]
센터는 소부장 대응 테스트베드 기획을 통해, 일본 수출 규제 100대 품목 중 화학관련 7개 품목에 필요한 장비들을 '융합얼라이언스사업'과 연계해 추가로 구축하고 있다. 특히 고정밀 습식코팅 및 표면처리장비, 광소결장비, 패터닝 장비, 플라즈마 코팅장비, UV경화형코팅장비 등 기존 품목 외에도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첨단장비들이 도입되고 있다. 
신규 테스트베드를 위해 UV경화형 코팅장비와 실험실용 R2R 코팅장비가 구축되고 있다.[사진= 황응준 표준연 전문연구원]
신규 테스트베드를 위해 UV경화형 코팅장비와 실험실용 R2R 코팅장비가 구축되고 있다.[사진= 황응준 표준연 전문연구원]
화학소재솔루션센터의 '코팅테스트베드'는 기업지원을 위한 최적의 인프라를 갖췄다. 대형 공정장비는 물론 연구활동에 적합한 소형 평가장비 등 우수한 연구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더해 다양한 기능성 필름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해 나가는 중이다.

앞으로도 기업과 소재 연구자들과의 협력 연구를 통해 상용화, 기술이전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기를 응원한다. 화학소재솔루션센터의 역할과 노력이 국내 기업들에게 큰 힘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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