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명진 휴비스 대표
세계최초 레이저 용접에 딥러닝 접목···전기차 부품 시장 혁신 선도
외산 의존도 높은 레이저 장비, 국산화 위한 원천기술 확보

휴비스 입구에서 만난 김명진 대표. 휴비스 입구에 적힌 ‘We Enjoy Innovation’는 R&D를 기반으로 하는 휴비스의 특징이 가장 잘 나타나있는 문구기도 하다.[사진=이원희 기자]
휴비스 입구에서 만난 김명진 대표. 휴비스 입구에 적힌 ‘We Enjoy Innovation’는 R&D를 기반으로 하는 휴비스의 특징이 가장 잘 나타나있는 문구기도 하다.[사진=이원희 기자]
차세대 자동차시장을 주도할 전기자동차의 성장세가 매섭다. 특히 기후변화 이슈에 따라 기존 내연기관를 대신할 차세대 연료로 전기, 수소 등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6~2020년 동안 전기자동차 증가율은 88%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에 따라 전기자동차를 구성하는 부품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전기자동차의 부품은 기존 내연기관가 다르다. 핵심이 되는 이차전지와 구동모터를 비롯해 주요부품들이 전기적으로 연결되어 유기적으로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때문에 산업용 레이저 장비를 이용한 용접기술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하지만 현재 전기자동차 관련 주요 레이저 장비 및 기술은 대부분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앞으로 더욱 크고 빠르게 성장할 전기자동차 시장 속 살아남을 경쟁력이 필요한 상황. 휴비스가 R&D를 기반으로 전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 딥러닝 기반 '지능형 레이저 가공장비'로 시장 공략

휴비스의 포커스는 '지능형'에 맞춰져 있다. 단순한 동작을 수행하는 가공장비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해 지속적인 품질관리와 향상이 가능한 장비를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 핵심이 되는 것은 '딥러닝'이다. 김명진 대표는 "세계최초로 딥러닝 기술을 활용하여 용접을 비롯한 다양한 공정과정의 정밀도와 안정성을 높이고, 여기서 얻어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향상을 이어가는 형태다"라며 "이를 위해 박사급 딥러닝 전문 엔지니어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보 해 나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즉 하드웨어적인 부분에만 집중하지 않고, 소프트웨어 기술을 융합한 전문 산업용 레이저 가공장비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휴비스가 가장 많은 신경을 쓰는 부분은 바로 'R&D'다. 이는 김명진 대표의 휴비스 경영철학이기도 하다. 그는 "꾸준하게 축적된 R&D가 혁신을 만들고, 이러한 결과는 긍정적인 평가와 매출로 나타난다. 또 이는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직원들의 만족도는 고객의 만족으로 이어진다. 즉, R&D가 만드는 선순환 구조인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휴비스 펄스레이저 장비의 특징(왼쪽)과 장치구성(오른쪽).[사진=휴비스 제공]
휴비스 펄스레이저 장비의 특징(왼쪽)과 장치구성(오른쪽).[사진=휴비스 제공]
대표적인 기술이 레이저를 이용해 절연층을 탈피하는 '전기자동차 구동모터용 사각동선의 에나멜 탈피 및 검사기술'이다. 대전광역시의 '지역특화산업육성+ 사업'과 대전테크노파크의 ‘대전지역스타기업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과제를 통해 탈피 및 검사기술의 품질을 향상시키는데 성공했다. 

전기자동차용 주요부품들은 전기가 통하는 도체가 포함되어 있고, 이를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체가 감싸고 있다. 그리고 전기적 연결을 위해 용접이 필요한 경우 해당 부분의 절연체를 탈피(decoating)하여 용접한다.

김명진 대표는 "기존의 기계식 방식을 이용하면 일부분이 깔끔하게 탈피되지 않아 불량이 발생해 품질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라며 "이에 펄스 레이저를 이용해 정밀하게 탈피함으로써 품질향상을 이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탈피능력이 47.8 ㎟/sec 수준이었는데, 이를 올해 200 ㎟/sec 수준으로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필요로 하는 전세계 주요 전기자동차 구동모터 기업에 대한 수출을 늘려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 휴비스 성장 비결? 꾸준한 R&D 투자

휴비스의 성장 비결이자 경쟁력으로 R&D를 꼽는 김명진 대표. 휴비스는 매년 매출의 5% 이상을 R&D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사진=이원희 기자]
휴비스의 성장 비결이자 경쟁력으로 R&D를 꼽는 김명진 대표. 휴비스는 매년 매출의 5% 이상을 R&D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사진=이원희 기자]
2009년 한국원자력연구원 창업보육센터에서 4명의 인원으로 출발한 휴비스는 어느덧 50명을 넘어 섰다. 매출액 역시 2016년 30억을 기록한 뒤, 지난 2020년엔 167억여 원을 돌파했다. 김명진 대표는 이러한 성장의 비결로 R&D를 꼽았다.

휴비스는 R&D를 수행하기 위한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함과 동시에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관련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김명진 대표는 "대전광역시를 비롯해 중소기업벤처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다양한 정부 지원 사업을 적재적소에 활용함으로써 효율적인 R&D가 가능하도록 한다"라며 "또 이렇게 나온 성과를 바탕으로 다시 규모를 확장하고, R&D에 투자하는 순환구조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에나멜 탈피 기술 과제로 발생한 매출만 81억여 원이다.

휴비스는 매년 매출액의 5% 이상을 R&D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렇게 투자한 R&D는 새로운 혁신을 낳고, 더 큰 성장과 매출로 이어져 왔다. 김명진 대표는 "기본적으로 전기자동차 시장 자체가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매출이 우상향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 시장 규모에 따라 증가하는 건 한계가 있고, 지속적으로 함께 성장하기 위해선 기술의 혁신을 통한 시장 선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전광역시 테크노밸리에 위치한 휴비스.[사진=휴비스 제공]
대전광역시 테크노밸리에 위치한 휴비스.[사진=휴비스 제공]
휴비스의 노력은 투자유치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4월 13일 처음으로 기관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키움인베스트먼트와 이노폴리스파트너스가 각각 15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진행했다. 휴비스는 해당 투자재원을 대부분을 R&D에 집중 활용하여 지속적인 기술개발 및 성장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휴비스는 레이저 산업의 변화를 이루고자 한다. 이를 위해 원천기술 확보는 필수적이다. 김명진 대표는 "레이저 관련 장비와 부품 대부분은 수입산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해외의존도가 강하다. 들어가는 아주 작은 부품이라도 비싼 값을 주고 해외에서 들여와야한다"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원천기술을 확보하여 국산장비와 기술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이어 "휴비스의 경쟁상대는 국내가 아닌 세계적 기업들이며, 시장 역시 글로벌 시장이다. 휴비스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 혁신을 이룩하며 경쟁력을 확보하고, 동시에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라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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