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원장 신형식)은 소재분석연구부의 문준희 박사 연구팀이 불소가 도핑된 분말형 그래핀을 전극으로 도입, 고출력 전기에너지 저장장치인 슈퍼커패시터의 성능을 높이는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전남대 신소재공학부의 심욱 교수 연구팀, 쾰른대  이론화학그룹의 최희채 박사 연구팀,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응용플라즈마연구팀의 석동찬 연구원 연구팀의 공동연구로 이뤄낸 성과다.

슈퍼커패시터는 급속 충전이 가능하고 순간적으로 고출력 전기를 낼 수 있어 전력수요를 관리하는 재생에너지 발전시스템에 주로 활용된다. 하지만 일반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저장용량이 낮다는 한계가 있었다. 슈퍼커패시터가 갖는 장점을 활용하기 위한 전극소재 합성비용 절감, 경량화를 위한 비금속소재 개발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각국의 연구자들은 탄소기반 나노소재로 전기적, 기계적, 물리적, 화학적 특성이 뛰어난 그래핀을 전극소재로 활용한 에너지 저장소자 연구를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분말형 그래핀 도핑에는 용액 기반의 습식공정이 이용돼 왔다. 그러나 도핑과정에서 불순물 제거를 위한 추가 공정이 필요하고 도핑원소의 적정 함량을 제어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직접 개발한 유전체장벽방전(dielectric- barrier discharge: DBD) 반응기를 통해 상압에서 플라즈마를 발생시켜 분말 그래핀에 직접 불소이온을 결합하도록 설계했다. 그 결과 그래핀 투입량이 연속적으로 이뤄져 대량으로 분말 그래핀의 불소 도핑을 가능케 했다.

이번연구에서 연구팀은 불소 도핑을 통해 정전기적 원자간 결합으로 이온결합 성질을 띠게 만든다면, 유전율이 향상되는 것을 알아냈다. 또 전하저장용량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을 실험과 양자역학 계산을 통해 발견했다.

문준희 박사 연구팀과 석동찬 연구원 연구팀은 불소 도핑된 그래핀 합성과 대량 도핑기술을 개발했다. 소재분석을 통해 공유결합과 이온결합의 중간 성질을 내는 준이온결합이 존재함도 알아냈다. 심욱 교수 연구팀은 슈퍼커패시터 성능 확인 실험을 진행하고 최희채 박사 연구팀은 계산화학 기법을 통해 준이온결합이 슈퍼커패시터 성능향상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 

공동교신저자인 문준희 박사는 "건식으로 분말 그래핀의 대량 도핑기법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형성된 준이온결합이 슈퍼커패시터 성능 향상에 미치는 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밝힌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심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준이온결합을 가진 그래핀을 단시간에 대량 합성할 수 있는 방식을 제시하고 합성된 소재가 고성능의 슈퍼커패시터를 구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실험실 수준을 넘어 산업화 가능성을 검증할 수 있었다는데 보람이 크다"고 소회했다.

최희채 박사는 "슈퍼커패시터 소재를 이론적으로 디자인함에 있어 화학적 결합성질의 변화를 통해 유전율을 향상시킨다는 새로운 원리와 실험적 증거를 제시했다"며 "이번 연구는 향후 탄소기반 경량소재의 전하저장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데 필요한 방향성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ERC), 나노⋅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나노 및 소재기술개발사업(소재 공정설계 서비스), 플라즈마기술연구사업과 독일 교육과학부(BMBF), 학술교류처(DAAD)의 MOPGA-GRI 프로그램 지원으로 진행됐다. 결과는 화학분야 국제 학술지인 Chemical Engineering Journal 온라인판에 지난달 31일 게재됐다. 공동교신저자: 문준희 박사, 심욱 교수, 최희채 박사, 공동제1저자: 차함초롬 기초지원연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