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성균관대·POSTECH 공동연구
기존 수분 취약성·저신뢰성 극복한 반도체 소재

장호원 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AI 알고리즘 시뮬레이션. [사진=연구재단 제공]
장호원 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AI 알고리즘 시뮬레이션. [사진=연구재단 제공]
잠 잘 때도 쉬지 않고 정보를 처리하는 뇌. 그럼에도 무리없이 잘 동작하는 이유는 놀랍도록 효율적인 뇌의 구동방식 때문이다. 뇌의 구동방식을 본뜬 차세대 뉴로모픽 컴퓨팅 소자를 위한 새로운 소재가 나왔다. 해당 소자를 기반으로 작동되는 회로는 손글씨로 써진 숫자를 96.5%의 정확도로 인식했다. 의류 종류는 86.5%로 나왔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장호원 서울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성균관대학교와 POSTECH(포항공과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차세대 반도체 소재인 2차원 할라이드 페로브스카이트의 수분 불안정성과 저신뢰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 이 소재를 적용한 뇌처럼 작동하는 뉴로모픽 소자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기존 디지털 방식의 폰노이만 구조 컴퓨팅은 방대한 연산에 따른 막대한 에너지 소모와 비효율적 메모리, 집적도 한계 등의 문제가 있었다. 인간 뇌 작동원리를 모사해 저전력으로 구동할 수 있는 뉴로모픽 소자에 적합한 반도체 소재 연구가 활발한 이유다.   

☞뉴로모픽 소자: 기존 디지털 트랜지스터와 달리 시냅스의 작동방식을 모사, 입력 신호의 이력에 따라 저항상태가 변화하여 저장되는 비휘발성 다차원 스위칭 소자
 
할라이드 페로브스카이트는 유연하면서 제작단가가 상대적으로 낮아 뉴로모픽 컴퓨팅과 비휘발성 저전력 메모리 반도체 기술 등에 적합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다결정질 박막구조로 제어가 쉽지 않고 수분에 약해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온이동을 원활히 제어하고자 기존 3차원 결정 구조 대신 2차원 결정 구조를 전극에 수직 방향으로 성장시키는 방식을 택했다. 이를 통해 기존 보고된 소자들에 비해 선형성, 대칭성·신뢰성이 월등히 향상됐다.
 
특히 할라이드 페로브스카이트 멤리스터 상용화의 가장 큰 장벽으로 여겨지던 수분 불안정성·저신뢰성 한계를 극복, 대기 중에서 수개월 동안 작동이 가능함을 실험을 통해 통해 검증했다.

연구팀은 기존 CPU 성능을 넘어선 뇌처럼 작동하는 컴퓨팅 칩을 개발하고자 이번에 제작한 소자를 집적회로 공정에 적용,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칩을 설계하는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등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머티리얼스 투데이' 온라인에 지난달 23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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