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2] '제2회 자율주행 챌린지'서 KAIST 4위 달성
심현철 교수팀, 아시아 유일 출전‧‧‧"한국의 스폰서 필요"
자율주행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차량이 경주를 펼치는 '자율주행챌린지(Indy Autonomous Challenge)'. 세계 각국 연구팀들이 개발한 자율주행차들이 따스한 햇살 아래 200km 이상 고속 질주를 하며 트랙을 달궜다. 쭉쭉 뻗은 경기장 트랙을 자율차들이 지그재그 알아서 움직이며 역전에 재역전하는 광경에 관람객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우리나라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KAIST 심현철 교수팀이 출전해 총 25개팀 중 4위의 기록을 달성했다. 우승은 이탈리아 밀라노공과대학교(Politecnico di Milano)팀이 차지했다.
◆ 시속 200km의 경주, 사람은 없었다
7일 CES 마지막 날 결승 라운드에 참여한 5개 팀은 사전 주행을 통해 기록을 체크한 뒤, 해당 기록에 따라 두 팀씩 경주를 펼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때 기록이 더 빠른 팀은 후방에서 추월하는 공격팀이 되고, 기록이 느린 팀은 전방에서 공격팀의 추월을 막는 방어팀이 된다.
가장 먼저 진행된 KAIST와 미국 오번대학교(Auburn University)의 경기는 오번대학교 차량 GPS 문제로 차량이 멈춰서며 경기가 중단됐다. 이후 오번대학교 차량이 경기 진행이 어려워 결국 중도 포기했다. KAIST가 준결승에 진출했다.
KAIST는 준결승에서 우승 후보 중 하나인 이탈리아의 밀라노공대와 맞붙었다. KAIST 차량은 순간 최고 시속 212km(132마일)를 기록하며 밀라노공대 차량과 경합을 벌였지만, 이후 차이가 벌어지며 아쉽게 패배했다.
KAIST팀을 이끈 심현철 교수는 "욕심을 냈다면 더 높은 속도를 낼 수도 있었지만, 단순 속도가 아니라 종합적인 주행능력과 제어능력을 확인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라며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얻은 최고의 성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대회 참여 소감을 밝혔다.
◆ "유럽의 벽 넘기 위한 한국의 발판이 필요"
KAIST팀은 기대 이상의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가장 큰 차이는 스폰서의 유무다. 이번 챌린지에 출전한 미국 및 유럽의 연구팀에는 스폰서가 꾸준한 지원을 해온 팀들이었다. KAIST팀은 현재 스폰서 없이 차량(머신) 구입 비용 3억5000만원과 연구팀의 여행경비 2억여원을 기존에 받았던 대회 상금을 통해 충당해왔다.
예산이 없어 하나라도 절약해야 했다. 부품 하나하나가 큰 비용거리다. 귀중히 여겨야 했다. 타이어 하나에 문제가 생길 경우 비용만 5000만원 가량이 소요된다. 실험은 도전적이기보다 최대한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해당 기업 스폰서를 물색하려 노력했지만 녹록지 않았다. 심 교수는 "아직 국내에서는 자율주행 챌린지를 비롯한 대회에 대해 기업 인식이 낮은 상황"이라며 "뜻이 맞는 스폰서와 함께 한다면 국내의 레이싱트랙 등을 활용해 더 많은 실험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심 교수는 이어 "단순 기업 지원 이외에도 유럽에선 자율주행과 관련된 다양한 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경험을 쌓아오기 때문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라며 "국내에서도 단순 성적이나 이익을 벗어나 독특하고 다양한 대회가 열려 학생들이 경험을 쌓을 수 있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다음 대회는 오는 9월. 심현철 교수를 비롯한 KAIST 연구팀은 이번 대회를 경험 삼아 더 발전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함께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새로운 도전을 위한 질주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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