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제7회 바이오 소재 클러스터 간담회' 개최
"마모셋 자원 정보 표준화 선행되어야"

(상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현병환 대전대 교수, 박정규 서울대 교수, 강병철 서울대병원교수, 진태은 KOBIC 실장, 김형진 생명연구원 실험동물자원센터 부장, 송창우 전 안전성평가연구원 소장, 김현일 옵티팜 대표.[사진=고현민 기자]
(상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현병환 대전대 교수, 박정규 서울대 교수, 강병철 서울대병원교수, 진태은 KOBIC 실장, 김형진 생명연구원 실험동물자원센터 부장, 송창우 전 안전성평가연구원 소장, 김현일 옵티팜 대표.[사진=고현민 기자]
"마모셋은 미니돼지와 비교해 같은 공간에서 약 7배 정도 많은 개체 수 사육이 가능합니다. 매년 수요가 증가하고 1년에 2회 이상 번식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마모셋은 산업적으로 우수한 자원입니다."(김현일 옵티팜 대표)

"마모셋이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기 위해선 면역학적 측면에서 표준화된 정보체계가 구축되어야 합니다. 해당 과정이 선행된다면 다양한 분야에서 마모셋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입니다."(박정규 서울대학교 교수)

코로나19의 여파로 실험동물의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지난 28일 우송정보대 테크노디자인센터에서 모델동물 클러스터 협력센터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국내 마모셋 자원 확보 체계 구축과 자원 보존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강연 이후 이어진 간담회에서 패널들은 마모셋 자원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표준화된 데이터 수집이 필요하다는데 한 뜻을 모았다.

이날 간담회 참여 패널로는 현병환 대전대학교 교수, 강병철 서울대학교병원 교수(모델동물 협력센터장), 박정규 서울대학교 교수, 송창우 안전성평가연구소 전임소장, 김현일 옵티팜 대표, 김형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실험동물자원센터 부장, 진태은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 실장 등이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 마모셋 경쟁 과열, 자원 가치는?

약  300~400g의 체중을 가진 소형 영장류 마모셋 원숭이. 마모셋 원숭이는 다루기 쉽고 많은 산자 수를 생산해 차세대 실험동물로 주목 받고 있다.[사진=바이오아이코어사업단 유튜브]
약  300~400g의 체중을 가진 소형 영장류 마모셋 원숭이. 마모셋 원숭이는 다루기 쉽고 많은 산자 수를 생산해 차세대 실험동물로 주목 받고 있다.[사진=바이오아이코어사업단 유튜브]
간담회에 앞서 강병철 교수는 '마모셋'에 대한 소개와 향후 ‘마모셋 자원 협력센터 구축 방안’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마모셋 원숭이는 약 500g 이하의 체중을 가진 소형 영장류이다. 기존 실험에 많이 이용되던 붉은털원숭이, 게잡이원숭이보다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해 관리와 사육이 편리한 특징이 있다. 임신 주기는 약 145일으로 한 번 분만 시 약 2~4마리의 새끼를 출산한다. 

이처럼 마모셋 원숭이는 높은 번식률과 인간과 유사한 해부생리학적 특징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실험동물로 이용되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 마모셋 연구자원 시장의 규모는 약 1조 원 수준에 달하며 여러 분야에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마모셋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는 추세다. 

그러나 높은 수요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마모셋 자원 수급은 큰 제한을 받고 있다. 마모셋 전량을 수입에 의존해 급증하는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2020년 중국이 코로나19로 인해 야생동물 수출을 금지하며 국내 실험용 원숭이 공급 부족 사태는 더욱 심각해졌다.

강 교수는 "2013~9년의 마모셋 분양가는 약 400만 원대였는데 코로나19 기간 영장류 수급 경쟁으로 올해 3월 중국에서 약 4000만 원까지 분양가를 요구했다"라며 "생명 연구 자원에 대한 확보 경쟁은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실험용 영장류 또한 마우스(mouse)와 같이 많은 공급과 사업 체계가 이루어져야 한다"라며 "궁극적으로 민간 기업들의 투자와 보급이 원활히 이루어지는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서울대학교병원 마모셋모델네트워크센터는 지난해 9월부터 '마모셋자원 협력센터'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모셋자원 협력센터는 국내 안정적인 마모셋 자원 확보체계와 분양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한다. 

1차년도에는 전산프로그램을 도입해 마모셋 가계도를 간편히 확인하고 개체별 표현형(phenotype)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번식 기술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며 마모셋의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하고 근교계를 방지해 안정적인 마모셋 자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강 교수는 "다양한 형질 발현을 위해 일본 CLEA 또는 독일 DPZ와 MTA(물질이전계약)를 맺어 마모셋 20~30쌍을 추가 수입할 계획이다"라며 "현재 일본실험동물중앙연구소 및 독일 DPZ센터와 마모셋 분양에 관한 논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2차년도에는 번식 산자 수, 신체정보 데이터(혈액, 장기무게, 두개골 크기 등)로 정보 표준화 작업을 확장하고 질환모델을 1종 이상 개발할 계획이다. 나아가 국내 영장류 연구기관과 협조해 마모셋 교육 컨텐츠를 개발하여 마모셋 자원의 활용성을 전파할 예정이다. 

강 교수는 "마모셋 연구 인프라가 구축되어 마모셋이 여러 연구진들의 연구에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라며 "향후 마모셋 질환 모델을 구축해 현재 인류가 극복할 수 없는 난치병들의 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 표준화된 자원 데이터 구축 필요

발표 이후 이어진 간담회에서 패널들은 마모셋 자원 활용의 중요성을 되짚으며 향후 클러스터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송창우 전임소장은 마모셋 자원의 데이터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독성 분야에서 마모셋은 기존 실험용 원숭이와 비교해 우수한 효율성을 보여 많은 시험을 진행할 수 있다"라며 "자원의 활발한 공유를 위해선 해당 자원을 이용하겠다는 사용자들의 의지와 이들을 설득하기 위한 데이터가 확보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송 전 소장은 "동물실험이 필요한 대학과 연구기관에 기술적인 지원을 해줄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하다"라며 "해당 인프라가 구축된다면 10년, 20년 뒤에는 우리나라에서 마모셋 연구를 수행한 노벨상 수상자가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김형진 부장은 국내 마모셋 도입을 위한 정책·법적 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국내에 자생하는 마모셋은 없기에 모든 자원은 해외에서 수입된다"라며 "이 과정에서 법적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 사전에 라이선스와 CITIES 문제를 철저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마모셋 정보를 표준화하고 향후 형질전환 마모셋을 개발하는 데에는 수정란 관련 기술이 필수적이다"라며 "사업 초반 체외수정과 대리모 이식 기술 등의 연구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김현일 대표는 산업계의 시각에서 국내 자체 생산 마모셋 시설 설립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1년 동안 분양되는 마모셋의 활용처를 분석한 결과 약 70%가 산업현장에서 사용된다"라며 "시험에 사용되는 항체의약품 또한 다른 실험동물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은 양이 투입된다는 측면에서 마모셋의 부가가치는 굉장히 높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기업에서는 연구에 필요한 마모셋 자원을 공급하는데 발생하는 비용을 충분히 감당하기 어렵다"라며 "국내 자체 생산 시설을 만들어 마모셋을 수급한다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부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말했다.   

면역학적인 측면에서 마모셋 정보가 표준화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박정규 교수는 "영장류는 사람과 면역체계가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면역시스템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라며 "마모셋이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기 위해선 면역세포를 대표할 수 있는 표준화된 정보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보가 원활히 공유되고 상세하게 수집되어야 다방면에서 마모셋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다"라며 "국가 차원에서 마모셋 클러스터를 주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진태은 실장은 "연구자와 클러스터를 인프라적인 측면에서 지원하기위해 총괄지원단이 운영되고 있다"라며 "향후 여러 계획들이 잘 반영되어 마모셋이 국내 연구자들에게 분양되어 널리 사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를 진행한 현병환 교수는 "생명자원연구의 중요성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라며 "연구인프라 지원산업을 확대하고 국내 바이오 분야가 선도적으로 나아가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해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간담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후원하고 KOBIC 주관, 대전대학교 바이오아이코어사업단(단장 현병환 대전대 교수)가 주최했다. 간담회에 앞서 진행된 '모델동물 클러스터–마모셋자원 협력센터' 영상은 바이오아이코어사업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28일 우송정보대 테크노 디자인센터에서 '제7회 바이오 소재 클러스터 간담회'가 진행됐다.[사진=고현민 기자]
지난달 28일 우송정보대 테크노 디자인센터에서 '제7회 바이오 소재 클러스터 간담회'가 진행됐다.[사진=고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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