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회 대덕이노폴리스포럼, 지난 24일 개최
김무환 POSTECH 총장 "국가 존망, 협력에 달려있다"
韓서 배워가던 싱가포르, 이젠 TOP···비결은 '산학연 연대'
"기술·인재·자금 지원, 국가적으로 이뤄져야"
김무환 POSTECH 총장이 지난 24일 대덕을 방문했다. 기술패권 시대, 대학의 국제협력 전략은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알리기 위해서다.
그는 이날 ETRI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에서 열린 제67회 대덕이노폴리스포럼에서 "기술패권시대, 대학의 키워드는 기술과 혁신, 창업, 협력"이라며 "국제협력을 하기 위해선 기술과 인재, 자금이 필수로 동반된다"고 설명했다.
◆ 韓서 배워가던 싱가포르대학, 이젠 TOP으로···비결은?
김 총장에 따르면 현재 국내 대학들은 교환학생 중심으로 파트너 기관의 양적 증가를 도모하고 있다. 다만 대학원생·연구 인력의 인적 교류, 국제연구협력, 공동 심포지움, 공동학위 등의 협력은 미미한 상태다. 양적 확대에서 질적 향상으로의 실질적인 국제협력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같은 결과는 'QS대학평가'에서 낱낱이 드러난다. 2021년 QS 아시아 대학 평가에 따르면 국내 대학들은 두 단계 넘게 하락하고,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등 역대 최저 순위를 기록했다.
QS대학평가 지표엔 국제연구협력(10%), 외국인 교원 비율(2.5%), 외국인 학생 비율(2.5%), 해외로 나간 교환학생(2.5%), 국내로 들어온 교환학생(2.5%) 등이 포함돼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대학이 이 같은 국제화 지표에서 싱가포르·중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다.
주목할만한 곳은 싱가포르다. 이번 QS대학평가에서 싱가포르국립대(NUS)와 난양기술대(NTU)는 93.9점, 90.8점으로 각각 11위, 12위를 차지했다. 아시아권 톱 수준이다. 반면 국내 최고 대학으로 꼽히는 서울대와 KAIST는 각각 81.7점, 79.1점을 기록하며 36위, 41위를 기록했다.
1990년대 한국의 주요 대학을 벤치마킹했던 싱가포르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동력은 무엇일까. 김 총장은 "싱가포르대는 민간이 10억을 투자하면 정부가 15억원을 매칭해 지원한다"며 "대학과 정부, 기업이 한 곳을 바라보고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국에서도 이런 게 가능할까 의문이다. 우리나라는 정부와 민간이 가는 방향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싱가포르처럼 대학과 정부, 민간이 같은 방향으로 발맞춰 가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훨씬 더 많은 예산이 과학기술에 투자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 "국제협력, 자금·인재 필수"
김 총장도 "우리나라는 건물 짓는 데엔 거금을 투자하면서 인재 유치엔 적극적이지 않다. NTU는 40만불(약 5억600만원) 주고 교수를 데려온다. 국가적으로 경쟁력 있는 제도 확립과 경제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일침했다.
이주진 공공과학기술혁신협의회 회장(전 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공공과학기술의 대표적 임무가 국제협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진국과는 대등한 협력관계를, UN 등 국제기관과는 우리가 해야 할 임무를 받아오고, 개발도상국과는 실질적 협력을 계획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국제협력의 좋은 예가 우주개발이라며 항공우주 기술의 협력 범위를 더욱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현재 한국은 아르테미스 미션 등에 합류하며 세계와 발을 맞추고 있지만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다"며 "올 8월 발사되는 달탐사선(KPLO) 등 더욱 커질 항공우주 기술 범위에 국제협력을 적극적으로 지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철홍 대한항공기술원장도 "항공우주 산업은 국내만 보면 살아남을 수 없다. 무조건적으로 해외 시장을 겨냥해야 한다. 다만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하지 않으면 세계시장에 나갈 수 없다. 또 항공우주 협력은 군사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더욱 쉽지 않다. 국내 대학과 기업, 정부가 국제협력을 위한 R&D, 전략 등을 꾸준히 논의해야만 우리나라가 기술 자립할 수 있다"고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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