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CH, 홍합 단백질 활용 생체 접착제 개발
신경 2차 손상 막아 추가 염증 줄여
기존 문합술보다 회복 예후 뛰어나

홍합접착단백질 기반 하이드로젤인 의료접착제를 이용해 절단된 신경 조직을 재생하는 원리에 대한 모식도. [사진=POSTECH 제공]
홍합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먹는 해산물 중 하나로, 물 속 바위에서도 떨어지지 않고 잘 달라붙어 있는게 특징이다. 국내 연구진이 이러한 홍합의 접착 특성을 활용해 생체친화적 접착제를 개발했다. 이 기술을 통해 의료진의 수술 시간을 줄이고, 환자의 예후를 개선할 전망이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총장 김무환)은 차형준·정호균 화학공학과 교수·박사 연구팀이 주계일 이화여대 교수와 전영준·이종원·이종인 가톨릭의대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홍합접착단백질 기반 혁신 의료용 하이드로젤 접착제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신경은 재생이 어려운 조직으로 사고나 부상 시 절단이 됐을 때 봉합실을 이용해 문합술을 하는 것이 유일한 치료방법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숙련도가 높아야 하고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림과 동시에 봉합실이 관통할 때 가해지는 2차 손상으로 신경 재생에 방해가 됐다.

이에 공동연구팀은 신경 펩타이드 중 하나인 타키키닌 계열의 신경전달물질인 'Substance-P(SP)' 기능이 도입된 홍합접착단백질을 화학적 가교 방식이 아닌 '광(光)가교' 하이드로젤 접착제 형태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고민했다. 이 접착제는 빛을 쬐지 않았을땐 액상으로 존재하다가 가시광선을 쬐면 하이드로젤 상태로 순식간에 변하며 접착력이 생기게 된다.

연구 결과, 절단된 신경의 문합과 1.2cm 신경 결손 부위의 문합에서 기존 봉합사를 이용한 문합술과 비슷한 결과를 보였으며, 우수한 신경 조직 재생 효과가 확인됐다. 특히, 재생이 어려운 신경 결손의 경우에도 봉합사를 이용한 문합술보다 신경의 운동과 감각 기능 회복에 대한 예후가 뛰어났다.

개발된 접착제를 통해 신경의 2차 손상을 막고, 기능성 펩타이드가 M2 아형으로의 대식세포 분극을 유도함으로써 환부의 추가적인 면역 염증반응을 줄이고 신경 재생을 효과적으로 촉진할 전망이다.

☞대식세포:체내에 두루 분포하며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세포로 여러 아형(subtype)으로 분극(polarization)할 수 있다. 여러 아형 중 면역을 유도하는 M1 아형에서 면역을 억제하는 M2 아형으로 분극하는 것이 신경 재생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형준 교수는 "신경뿐 아니라 다른 환부의 수술에도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혁신적인 의료접착제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의 해양바이오산업신소재연구단사업과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연구 결과는 화학공학 국제 학술지인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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