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난 8일 법정감염병 지정···"백신 도입 검토 중"
3세대 백신, 약독화·유전자 변형 통해 부작용 확 줄여
류충민 박사 "코로나서 얻은 교훈, 사전 대응 높게 평가"

정부가 원숭이두창을 2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 3세대 백신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정부가 원숭이두창을 2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 3세대 백신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전 세계적으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원숭이두창에 대해 미국과 영국이 천연두 백신 접종에 착수한 가운데 한국 정부도 원숭이두창을 2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 3세대 백신 도입을 검토하는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권근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지난 7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 "현재 3세대 두창 백신에 대해 제조사와 국내 도입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원숭이두창이 확산되고 있는 미국, 스페인 등 일부 국가들도 백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협의 중인 곳은 지난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승인한 덴마크 기업 바바리안노르딕의 3세대 백신 '진네오스'다. 진네오스는 1~2세대에 비해 부작용이 적으며 접종 방식이 간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3세대 백신의 차이는 제조방식과 약독화 방식에서 나타난다. 1세대 백신은 송아지 등과 같은 동물의 피부에서 배양해 제조된다. 때문에 바이러스 감염률이 높다. 

반면 2세대 백신은 살아있는 백신을 사용하는 '생백신'이다. 1979년 천연두의 공식 전멸에 기여한 백신이 바로 이 2세대다. 동물이 아닌 실험실에서 만든 조직 배양 시스템을 이용해 효과는 있지만, 부작용이 심하다는 한계가 있다. 현재 질병관리청이 2세대 백신 3500만명분을 비축하고 있지만, 사용 방안을 검토하지 않는 점이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극복한 3세대 백신의 특징은 약독화다. 김원태 안전성평가연구소 선임연구원이자 전임 수의사에 따르면 본래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살아있는 세포에 들어가 자기 자신을 복제, 독성을 일으키는 기전이다. 약독화란 이 기전을 줄인 것이다. 즉, 면역반응은 일으키되 바이러스 자체가 몸에서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도록 한다는 의미다. 

김 선임연구원은 "당장 대처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하기엔 시간이 오래 걸리니, 기존 두창에 쓰였던 백신이 사용될 듯하다"며 "유전자 변형을 통해 복제할 수 없도록 만들어진 3세대 백신은 부작용 위험을 확 낮췄다"고 설명했다.     

류충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는 이같은 법정 감염병 지정과 3세대 백신 도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원숭이두창에 대한 명확한 사실은 입증되지 않았으나, 코로나19로 배운 빠른 대응이라는 이유에서다.

류 박사는 "현재 질병청에서 국립보건원 등에 원숭이두창에 관한 진단법 등을 이미 다 공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2급 감염병 지정과 백신 도입 검토는 코로나19 학습효과로 얻은 교훈"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원숭이두창이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까진 되지 않을 것이라 조심스럽게 판단했다. 류 박사는 "팬데믹이란 보통 공기 전파로 이어진다"며 "원숭이두창의 경우 대부분의 감염 경로가 비말이 아닌, 직접적 접촉인 만큼 팬데믹까진 이어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유사성, 전파 방법 등에 대해선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만큼 지속적인 관찰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