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제9회 바이오 소재 클러스터 간담회' 개최
최적의 생물체 발생 및 분화 연구를 위한 모델동물
"연구·산업으로의 홍보 채널 더욱 확대돼야"

지난달 28일 우송정보대 테크노 디자인센터에서 '제9회 바이오 소재 클러스터 간담회'가 진행됐다. [사진=고현민 기자]
지난달 28일 우송정보대 테크노 디자인센터에서 '제9회 바이오 소재 클러스터 간담회'가 진행됐다. [사진=고현민 기자]
소재자원은행의 애로사항 청취 및 공동의 발전을 목적으로 한 '제9회 바이오 소재 클러스터 간담회'가 지난 28일 우송정보대 테크노디자인센터에서 개최됐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제노푸스(아프리카 발톱 개구리) 모델동물 자원의 소개와 장점, 발전방향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제노푸스는 발생 과정을 관찰하기 용이하고, 배아의 크기가 다른 실험동물에 비해 큰 특징이 있어 생물체의 발생 및 분화를 연구하는 발생학 분야에서 주도적인 모델동물로 사용되고 있다. 이날 패널들은 제노푸스의 필요성과 활용 방안 등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연구·교육·산업계에 전달되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간담회 패널로는 현병환 대전대학교 교수(바이오아이코어사업단 단장), 김재봉 한림대학교 교수(제노푸스 거점은행장), 성제경 국가마우스표현형분석사업단 단장, 김형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실험동물자원센터 박사, 김정호 바이오비전 대표, 박태주 울산과학기술원 생명과학과 교수, 강경진 한국뇌연구원 책임연구원, 진태은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 실장 등이 참석해 열띤 논의를 펼쳤다.

◆ 모델동물 제노푸스 응용 방안은?

양서류의 일종인 제노푸스. 긴 수명을 보유한 제노푸스는 신약개발, 발생분화, 줄기세포 등 다양한 연구에서 응용이 가능하다. [사진=바이오아이코어사업단 유튜브] 
양서류의 일종인 제노푸스. 긴 수명을 보유한 제노푸스는 신약개발, 발생분화, 줄기세포 등 다양한 연구에서 응용이 가능하다. [사진=바이오아이코어사업단 유튜브] 
간담회 토론에 앞서 진행된 발표에서 제노푸스 거점은행장을 맡고 있는 김재봉 한림대학교 교수는 제노푸스 자원 및 거점은행에 대한 소개를 진행했다. 

양서류의 일종인 제노푸스는 개구리와 비슷한 외형으로 뒷발에 3개에 발톱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자연계에서는 약 5~10년, 실험실에서는 30년까지 살 정도로 긴 수명을 보유해 모델동물로 개발될 시 장기간 실험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수컷과 암컷은 외형으로 간단히 분류가 가능하다. 암컷의 경우 꽁무니의 돌기가 발현되어 있으며, 수컷에 비해 약 1.5배 정도 큰 체형을 가지고 있다. 암컷의 경우 1년에 3~4번 산란이 가능하며, 수컷은 매달 1번씩 교배가 가능한 모델동물이다. 참고로, 국내 개구리는 겨울에 겨울잠을 자야 하는 습성으로 인해, 1년에 산란할 수 있는 횟수가 제한적이다.

제노푸스는 발생 분화의 가장 오래된 모델동물로 여러 장기 발생 과정 전반을 쉽게 관찰할 수 있어 신약개발, 줄기세포의 세포분화 등 다양한 연구에서 응용이 가능하다. 또한 실험실에서 쉽게 다룰 수 있고, 유전적으로 사람과 비슷한 형질을 지니고 있어 차세대 모델동물로 점차 주목받고 있다.

김 교수는 "제노푸스는 각 세포들이 어떤 기관으로 발생되는지 가장 잘 알려져 있는 모델동물이다"라며 "인체질환 모델 등 다양한 연구 분야에 활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국제적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2016년 미래창조과학부의 지원으로 설립된 제노푸스연구소재은행은 제노푸스 성체를 자체적으로 생산·분양하고 있으며, 연구회 및 워크숍 등 제노푸스와 관련된 국내 다양한 교류 활동을 주최하고 있다. 지난 2016~21년 사이에는 약 1,700마리의 제노푸스 성체를 분양하고, 사사 연구논문 19편을 발표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며, 거점은행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또한 유전적 조작을 통해 알비노 제노푸스를 생산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하고, 제노푸스 모범운영지침을 제작하는 등 신소재 개발과 품질 향상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 영역이 활성화된 다른 모델동물들과 비교해 제노푸스는 국내에서 사업적으로 생산·판매하는 기업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한꺼번에 다량의 제노푸스 자원을 국내에서 직접 분양받는 것은 불가능하다. 민간 영역으로 진출한 몇 개의 모델동물들과 비교해 제노푸스는 국내에서 사업적으로 생산·판매하는 기업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제노푸스는 연구 분야뿐 아니라 교육 분야에서도 우수한 가치를 보유한 모델동물이다"라며 "산업계에도 제노푸스의 우수성이 전파되어, 더욱 많은 자원이 국내에서 활용되고, 이를 공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희망한다"라고 제언했다. 

덧붙여 그는 "제노푸스 자원 거점은행은 분자 표적에 대한 국제적인 지적재산권 확보와 바이오 산업화 부분을 선도할 수 있는 자원이다"라고 말하며 "외래종 수입허가와 같은 자원 공급을 저해하는 규제 등이 개선된다면 국내 연구자들의 어려움을 해소함과 동시에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 "모델동물에 대한 새로운 가치·응용방안 꾸준히 발굴되어야"

(왼쪽 위 끝부터 시계방향으로) 현병환 대전대 교수, 김정호 바이오비전 대표, 강경진 한국뇌연구원 책임연구원, 성제경 국가마우스표현형분석사업단 단장, 김형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 김재봉 한림대학교 교수, 박태주 울산과학기술원 교수. [사진=고현민 기자]
(왼쪽 위 끝부터 시계방향으로) 현병환 대전대 교수, 김정호 바이오비전 대표, 강경진 한국뇌연구원 책임연구원, 성제경 국가마우스표현형분석사업단 단장, 김형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 김재봉 한림대학교 교수, 박태주 울산과학기술원 교수. [사진=고현민 기자]
이후 이어진 간담회에서 박태주 교수는 "연구 자원 수입 절차가 간소화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 및 교육을 목적으로 한 수입은 통제·관리가 가능해야하므로 규제 또한 다소 완화되어야 한다"라는 것이다. 

김재봉 교수도 "3~4년 전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던 제노푸스가 환경에 유출되며, 환경에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증가했다"라며 "철저한 유통·수입 과정을 거치는 연구 목적의 수입과 애완 목적의 수입 통관절차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라고 동의했다. 또한 그는 "발생학 교육은 생물교육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모델동물 자원(제노푸스) 공급이 부족해 원활히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라며 "국가적으로 자원에 대한 교육 시스템이 정립되고, 모범을 보일 수 있도록 확립해나가는 단계가 점진적으로 필요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김정호 대표는 산업계의 시각에서 제노푸스 자원 수급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허가받은 센터에 소속된 기업이 아닌 경우, 대행업체를 통해 자원 수급을 진행해야 할 정도로 절차가 복잡하다"라고 말하며, "이 경우 자원이 하나의 참조 자료로 사용될 뿐인데도 높은 비용이 수반되는 단점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다수 기업이 제노푸스라는 모델동물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제노푸스 모델을 접할 수 있는 채널이 더욱 확대되길 희망한다"라고 제언했다. 

이에 진태은 실장은 "법률이 실무 현장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일부 규정과 실무가 불일치하는 사례가 있을 수 있다"라고 말하며 "해당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도록 간담회 이후 현황을 파악하고 그 개선을 위해 노력함과 동시에, 제노푸스에 대한 산학연 홍보 방안을 지속해서 고심하겠다"라고 답했다.

인력과 행정적 편의가 개선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형진 박사는 "인력과 예산이 변함없이 동일한 상황에서 소재 자원은행이 운영되는 것에 대한 발전의 한계와 지속성이 염려된다"라며 "자원의 품질관리 및 시스템 개선을 위해서 적절한 인력의 공급과 배치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성제경 단장은 "연구개발에 있어 연구역량만큼 중요한 것이 행정적 편의이다"라며 "미래 수요를 위해 국가가 선제적으로 모델동물 연구와 행정적 편의에 투자할 필요성이 있으며, 국내에서의 성숙도와 산업 수요를 자세히 분석하여 비용 투자에 대한 적정 범위도 단계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바이오 클러스터의 목적은 개인적으로 소재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은행장님들의 애로사항을 클러스터라는 형태로 중앙화시켜 본연의 임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취지이다"라며 "소재를 실제로 활용함에 있어 수요·공급자 간의 원활한 소통과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여건 및 분위기를 지속해서 고려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강경진 책임연구원은 제노푸스 자원의 새로운 응용방안을 제시했다. 제노푸스 난자를 활용해 유전자를 연구하는 연구자나, 기존에 존재하는 제노푸스 유전자로 인한 간섭을 줄이기를 원하는 연구자를 위해, 유전자가위를 이용하여 제노푸스의 특정 유전자 기능을 제거한 형질전환 제노푸스의 생산-제공을 제안하였다. 

이에 김재봉 교수는 "가치 있는 신규 제노푸스 모델동물을 개발하는 것 또한 거점은행이 나아갈 방향성이 맞다"라고 동의하며 "우선 제노푸스에서 유용하게 응용되는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약물(mopholino oligomer)의 사용을 제안하며, 제노푸스 자원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분류해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자들을 지원해 나갈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오늘 간담회를 통해 모델동물 클러스터가 바라볼 지향점과 개선점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라며 "이와 같은 자리가 지속 마련되어 모델동물의 새로운 가치 및 응용방안이 꾸준히 발굴되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간담회를 진행한 현병환 교수는 "활발히 지속되고 있는 바이오 연구와 오늘 같은 논의의 장이 국내 바이오 발전의 초석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과학 인프라가 산·학·연·정을 어우르는 건전한 생태계로 발전하고 꾸준히 선순환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면 좋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이번 간담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후원하고, KOBIC 생명자원실 주관, 대전대학교 바이오아이코어사업단(단장 현병환 대전대 교수)가 주최했다. 간담회에 앞서 진행된 '모델동물 클러스터–제노푸스자원 거점은행' 영상은 바이오아이코어사업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왼쪽부터) 현병환 대전대 교수, 진태은 KOBIC 실장, 성제경 국가마우스표현형분석사업단 단장, 김형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 김재봉 한림대학교 교수, 박태주 울산과학기술원 교수, 김정호 바이오비전 대표, 강경진 한국뇌연구원 책임연구원. [사진=고현민 기자]
(왼쪽부터) 현병환 대전대 교수, 진태은 KOBIC 실장, 성제경 국가마우스표현형분석사업단 단장, 김형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 김재봉 한림대학교 교수, 박태주 울산과학기술원 교수, 김정호 바이오비전 대표, 강경진 한국뇌연구원 책임연구원. [사진=고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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