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CH, '카이랄' 구조로 저주파 진동 잡아내
진동·소음 저감 및 기계·건축 분야에도 활용 전망

카이랄 구조를 사용한 저주파 진동 저감 메타물질 모식도. [사진=윤예본 기자]
카이랄 구조를 사용한 저주파 진동 저감 메타물질 모식도. [사진=POSTECH]
'위잉위잉' 울리는 저주파 진동. 큰 소리가 나지 않아 쉽게 느끼지 못할 수도 있지만, 한 번 인지할 시 스트레스가 크다. 특히 최근 층간소음과 같은 저주파 진동을 지속적으로 들으면서 정신적인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총장 김무환)은 노준석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교수, 박정훈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이안나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카이랄 구조'를 이용해 저주파 진동을 완전히 잡아내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거울상 대칭구조라고도 불리는 카이랄 구조는 왼손과 오른손처럼 거울로 보면 대칭구조를 이루고 있지만 겹치지 않는 독특한 특성을 가졌다.

구조물의 탄성파는 다양한 파동으로 나타난다. 이때 발생하는 진동을 억제하는 연구는 거의 추진되지 않았다.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특성을 지닌 '메타물질'로 진동을 줄이고자 한 기존 연구는, 한 종류의 진동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이러한 시스템은 초기에 의도하지 않았던 진동이 퍼질 때 오히려 그 진동을 증폭할 수 있다는 위험도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특정 주파수대에서 퍼지는 모든 종류의 진동을 막는 데 성공했다. 카이랄 구조를 이용해 낮은 주파수에서 완전 밴드 갭(Band Gap)을 구현, 어떠한 진동이든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메커니즘을 개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 성과를 두고 "진동·소음 저감 시스템 개발뿐만 아니라 기계·건축 분야에도 활용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노준석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나노미터(nm, 10억분의 1m) 크기에서 연구된 메타물질의 활용 범위를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크기로 확장에 성공한 셈"이라며 "향후 자동차나 항공기와 같은 기계 구조물, 건축물이나 토목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번 연구의 의의를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글로벌프론티어사업, RLRC지역선도연구센터사업, 해양수산부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기관고유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커뮤니케이션즈 피직스(Communications Physic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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