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과학자⑧]김일두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표지논문 61건·특허 230여건···49세에 성과 압도적
김박사넷 "인품 최고·탑5 연구실" 등 평가 우수
"나노섬유 기반 패혈증 필터 개발 최종 목표"

김일두 교수와 연구실 제자들이 함께한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21년 9월 김 교수 생신 축하·유니세프 행사, 22년 1월 박사 학위 축하·유니세프 행사, 22년 7월 국제 나노기술심포지엄·융합전시회, 22년 2월 학위수여식 당시. [사진=김일두 교수 제공]
김일두 교수와 연구실 제자들이 함께한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21년 9월 김 교수 생신 축하·유니세프 행사, 22년 1월 박사 학위 축하·유니세프 행사, 22년 7월 국제 나노기술심포지엄·융합전시회, 22년 2월 학위수여식 당시. [사진=김일두 교수 제공]
김일두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사진=이유진 기자]
김일두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사진=이유진 기자]
KAIST엔 유명교수들이 많다. 모두 각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명성 있는 교수들이다. 그중 '나노섬유'하면 이 교수를 빼놓을 수 없다. 코로나19가 활개 치던 때 '재사용 마스크'로 세간의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아이디케이랩(IDKLAB) 창업자인 김일두 KAIST 신소재공학과 석좌교수다.

표지논문 61개, 논문 353편, 특허 약 230건, 기술이전 12건. 올해 49세인 김 교수의 성과다. 숫자가 전부는 아니지만, 그가 얼마나 연구에 진심인지 단번에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이다. 나노과학 분야 권위 학술지인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 부편집장을 역임하며 투고논문의 심사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나노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그 실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연구 관련해선 최대한 열심히, 할 수 있는 데까진 다 해본 거 같은데 창업을 안 해봤더라고요. 그래서 3년 전에 아이디케이랩을 세웠습니다. 혁신을 만들어내는 대한민국 대표랩(Innovation Developing KLAB), 제 이름의 이니셜이기도 합니다. 나노섬유 소재 기술을 바탕으로 세상을 풍요롭게 하는 혁신 제품 개발. 저희 기업의 모토입니다."  

◆ "인품·강의 모두 A" 학생들이 본 김 교수?
 

김 교수의 연구실 양 벽면엔 제자들이 써준 편지들이 한가득이다. [사진=이유진 기자]
김 교수의 연구실 양 벽면엔 제자들이 써준 편지들이 한가득이다. [사진=이유진 기자]
김 교수는 제자들과 함께 10년째 유니세프에 매년 후원하고 있다. [사진=이유진 기자]
김 교수는 제자들과 함께 10년째 유니세프에 매년 후원하고 있다. [사진=이유진 기자]
김박사넷에 올라온 김 교수 연구실 평가. 대체적으로 긍적적인 평가가 대다수다. [사진=김박사넷 갈무리, 편집=심성훈 대덕넷 디자이너]
김박사넷에 올라온 김 교수 연구실 평가. 대체적으로 긍적적인 평가가 대다수다. [사진=김박사넷 갈무리, 편집=심성훈 대덕넷 디자이너]
인품 최고, 연구실 분위기 짱, 공동연구 적극 권장, 학생들이 열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분위기가 갖춰져 있음, 과 탑5 안에 드는 연구실.

대학원 연구실 정보 공유 커뮤니티인 '김박사넷'에 올라온 김 교수 랩의 평가다. 연구실 분위기, 인품, 강의 전달력, 실질 인건비, 논문 지도력 등 평가 항목 모두가 A에 자리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제자들 사랑이 각별하다. 매년 명절, 생일 등을 챙겨주는 제자들에게 "차라리 함께 기부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 자신의 돈을 매칭해 매년 유니세프에 후원하고 있다. 올해로 벌써 10년째다.

KAIST 박사 출신답게 모교에 대한 애정심도 드러냈다. 그는 스스로 KAIST에서의 10년을 돌아봤을 때 '국제화'에 기여를 많이 한 것 같다고 되뇌었다. 김 교수는 2015년 KAIST-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테크니온공대 나노 신소재 공동 심포지엄 개최를 시작으로 KAIST 신소재 국제심포지엄을 2016년부터 6년간 4회 개최했다. 온라인으로도 1만명 이상 참여하며 열띤 호응을 이끌어냈다.

또 ACS Nano 부편집장인만큼 작년 KAIST 개교 50주년을 기념해 교내 나노소재 분야 교수들을 초청, 이들의 리뷰논문 14개를 ACS Nano 스페셜 이슈에 게재했다. KAIST의 4계절 전경을 개교기념일에 맞춰 ACS Nano 홈페이지에 올리기도 했다.

김 교수는 "제자들을 처음 마주하면 꿈이 무엇이냐고 가장 먼저 물어본다"며 "교수든, 연구자든, 창업이든 뭐든 다 좋다. 자신들의 명확한 꿈을 이루려는 친구들을 응원하고 도와주고 싶다. 그게 학생을 가르치고 지도하는 교수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만능소재 '나노섬유' 그게 뭔데?
 

나노섬유 원리. 나노섬유가 촘촘히 쌓여 천이 된 것을 멤브레인이라고 한다. 이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를 물리적으로 거를 수 있는 필터가 될 수 있다. [사진=김일두 교수 제공]
나노섬유 원리. 나노섬유가 촘촘히 쌓여 천이 된 것을 멤브레인이라고 한다. 이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를 물리적으로 거를 수 있는 필터가 될 수 있다. [사진=김일두 교수 제공]
김 교수가 그간 게재한 표지논문들과 상들. [사진=이유진 기자]
김 교수가 그간 게재한 표지논문들과 상들. [사진=이유진 기자]
김 교수의 주력은 나노섬유다. 나노섬유란 거미줄을 생각하면 쉽다. 보통 거미줄 직경이 2~5마이크로 정도인데, 나노섬유는 0.2~0.5마이크로다. 10분의 1크기로, 맨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 가느다란 실 수천개를 빽빽하게 쌓으면 천이 된다. 이를 멤브레인이라고 한다. 예컨대 우리가 흔히 쓰는 휴대폰 방수기능, 등산복 땀 배출, 상처치료용 창상피복재 밴드 등이 이러한 나노섬유에 기반한다.

나노섬유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멤브레인의 경우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를 물리적으로 거를 수 있는 필터가 될 수 있다. 김 교수가 개발한 재사용 마스크 필터가 여기에 기반했다. 

또 유해가스·온도에 감응하는 색염료를 입히면 가스와 반응하거나 체온이 일정 이상 올라갈 시 색이 바뀌기도 한다. 체온 측정 색센서는 헬스케어 진단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유해가스 검출 나노섬유 색센서는 공장 가스 누출로 문제가 생겼을 때 전체를 셧다운 하지 않고도 이상이 생긴 부분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환경안전 진단 스마트팩토리에 접목 가능하다.

이러한 기술개발이 가능했던 데엔 김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원천기술인 '정렬 나노섬유'가 있었다. 일반적 전기방사 섬유는 기공이 불규칙적이고, 나노섬유가 촘촘하지 않은 반면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섬유가 한쪽 방향으로 정렬되어, 고밀도 적층, 조밀 기공, 접촉 면적 확대 구현이 가능하다.

김 교수는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교원창업 기업인 아이디케이랩을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퇴임까지 남은 17년 안에 패혈증 필터를 나노섬유로 개발하고 싶다"고 밝혔다. 패혈증은 피가 오염되는 현상으로, 방치 시 한 시간에 사망률이 9%씩 오른다. 다만 그에 따르면 현재 국산 패혈증 필터가 없다. 피 속의 독소인 엔도톡신을 걸러낼 수 있는 나노섬유를 개발, 사회적으로 기여하는 게 그의 최종 목표다.

'인내하면 이뤄진다.' 김 교수가 가장 좋아한다는 말이다. 그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간 이루어질 것이라 믿는다"며 "나노섬유 소재 기술을 바탕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 김일두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서울 출생으로 부천고등학교를 나왔다. 한양대학교 무기재료공학과 졸업후 KAIST 석박사 과정에 진학 "삶의 지혜를 나누고 진정성 있는 교육을 제공하고 싶다"는 마음에 교수를 꿈꿨다.

3년 반 만에 재료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박사후연구원으로 2년간 있었다. 당시 우연히 MIT 지도교수와 함께 참여한 국제학회에서 나노섬유를 접하게 됐다. 그 뒤 KIST에서 나노섬유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5년 반 정도를 재직, 2011년 2월부터 KAIST 교수로 부임했다.

그가 2019년 설립한 아이디케이랩은 나노섬유 소재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최근 포스코기술투자와 한양이엔지로부터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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