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하등 동물 세포 리프로그래밍 과정 중 공통 관여하는'Dsp' 단백질 발견
기존 유도만능 줄기세포 단점 극복, 난치성 질환 치료 원천기술 개발 전망

생명연·POSTECH 공동 연구팀이 세포 리프로그래밍과 조직 재생에 공통 관여하는 Dsp 단백질을 발견해, 기존 재생의학의 부족한 점들을 보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사진=생명연]
생명연·POSTECH 공동 연구팀이 세포 리프로그래밍과 조직 재생에 공통 관여하는 Dsp 단백질을 발견해, 기존 재생의학의 부족한 점들을 보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사진=생명연]
도마뱀이나 불가사리 등의 동물은 신체 일부가 잘려나가도 다시 재생된다. 다만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는 조직 재생 능력의 부재로 내·외상에 치명적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 연구진이 조직 재생의 원리를 규명하고, 포유류에게도 이런 능력이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최초로 제시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은 김장환·이정수 박사 공동연구팀이 김종경 POSTECH 교수팀과 함께 세포의 리프로그래밍에 작용하는 데스모플라킨(Dsp) 단백질이 하등 동물의 조직 재생에도 관여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28일 밝혔다. 리프로그래밍이란 분화가 끝나 이미 특정 조직이 된 세포의 운명을 바꾸는 것이다.

하등 동물의 뛰어난 재생능력이 포유류에서 나타나지 않는 것은 재생의학의 가장 큰 의문이었다. 양서류와 물고기와 같은 하등 동물은 신체 일부가 절단되더라도 해당 조직을 그대로 재생할 수 있는 조직 재생능력을 갖고 있지만, 인간을 포함한 고등 동물은 이런 능력이 없다.

다양한 연구를 통해 동물의 조직 재생에 관여하는 인자들이 연구 되고 있지만, 포유류에서는 조직 재생에 관여하는 '아체 세포(blastema cell)'가 발견되지 않고 있어 재생의학은 치료 세포를 이식하는 방향으로 발전됐다. 아체는 동물의 재생 초기에 생기는 돌기로, 양서류의 꼬리가 없어진 뒤에 새로 생기는 원뿔 모양의 돌기와 같은 것을 칭한다.

인간의 몸은 태어나서 20대까지 성장하고 그 이후부터는 손상돼간다. 재생의학은 이 손상의 속도를 늦추거나 손상된 신체나 기능을 재생, 회복, 대체하는 것으로 ▲알츠하이머 ▲척추손상 ▲당뇨 등 적절한 치료법이 없는 난치성 질환의 근본적 치료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재생의학의 핵심은 환자맞춤형 치료 세포를 만드는 '리프로그래밍' 기술이다. 대표적인 방법이 환자의 체세포로부터 만들어진 유도만능 줄기세포를 필요한 세포로 분화시키는 기술이다. 다만 이 기술은 기형종을 만들어내는 등의 위험이 있다.

이런 단점을 극복한 것이 직접교차분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이미 분화를 끝낸 세포에 유전자나 화합물과 같은 만능성 인자를 첨가해, 목적으로 하는 세포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이는 유도만능 줄기세포 단계를 거치지 않아 기형종 발생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연구팀은 직접교차분화 기술의 원리를 분석한 결과, 세포의 리프로그래밍에 관련된 단백질이 하등 동물의 아체 세포 생성에도 공통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리프로그래밍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중간단계세포'를 거치는데, 이때 발현되는 Dsp 단백질이 아체 세포의 형성에도 관여해 조직 재생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직접교차분화 과정에서 Dsp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하자 중간단계세포의 형성이 현저히 감소했다. 또 제브라피시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도 단백질 발현을 억제하자 지느러미 재생이 원할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아체 세포의 형성 또한 저해됨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를 통해 새로운 재생의학적 기술 개발에 이바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김장환 생명연 박사는 "도마뱀의 뛰어난 재생능력이 포유류에서 나타나지 않는 이유가 오랫동안 궁금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공통된 기전이 포유류에 있을 수 있음을 최초로 제시했다"라며, "유도만능 줄기세포 기술의 안전성과 생산성 우려를 극복하고 나아가 새로운 재생의학적 원천기술 개발의 가능성을 탐색할 것"이라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생명연 주요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삼성전자미래기술육성센터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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