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센트블록, 3호 공모 건물로 대전 '창업스페이스' 선정
거대 스타트업 파크 들어설 어은동···'윙윙'과 지역발전 선도
허세영 대표 "KAIST·연구단지 등 시너지 낼 것, 많은 관심 부탁"

루센트블록이 3호 공모 건물로 유성구 궁동·어은동 일대 창업공간 '대전 창업스페이스'를 택했다. [사진=루센트블록 제공]
루센트블록이 3호 공모 건물로 유성구 궁동·어은동 일대 창업공간 '대전 창업스페이스'를 택했다. [사진=루센트블록 제공]
젊은이들이 모여 하나 둘 벤처를 설립하면 그곳은 지역혁신, 나아가 국가발전의 요람이 된다. 우리가 흔히 첨단산업의 요충지라 알고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도 그렇다. 세계적인 연구소·기업·병원 등 인프라가 갖춰진 곳에 신생기업들이 터를 잡으며 미국 성장의 핵심동력이 됐다. 북미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동네로 급부상한 원인이기도 하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과거 신발 공장의 쇠퇴로 썰렁했던 성수동은 오피스 구축을 시작으로 청년들이 몰렸다. 벤처기업들도 잇따라 입주했다. 그 결과 '힙스터(유행을 좇는 사람) 동네' 'MZ세대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며 2020년 기준 서울에서 가장 가파른 땅값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대전시민이라면 주목해도 좋다. 단 돈 5000원으로 '건물주로서' 우리 동네를 창업 명소로 탈바꿈할 기회다. 실리콘밸리, 성수동을 '내 손으로' 만들 수 있다. 주목받고 있는 핀테크 스타트업 루센트블록이 운영하는 부동산 조각투자 서비스 '소유'가 3호 공모 건물로 고향인 대전을 택했다. 유성구 궁동·어은동 일대 창업공간 '대전 창업스페이스'다.

◆ 거대 '창업생태계' 들어온다
 

대전 유성구 궁동·어은동 일대에 들어설 스타트업 파크 앵커 건물 건축설계 조감도. [사진=대전시] 
대전 유성구 궁동·어은동 일대에 들어설 스타트업 파크 앵커 건물 건축설계 조감도. [사진=대전시] 
젊은이들이 한 곳에 모여 벤처를 설립하면 그곳은 피가 돌고 활력이 생긴다. 이들이 자리 잡는 데 있어 가장 먼저 필요한 건 '공간'이다. 소유가 청년 창업가들을 위한 공간 '창업스페이스'를 타깃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단지 고향이란 이유로 대전을 택했을까. 아니다. 소유는 대전의 가능성을 봤다. 실제로 대전은 ①KAIST, 충남대 등 9개 대학과 ②중부권 9개 대학병원 ③14개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이 모여있다. 한국조폐공사, 한전원자력연료 등 공공기관 본사와 롯데·삼성중공업·한화·KT·LG·SK 등 대기업 연구소도 집적돼 있다. 전문가들이 대전을 한국의 실리콘밸리라 부르는 이유다.

특히 이번 공모 건물인 창업스페이스가 위치한 궁동·어은동 일대는 KAIST, 충남대, 대덕연구단지에 둘러 쌓인 형태다. 게다가 이곳은 2024년 완공될 약 1만1600㎡(3500평) 규모의 '스타트업 파크' 중심지다. 충남대 내 위치한 대전 팁스타운과 대전시의 D-브릿지, 신한금융의 S-브릿지로 구성된 '창업 생태계'다.
 

현재 운영 중인 대전시의 D-브릿지. D1, D2, D3 총 3개 건물에 20여개의 창업기업이 들어서있다. [사진=대덕넷DB]
현재 운영 중인 대전시의 D-브릿지. D1, D2, D3 총 3개 건물에 20여개의 창업기업이 들어서있다. [사진=대덕넷DB]
신한금융그룹의 S-브릿지. 연면적 1752.7㎡(530평) 규모의 창업공간 3개 건물로, 올 연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사진=대덕넷DB] 
신한금융그룹의 S-브릿지. 연면적 1752.7㎡(530평) 규모의 창업공간 3개 건물로, 올 연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사진=대덕넷DB] 
대전 팁스타운은 스타트업과 일부 운영사들이 사용하는 창업공간이다. 서울에 이은 비수도권 최초의 팁스타운이다. 현재 이곳은 지상 5층, 지하 1층 총 3873㎡(약 1200평) 규모에 20여개 스타트업들이 입주해 있다.    

D-브릿지는 정책·예산 지원의 대전시가 밀고 인프라 조성·펀드 출자 역할의 신한금융이 끄는 형태다.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등 다양한 지역 유관기업도 가세하고 있다. 현재 D-Bridge 3개 건물엔 로우파트너스, 대덕벤처파트너스, 벤처캐피털타운 등 3개 민간운영사를 포함해 20여개 창업기업이 들어서있다. 창업타운 전체를 컨트롤하게 될 D-브릿지 앵커 건물도 구축될 예정이다.

신한금융그룹 S-브릿지도 올 연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S-브릿지는 연면적 1752.7㎡(530평) 규모의 창업공간 3개 건물을 가리킨다. 실리콘밸리의 연수·보육 프로그램 도입을 내세우며 기존 D-브릿지와 차별성을 내세웠다. 그 밖에 지난 6월 개소한 스타트업 지원시설 KT Bridge Lab(150평, 9개사 입주)도 자리하고 있다.

◆ 지역발전에 의기투합···'루센트블록·윙윙'
 

(왼쪽부터)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 이태호 윙윙 대표. 이들은 소유 서비스 개시 전부터 공간 운영·건물 유동화 등 지역 발전에 대한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사진=대덕넷DB·이유진 기자]
(왼쪽부터)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 이태호 윙윙 대표. 이들은 소유 서비스 개시 전부터 공간 운영·건물 유동화 등 지역 발전에 대한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사진=대덕넷DB·이유진 기자]
소유 3호 대전 창업스페이스의 공간운영사는 대전의 인큐베이터 스타트업 '윙윙'이다. 윙윙은 대전에서 10여년 가까이 청년 창업, 지역 경제, 문화 활성화에 힘써온 기업이다. 대전 지역 청년 창업가에게 공유 오피스, 주거·창업 컨설팅을 제공해온 공로로 2020년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소유는 서비스 개시 전부터 윙윙과 공간 운영·건물 유동화 등 지역 발전에 대한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윙윙은 현재 어은동 일대에 9개 동, 21개 공간을 두고 스타트업 거리 'B.Street(비스트리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비스트리트는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될 수 있다(Be)'는 의미로, 로컬 창업자들과 15분 생활권의 로컬 스타트업 거리를 뜻한다.

윙윙은 비스트리트로 하여금 수도권 창업인프라로 떠나는 청년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발판, 즉 공간을 만들어주겠단 의도다. 향후 윙윙은 동네 50개 노후건물을 창업공간으로 재창조하고, 200개 스타트업과 1500명 청년들이 정착하는 비스트리트를 만들겠단 목표다.  

윙윙은 어은동 도시재생 사업 위탁센터로 지정, 주민들과 마을축제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2018년부터 진행한 '안녕' 축제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먹거리·소품 판매, 원데이 클래스, 경매, 중고마켓, 마을테마투어, 버스킹 등을 제공한다. 어은동을 대표하는 로컬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이태호 윙윙 대표는 "지난 10여년 간 우여곡절 끝에 창업이든 지역재생이든 모두 공간을 기반으로 바꿔야겠다는 확신을 지니게 됐다"며 "단순히 오피스 제공의 지역 창업문화가 아닌, 가치나 정주여건 자체를 만드는 거리 단위로 기획하고 있다. 이 동네에서 창업하고 이들과 있고 싶다는 정주 의지를 끌어올리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윙윙은 소유 3호 공모 건물인 대전 창업스페이스와 5년 장기계약을 맺었다. 계약기간 동안 건물을 운영하며 소유주들에게 5%의 고정 임대 수익을 지급하게 된다.

이 대표는 "5% 수익률이 작다고 느끼실 수도 있지만, 공실에 대한 부담감을 덜고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받아갈 수 있다"며 "무엇보다 내가 투자한 돈들이 '내 동네'를 바꾸는데 실질적으로 기여한다는 걸 바로바로 느낄 수 있다. 새로운 투자 문화다. 나의 투자가 우리의 일상과 동네 풍경을 바꾼다는 가치에 함께 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 내 동네, 내 손으로 바꾸자···공모 방법은?
 

대전 창업스페이스는 4층으로 구성된 100평짜리 건물이다. 1층은 윙윙이 운영하는 커피숍 '세러데이커피'가, 2·3층엔 청년 창업가들을 위한 공유 오피스가 들어서있다. [사진=루센트블록 제공]
대전 창업스페이스는 4층으로 구성된 100평짜리 건물이다. 1층은 윙윙이 운영하는 커피숍 '세러데이커피'가, 2·3층엔 청년 창업가들을 위한 공유 오피스가 들어서있다. [사진=루센트블록 제공]
주변 대학교로 인한 높은 인구 밀집, 넓은 상권에 더해질 창업 시너지가 바로 소유가 이곳을 주목한 이유다. 루센트블록에 따르면 대전 창업스페이스는 최근 5년간 연평균 10%의 지가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지속적인 공시지가 상승은 건물 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대전 창업스페이스는 4층으로 구성된 100평짜리 건물이다. 1층은 윙윙이 운영하는 커피숍 '세러데이커피'가 들어서있다. 2층과 3층은 청년 창업가들을 위한 공유 오피스다.

공모는 주식과도 같다. 회사 소유권을 나눠 가지 듯, 수익증권을 통해 건물의 지분을 분배하는 방식이다. 해당 공모는 어플 '소유'를 통해 최소 5000원부터 원하는 금액으로 참여 가능하다. 공모가 완료될 시 투자자는 배정·입고를 통해 수익증권을 취득한다. 이후 자유롭게 소유 내에서 건물을 사고 팔 수 있고, 매달 건물에서 나오는 임대수익을 받는다. 건물이 매각될 시엔 매각된 금액이 지분만큼 분배된다.

이번 대전 창업스페이스의 전체 공모 금액은 9억1000만원이다. 오는 8일 오전 9시 청약 시작으로 일주일 뒤인 15일 오후 10시 마감된다. 공모 청약이 선착순으로 진행되는 만큼 조기 마감될 수 있다. 이후 순차적으로 건물 입고, 거래가 시작된다. 앞서 루센트블록은 올 4월 서비스를 게시한 이래 안국 다운타우너, 이태원 새비지가든 등 2차례 공모를 성공적으로 마감했다.

소유 운영사인 루센트블록 허세영 대표는 "3호 공모 건물 대전 창업스페이스가 위치한 대전 어은동은 대전시의 창업 활성화 정책과 맞물려 성장 가능성이 큰 지역"이라며 "KAIST,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대덕연구단지 등 대전이 보유한 기술적·인적 인프라가 접목되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어은동과 대전의 창업 인프라가 가지고 있는 성장성에 공감하시는 시민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위부터) 대전 창업스페이스 1층 커피숍 세러데이커피와 창업가들을 위한 공유 오피스 2·3층 내부. [사진=루센트블록·이유진 기자] 
(위부터) 대전 창업스페이스 1층 커피숍 세러데이커피와 창업가들을 위한 공유 오피스 2·3층 내부. [사진=루센트블록·이유진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