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초등 과학반 담당 이 혜영 교사...연구단지의 좋은 여건 풀뿌리 교육에 도움줬으면

"중국집 아이가 있었죠. 부모님이 워낙 바쁘니까 혼자있게되고 공부는 제쳐놓았죠. 그런 어느날 부모님이 한 번은 라디오조립하는 키트를 사줬데요. 아이가 재미있어 하길래 몇 차례 라디오조립 키트를 사줬는데 이게 단초가 돼 포항공대에 진학하더군요." 삼성종합화학연구원의 이전으로 난감해하는 문지초등학교 과학반 담당 이혜영 교사는 중국집 아이 포항공대 간 사연을 들려 주며 우리네 과학교육현실을 설명했다. 다음은 이 교사가 말하는 과학교육의 현실입니다 삼성종합화학연구원은 민간연구소인 걸로 알고 있거든요. 그런데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다른 출연연구소들도 이런 지원을 하나요? 저희 학교 학생 부모님들 중에 출연연구소 직원분들도 꽤 있는데 초등학교 과학실험 지원을 한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없네요. 대덕연구단지를 지척에 두고 있는 초등학교 과학실 한 번 보실래요? 20여년전하고 달라진 점이 몇 개나 보이나요? 물론 저희 교사들도 더욱 노력해야겠지만 이왕이면 연구단지의 좋은 여건이 풀뿌리 교육에 활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네 초등학교 과학교육 현실에 대해 알아 볼까요. 현재 저희 초등학교에서는 특별활동이란 제도를 두고 아이들로 하여금 흥미를 느끼는 분야에 대해 매주 1시간씩을 할애할 수 있도록 하고 있죠. 어떤 학교는 학부모님들의 도움을 받아 실질적인 운영을 하는 곳도 있도 있지만 사실 특별활동도 형식적인 시간 때우기일 때가 많아요. 저희 학교에서 그래도 과학반만은 삼성의 도움으로 질높은 특별활동을 할 수 있었는데 아쉽네요. 잘은 몰라도 삼성종합화학연구원이 지난 3년간 지원을 해 준 덕에 장래 꿈을 과학자로 정한 학생도 여럿 있을 겁니다. 중국집 아이처럼 과학에 재능과 흥미를 갖고 있는 아이를 발굴해 키워야 하는데 지금의 초등학교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죠. 초등학교 교사는 산수, 과학, 국어, 미술, 음악, 체육 등 전 과목을 가르쳐야 하고 또 매년 맡는 학년도 틀려지기 때문에 어느 한 분야에 전문적이기 어려워요. 따라서 아이들 개개인의 소질을 바로 알고 개발해 주는 일에 한계를 느끼는 것이 사실이예요. 이런 면에서 삼성종합연구원은 적절한 프로그램까지 제시하며 아이들의 소질을 개발해줬죠. 1학교 1과학자 연계로 가끔 다른 곳의 연구원들이 와서 아이들에게 강의를 하는데 아이들이 굉장히 싫어하더군요. 눈높이가 안 맞았으니까요. 하지만 삼성측은 언제나 아이들이 흥미를 느끼고 재미있어 할만한 실험을 준비해 왔었어요. 올해부터는 삼성이 어쩔 수 없이 지원을 할 수 없다고 하지만 그동안 해 준 것만도 너무 고마운 일 아닌가요. 삼성은 아마 그 지원을 옮기게 될 곳의 초등학교에도 시행할 거예요. 어쨌든 저희로써는 이제 다른 곳의 지원을 기다릴 수 밖에요. 과학동네만들기 바로 가기
<대덕넷 김영중기자>happynews@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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