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건은 '사기꾼'여부...확인된 사실에 기초한 판단 중요

다림비젼과 대표인 김영대 사장에 대해 항간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과연 진상은 무엇일까,분식회계 및 외화도피 등의 주장이 과연 사실일까 등등. 특히 현직 장관의 실제(實弟)라는 점도 사태 확산에 일조하고 있다. 대덕밸리의 다른 기업들도 직,간접적 영향을 받고 있다. 대덕밸리의 클린 이미지가 얼룩졌고 일부 기업은 주가 등에도 직접 영향을 받았다고 말한다. 대덕넷은 그동안은 사실만 전달하며 단순 사건으로 처리해왔다. 그러나 사건이 확대되며 그 파급이 주변으로 확산되고 애독자들의 심층보도 요구도 있어 이를 '대덕이슈'로 취급코자 한다. 애독자들의 많은 관심과 의견 참가를 바란다. <편집자 주>

다림비젼 사건과 관련해 옆에서 지켜보는데 있어 지켜야할 한 가지 관점은 다림비젼이란 회사가 얼마나 기술력을 갖고 있는가와 대표인 김영대 사장이 사기꾼인가 아닌가이다. 이해당사자가 많고 오랜 기간동안 진행된 일인만큼 전개양상은 매우 복잡하다. 이러한 때 필요한 것은 단순화시키는 것이다.

사업이란 매우 어려운 것이다.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사람들의 에너지와 각종 자원을 조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하나의 창조작업이다. 때문에 예측한다고는 하지만 결과를 맞추기는 쉽지 않다. 예상보다 좋을수도, 나쁠수도 있다. 참여자들이 다 만족하는 결과가 나오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을때 현재와 같은 분란이 일어난다.

사업이 어려운 만큼 사실을 판단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결과도 결과이지만 '과정'이다. 과연 기업인이 자기 주머니를 채우기 위해 투자자를 현혹시켰는지, 아니면 잘하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결과가 안좋았는지를 보아야한다. 성공은 선이고 실패는 악이 아니다. 실패를 기반으로 더 큰 성공을 거둘수가 있기 때문이다.

다림비젼의 김영대 사장에 대해 주변 사람들의 평가는 다양하다. 그런 가운데 매출 예상 등 공언한 것을 지키지는 못했으나 "최소한 사기꾼은 아니다"라는게 중론이다.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다소의 잘잘못도 있고, 관리 등 미흡한 점은 있지만 자기 잇속만을 노린 사기꾼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문제를 제기한 소액투자자들도 관심거리이다. 코스닥 진입과 이를 통한 투자자금 환수 등이 현 상태로는 요원해짐에 따라 고소장을 제출했는데 이처럼 나쁜 이미지가 심어지며 회사 신뢰가 땅에 떨어질 경우 얻을 이득이 무엇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피델리티 증권의 한 관계자는 일전에 한국 벤처기업들의 한계를 주장하며 '참고 기다려주며, 전문적인 도움을 줄수 있는 앤젤 투자자의 부재'를 지적한 바가 있다. 이번 소액투자자들은 투자자로서의 권리 못잖게 '의무'에도 충실했기를 바란다.

일부 언론인들도 사태 확산에 일조했다. 확인된 사실을 쓰기 보다는 고소인들의 주장을 사실처럼 인용했고, 여기에 장관 동생이 가졌을 법한 가상의 이익을 덧붙여 의혹을 눈덩이처럼 키웠다. 기사를 쓰면서 그 기사가 갖고 있는 영향력 때문에 두루 살펴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은 기사쓰기의 기초에 해당한다. 이 기사로 인해 파급될 영향이 무엇일까를 고려해 전체적인 균형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무도 보되 숲도 보아야하는게 언론인들의 어려움이자 역할이다. 

기업도 사람과 같이 성장한다. 갓 창업한 기업이 어린아이라면 다림과 같은 기업은 이제 중/고등학생에 해당된다. 대기업은 성인으로 볼수 있다. 중고등학생은 이제 사람으로서의 '꼴'을 갖춰가는 단계이다. 사람도 그렇지만 자라는 과정에서 금지된 담배도 피우고 술도 마시는 등 '탈선'을 경험하기도 한다. 성인의 일탈행위는 범죄로 처벌한다. 하지만 중고등학생의 일시적 탈선은 관용하는게 상식이다. 물론 아무리 청소년이라도 강도, 살인과 같은 중범죄를 지으면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일반인들이 기업을 보는 눈은 매우 엄격하다. 일체의 탈선에 대해서 규모에 관계없이 엄벌주의이다. 하지만 사업이란 험한 바다를 항해하면서 초창기 기업이 게임의 룰을 모두다 지키기는 쉽지 않다. 특히 안지키려하는 것이 아니라 몰라서 범하는 경우도 적잖다. 대기업의 위법과 벤처기업의 위법은 다소 다른 잣대를 사용해야할 듯 하나 최근에는 오히려 주변 여건이 불리한 벤처기업에 더욱 엄한 잣대를 적용하는 듯하다.

벤처기업들은 갖가지 여건이 취약하다. 연구만 하던 사람들이 창업한 5, 6년전은 특히 각종 장부관리가 부실하다. 창업자가 해당 지식이 없거니와 전문지원 시스템도 빈약한 상태에서 제대로된 회계 관리를 갖추지 못해온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치 않고 '규정'만을 적용하면 탈나지 않을 벤처 기업인은 거의 없을 것이다.

악을 보호하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잘못한 일부분을 전체인양 몰아가면 자칫 모든 것을 잃을수 있다. 빈대 잡으려다 그나마 가지고 있던 초가삼간마저 태운다는 이야기는 매우 적절한 비유라고 본다. 다림비젼 사건은 일부에서 보듯 '패스21'에 버금가는 권력형 비리일 확률은 정황으로 보아 매우 낮다. 실패를 용인하고, 10년간 쌓아온 기업의 가치를 살린다는 측면에서 관계자들이나 주위에서 보는 사람들이 한번 더 냉정하게 사태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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