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 구기종목 '테니스골프' 주목
김남균 전북대 바이오메디컬공학부 교수 아이디어로 개발
중앙과학관에 소형 테니스골프장 마련

대한민국은 물론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월드컵 축구. 우리나라 선수들이 세계를 제패했던 WBC 야구. 운동경기는 국경이나 인종의 벽을 단숨에 허물정도로 전파력이 강하다. 그중 축구, 야구, 테니스, 골프 등 구기종목은 공의 크기는 다르지만 각각의 매력으로 지구촌을 하나로 만들며 웃고 울린다.

그럼 이런 구기종목들 중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것도 있을까. 정답은 '없음'. 축구를 가장 먼저 시작한 나라는 영국, 야구는 영국과 미국, 테니스는 유럽. 주로 선진국에서 시작된 종목들이 대부분이다. 그런 가운데 최근 우리나라 최초의 구기종목이 개발돼 화제다. 전북대학교 헬스퀘어사업단에서 개발한 '테니스골프'다. 이름만 들어서는 어떻게 할지 짐작이 안간다.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이를 체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시민들에게 공개해 찾아가 봤다.

◆'테니스와 골프의 결합?'…아이디어 하나로 탄생한 '테니스골프'

▲(왼쪽부터) 아이디어를 낸 김남균 전북대 교수와 연구과제를 넘겨받아 개발을
완료한 김동욱 전북대 교수.
ⓒ2010 HelloDD.com
테니스골프는 10여 년전 김남균 전북대학교 바이오메디컬공학부 교수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학부에서 노인들을 위한 실버프로젝트를 기획 중이었습니다. 그 당시 부모님과 함께 운동할 기회가 있어 골프를 쳤는데 아버지가 '골프와 같은 느낌으로 작은 공간에서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제안하셨죠. 곰곰히 생각하다가 문득 떠오른 것이 테니스골프입니다." 김남균 교수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직접 연구를 시작했다.

그러나 아이디어만 가지고는 개발하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그는 클럽을 가볍고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서 많은 테스트를 거쳤다. 샤프트 부분을 만들기 위해 처음에는 직접 나무를 깎아서 만들었다. 또, 대나무도 종류별로 사용해 만들어보며 직접 테스트 했다. "웃기지 않나요? 채를 만들기 위해 나무를 깎고 대나무를 이용해 테스트를 하고…. 지금 생각해보면 웃음이 나네요." 그는 연구 초반의 모습을 회상하며 웃었다.

김 교수는 연구를 지속하면서 개발비가 없어서 고전했다. 한국과학재단 연구위원으로 있으면서 '전북대학교 헬스케이사업단'을 계획하고 과학기술부에 신청해 승인을 얻었다. 연간 30억원을 투자받는 헬스케어사업단에 자신이 개발하고 있는 테니스골프 과제를 신청, 2004년부터 10년간 연간 2억원의 개발비를 받게 되면서 연구에 불이 붙었다. 김 교수는 "과학기술부가 교육인적자원부와 통합되면서 예산의 변동이 조금 있었지만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2006년도에 순천향대학교에서 전북대로 온 김동욱 교수에게 테니스골프 연구과제를 넘겼다. 김동욱 교수는 테니스골프의 클럽과 공에 관점을 두고 본격적인 연구과제에 착수했다. 김 교수는 "아연과 알루미늄을 이용해 클럽을 만들고 테스트를 위해 일본에서 '골프 머신'까지 들여왔다"며 "지난 2008년도에 연구개발을 마쳤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구기종목 '테니스골프'

테니스골프는 전북대학교 헬스퀘어사업단(단장 김학용)에서 개발됐다. 테니스골프는 말 그대로 테니스와 골프를 섞어놓은 것으로 골프의 클럽을 새롭게 개량해 만들었다. 김남균 교수는 김동욱 교수에게 연구과제를 넘기고 수시로 사업단을 찾아 새로운 아이디어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테니스골프는 이름에 맞게 '클럽'에 비밀이 있다. 일반적인 클럽과 크기는 같지만 무게와 모양은 다르다. 클럽의 머리부분을 테니스 라켓 모양으로 만들어 기존의 클럽보다 무게가 대폭 감소했다.

▲실제 골프에서 사용하는 퍼터부터 아이언까지 4종류이다. ⓒ2010 HelloDD.com
골프에서 사용하는 드라이버 헤드의 무게는 평균 280~310g이지만 테니스골프의 드라이버 헤드 무게는 116.5g으로 절반도 되지 않는다. 또, 클럽 중 가장 많은 무게를 갖는 퍼터의 평균 무게는 510~540g이지만 테니스골프의 퍼터 무게는 1/5이 채 안되는 99.5g이다. 또, 아이언과 웨지는 알루미늄과 아연 등 2가지로 재료를 사용해 만들었다. 알루미늄으로 만든 아이언은 87g으로 1/4로 무게가 줄어들었고 아연으로 만든 아이언은 193.5g으로 1/2 수준이다.

경기에 사용되는 공도 테니스골프에 맞게 테니스 공을 축소시켰다. 기존의 골프공보다 직경은 0.2cm 커졌지만 무게는 15g정도 줄었다. 테니스골프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전'이다. 골프의 드라이버가 평균 300m의 타격거리에 골프공을 사용하다보니 자칫 큰 부상의 염려가 있다. 그러나 테니스골프의 드라이버는 가벼운 클럽만큼 타격거리 60m에 테니스 공을 사용하기 때문에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

골프는 필드에 나가기까지 3~4개월의 기간이 소요된다. 또, 무거운 클럽으로 스윙을 하다보면 근·골계의 부상이 염려된다. 게다가 대부분의 골프용품은 고가이기때문에 일반인이 골프를 치기란 쉽지 않다. 테니스는 격렬한 운동이다보니 '테니스 엘보'와 같은 근육부상의 위험이 있고 경기를 할때는 비슷한 수준의 경기능력이 필요하다.

테니스골프는 이 같은 골프와 테니스의 문제점을 모두 해결했다. 안전한 클럽과 공 때문에 부상의 염려가 적고 클럽이 가볍기 때문에 노인이나 어린이까지 모두 테니스 골프를 즐길 수 있다. 또, 비거리가 짧기 때문에 18홀의 골프장의 절반만 있으면 경기가 가능하다.

대한 테니스 골프 협회장으로 있는 김남균 교수는 연구개발을 마친 지난 2008년 2월 오룡 골프클럽에서 '테니스골프 시범대회'도 개최했다. 현재 국립중앙과학관 상설전시관 앞에는 소형 테니스골프장이 들어서 있다. 김영식 교과부 과학기술정책실장이 중앙과학관장으로 재임 시절 '최초의 구기종목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헬스케어사업단에 요청했다. 김남균 교수는 "테니스골프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만든 구기종목"이라며 "앞으로 기계를 더 보완하고 사업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국립중앙과학관 상설전시관 입구에 마련된 테니스골프 체험장. ⓒ2010 HelloDD.com

▲클럽이 가볍고 안전성을 고려한 공때문에 어린아이도
쉽게 골프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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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여자아이가 쳐도 문제없는 '테니스 골프'. ⓒ2010 HelloDD.com

▲스윙 테스트를 위해 일본에서 들여온 '스윙머신'. ⓒ2010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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