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베른트 포이에르바허 IAF 회장

"국제협력은 인류가 달보다 더 먼 우주로 나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접근전략이다. 새로운 우주협력시대에 한국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아프리카 국가로는 처음으로 남아공화국에서 국제우주대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베른트 포이에르바허(Berndt Feuerbacher) 국제우주연맹(IAF) 회장은 "우주탐사의 궁극적 목표인 화성 유인탐사를 현실화하기 위해 국경을 넘어선 국제협력이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다음은 포이에르바허 회장과의 일문일답.

Q. 이번 국제우주대회의 주요 이슈는.

A. 대회 역사상 최초로 아프리카에서 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 세계적으로 3개국이 유인우주선 발사능력을 갖고 있고 9개국은 우주발사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52개국이 발사체에 얹는 탑재체를 개발해 쓰고 있고 120개국은 위성자료를 활용하고 있다. 우주가 더이상 선진국만의 영역이 아닌 것이다. 이제 우주에 대한 지식 활용이 선진국과 북반구 중심에서 개도국과 남반구로 확산돼야 한다. 그 점에서 이번 행사의 의미가 크다. 특히 아프리카 국가들이 우주 활용비전을 갖는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Q. 국제협력의 중요성이 부각되는데 그 배경은. 또 한국이 기여할 부분은 무엇으로 보나.

A. 국제협력을 통해 각국의 우주개발 비전을 더 효율적으로 이룰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국제우주정거장이 국제협력의 대표적인 예다. 특히 인류가 달 너머 더 먼 우주로 가려면 대규모 투자와 국제협력이 필수적이다. 한국은 2009년 대전에서 국제우주대회를 개최한 역량을 살려 우주분야에서 아시아 국가간 협력의 구심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2009년 당시 채택된 대전선언문을 계기로 IAF 아시아지역그룹이 발족했는데 오는 12월 아시아지역그룹 총회가 대전에서 열린다.

Q. 최근 미국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 종료, 중국의 우주정거장 건설 착수 등 변화가 많은데 향후 우주탐사 분야를 전망한다면.

A. 역시 '국제협력'이 키워드다. 미국, 한국 등 14개국이 화성 유인탐사 시대를 열기 위한 로드맵을 함께 만들고 있다. 결국 모든 나라의 우주탐사 계획이 화성탐사라는 궁극적 목표로 수렴될 것이다. 소행성, 달, 화성을 어떤 순서로 경험을 쌓아가며 탐사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로드맵이 합의되지 않았다. 2015년에는 각국이 의견을 조정해 하나의 로드맵을 만들 것이다. 한국이 이러한 협력에서 매우 건설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Q. 한국은 나로호 3차 발사와 한국형 발사체 개발을 앞두고 있다. 우주분야 전문가로서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A. 한국이 우주발사체 개발에 나서는 것은 옳은 길을 가는 것이라고 본다. 우주 발사서비스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고 산업적 기회도 늘고 있다. 한국이 발사체 개발을 위해 복잡한 기술적 문제 해결과 인력 확보에 힘쓰는 것으로 안다. 좀더 계획 달성을 앞당기려면 가능한 협력대상국을 찾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Q. 주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했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A. 바로 현재 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우주청(ESA)의 무인 혜성탐사선 '로제타' 프로젝트 매니저로 참여하고 있다. 로제타호는 지난 2004년 발사돼 오는 2014년 11월 '추류모프 게라시멘코' 혜성에 도착한 후 탐사선을 착륙시켜 혜성을 이루는 토양과 내부 구조를 조사할 계획인데 그 착륙선의 설계와 제작을 맡았다. 아주 흥미진진한 경험이다. <대덕연구개발특구 기자단=연합뉴스 정윤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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