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저항메모리와 고성능 실리콘 반도체 이용해 완벽하게 작동
자유자재로 휘어지고 입을 수 있는 컴퓨터, 디스플레이 실용화 길 열어

KAIST(한국과학기술원·총장 서남표)는 이건재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 플렉시블 전자제품에 적용해 정보를 기록하고 지울 수 있도록 완벽하게 작동하는 '휘어지는 비휘발성 저항메모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전자제품에서 메모리는 데이터 저장, 연산, 외부와의 통신 등 모든 기능에 필요한 핵심 부품으로 플렉시블 전자제품 개발을 위해서는 휘어질 수 있는 메모리 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까지 몇몇 메모리성질을 가지는 유연한 물질들이 보고되긴 했지만 수많은 메모리 셀 간의 간섭현상을 해결하지 못해 사실상 실용화가 불가능했다. 메모리 상태를 직접 제어하는 고성능 스위칭 소자를 집적시켜야 하지만 플렉시블 기판에 고성능의 반도체를 구현하지 못해 휘어지는 메모리 소자 개발이 어려웠던 것이다.

연구팀은 최근 차세대 메모리 물질로 부각되고 있는 '저항메모리(memristor)'와 '고성능 실리콘 반도체'를 플렉시블 기판위에 집적시켜 '휘어지는 비휘발성 메모리'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메모리 셀 간의 간섭현상 없이 수많은 메모리 셀을 자유자재로 제어해 쓰기와 지우기, 읽기 등 모든 메모리 기능이 완벽하게 작동되는 유연한 메모리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 교수는 "플렉시블 전자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가장 필수적인 메모리를 구현해 냄으로써 자유자재로 휘어지고 어디에도 부착이 가능한 컴퓨터를 개발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과학기술(NT)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10월호 온라인 판에 게재됐고, 국내·외에 특허도 출원했다.

◆ 용어설명
저항메모리(memristor): 메모리(memory)와 저항(resistor)의 합성어다. 이 소자는 전류가 흐르는 방향과 양을 기억해 전원이 차단되더라도 이전 정보를 기억해 정보를 복원할 수 있는 비휘발성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를 사용한 메모리는 현재 사용되는 플래시 메모리보다 정보처리속도가 100배 이상 빠르며, 인간의 뇌기능을 모방한 소자로서도 응용될 수 있다. 현재 HP 및 국내회사에서도 멤리스터를 이용한 저항변화 메모리를 2013년 상용화 목표로 개발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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