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금형기술과 첨단장비 바탕 정밀기계부품 신사업 박차
기술인 우대 소사장제 눈길…"대전 금형기업과도 상생할 것"

대형태풍의 북상 소식에도 아랑곳없이 힘차게 돌아가는 대덕산업단지를 찾았다. 오늘 탐방 기업은 타이어 몰드와 정밀기계 사업에 주력하는 엠케이테크놀로지(대표 배재달). 

1만㎡ 공장부지 곳곳에 켜켜이 쌓인 철강재와 알루미늄괴가 갖가지 공정을 통해 은빛의 정교한 금형제품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금형(Die&Mold)이 제품의 완결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기초공정산업이라는 표현이 절로 실감난다.

엠케이테크놀로지는 1967년 서울 구로에서 '강남기계'라는 상호로 설립됐다. 자동차용 타이어 몰드(틀)를 주로 생산하며 한국타이어의 협력업체로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왔다. 2000년 들어 대전으로 본사를 이전한 엠케이테크놀로지는 현재의 사명으로 이름을 바꾼 후 부설연구소를 설립하고 고가의 최신금형장비를 대거 도입하는 등 또 다른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2001년 당시 타이어몰드 사업이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했던 엠케이테크놀로지는 주형틀을 이용한 기존의 캐스팅 몰드보다 정밀도가 크게 향상된 인그레이빙(engraving) 몰드 신기술을 개발했다. 타이어몰드 사업을 통해 축적한 40여년 금형 노하우에 신기술의 날개를 단 엠케이테크놀로지는 이윽고 항공엔진과 터보기기용 부품생산 같은 정밀기계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시작했다. 
 

▲마스터 제작과 주조, 코어조립 등으로 이어지는 타이어몰드 생산 라인 . ⓒ2012 HelloDD.com
◆ 기술인력 우대하는 사내 분위기…"정교한 기술력으로 어떤 소재도 자유롭게 가공"
 

▲장진철 정밀기술개발팀장.  ⓒ2012 HelloDD.com
"타이어몰드의 대량생산은 주조가 유리하다. 반면 다품종 소량 생산과 빠른 개발에는 기계가공 방식의 인그레이빙이 뛰어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장진철 팀장의 설명이다. 그는 엠케이테크놀로지의 신사업인 정밀기술개발 분야를 책임지고 있다. 직함은 팀장이지만 책임과 권한은 대표에 가깝다.

2011년 한국타이어의 자회사로 편입된 엠케이테크놀로지는 사상·문자조각·주조·에어홀장비팀 등 인력이 집중되는 일부 공정을 소사장제로 운영하고 있다. 엠케이테크놀로지를 모체로 최대 20여개 사업자가 독립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방식이다. 

장 팀장은 이같은 회사운영방식에 대해 "전체 260여명의 인원 중 절반 이상이 각 사업장별 소속이지만 처우나 근무여건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어 한 회사와 마찬가지"라며 "기술자 분들이 20~30년 이상 쌓아온 암묵지를 어떻게 하면 잘 유지하고 또 그에 걸맞게 보상할 수 있을까 하는 논의 끝에 소사장제 형태를 도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 역시 작년부터 정밀기계 사업부를 맡아 엠케이테크놀로지의 미래를 헤쳐나가고 있다.

엠케이테크놀로지가 정밀기계 분야에서 주로 생산하는 제품은 임펠러(회전날개)와 디퓨저(공조기 출구) 등 터보기기의 핵심부품이다. 주요 거래기업은 LG전자와 삼성테크윈 등. 히타치와 미츠비시 같은 해외기업도 주요 고객사다. 또 해양연구원과 항공우주연구원, ADD 같은 정부출연연구소를 비롯해 T-50 고등훈련기를 만드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대한항공 등과 손잡고 항공기, 위성 및 방산 관련 부품도 생산 중이다. 

엠케이테크놀로지의 올해 매출 목표액 600억원 가운데 정밀기계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5%인 30억원 남짓에 불과하다. 그러나 장 팀장은 2015년경이면 정밀기계 분야에서만 100억 이상의 매출이 달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 팀장은 "회사에 안정적으로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는 타이어몰드 사업은 이를 테면 캐시카우(cash cow)"라며 "이제 타이어몰드 사업에서 축적된 핵심기술과 소프트웨어, 가공장비를 활용한 정밀기계 분야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엠케이테크놀로지는 숙련된 기술이 필요한 수작업공정에 소사장제를 도입해
장기근속자들의 의욕을 북돋고 있다.
ⓒ2012 HelloDD.com

엠케이테크놀로지는 중소기업으로는 보기 드물게 직진과 회전운동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는 고가의 다축장비를 50대 가까이 보유하고 있다. 장 팀장은 "타이어몰드 사업을 위해 확보한 정밀가공장비와 정교한 기술력이 신사업 성공의 든든한 기반"이라며 티타늄, 인코넬718 등 다루기가 까다롭고 초소형 가공이 요구되는 난삭재 제품도 재질에 맞도록 최적화 작업이 가능한 것을 회사의 강점으로 손꼽았다. 또한 "오랜 공정설계 경험을 바탕으로 역설계까지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엠케이테크놀로지는 지난해부터 대전 금형산업 육성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한남대학교 대전금형RIS사업단(단장 조재흥)과 협력을 강화하며 앞선 시스템과 기술정보를 대전의 중소 금형기업들과 공유하고 있다. 장 팀장은 "대전의 금형기업이 잘 돼야 우리도 따라서 신사업 연계 등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대전 지역 금형기업들과 교류협력을 확대하고 싶은 바람을 적극 표현했다. 

그는 "우리 지역 금형기업 중에도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적지 않지만 기술력과 시장성공 가능성은 별개의 문제"라며 "기술경영에 대한 지식과 함께 한국타이어 자회사로 편입되며 한층 좋아진 투자와 R&D 여건을 바탕으로 기술력을 보유한 대전의 금형기업과 협력하고 상생하며 신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는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그레이빙 기술을 이용해 제작된 정밀기계부품 임펠라와 타이어몰드가 출고를 앞두고
 검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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