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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혁명 '제오라이트' 과학자의 창업도전기

디알씨앤씨 박중환 대표 "여름철 녹조등 부영양화 한번에"
나노탄소 구조체 접목한 '고도처리기술'로 냄새까지 해결


큰 수족관 두개. 한쪽은 맑고 투명한 상태에서 물고기 몇 마리가 한가롭게 노닐고 있고 다른 수족관에는 녹조현상만 있을 뿐 물고기는 어디에도 없다. 회사 내에 무슨 수족관을 두 개씩이나 놨을까. 그것도 좁은 공간에. 의아해 할 무렵 "이 수족관이 실험 무대"라는 설명이 따라 붙는다. 올 여름 녹조현상이 4대강을 덮었다. 강을 막은 보, 느려진 유속으로 인해 생긴 부영영양화 등 전문가들이 내놓은 원인도 분분했다.

이런 현상을 단번에 해결해 줄 기술을 주 무기로 창업에 나선 이가 있다. 디알씨앤씨(DR C&C)의 박중환 대표다. 이 회사의 핵심 기술은 '나노 탄소 구조체를 이용한 고도의 처리기술'이다. 이는 나노기술을 접목해 물리적 흡착과 생물학적·화학적 분해가 가능한 전천후 기술로 부영양화 물질은 물론 냄새문제까지 말끔하게 해결해 준다. 햇빛이 잘드는 사무실 베란다에 놓인 두개의 수족관은 기술을 바로 테스트 할 수 있는 실험장이다. 창업과 함께 기술개발에 집중한 박 박사는 개발한 물질을 물고기가 노닐고 있는 수족관에 투입해 가능성을 실험했다. 고도의 처리기술을 접목한 수족관은 창업 당시부터 지금까지 3년이 넘었지만 이끼가 전혀 끼지 않았다.

물론 '공간과 면적 차이가 있는데 실제 현장에서도 성공을 장담할 수 있느냐'고 제동을 걸 수 있지만 일단 지금까지는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 최근에는 마케팅을 담당할 기업과 협약을 마치고 다각적인 사업을 진행 중이다.

박 박사는 "제품 생산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또 나노구형활성탄을 개발, 방위산업 분야에 접목하기 위한 과정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달라진 식습관으로…부영양화 제거물질도 달라야

부영양화는 강이나 바다에 생활하수나 산업폐수, 가축의 배설물 등 유기물질이 유입돼 물 속에 질소와 인과 같은 물질이 많아지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그에 따르면 한국인의 식습관이 달라지면서 오수의 질도 달라지고 있다. 기존의 기술로는 처리가 어렵다는 의미다. 식물성 밥상에서 육류 중심의 밥상으로 서구화되며, 음식물과 버려지는 오수가 다르니 처리방법도 달라져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박 박사는 "최근 부영양화 현상은 질소보다 인이 더 큰 영향을 준다. 해서 녹조 지역의 인 농도를 최소화하면 녹조현상이 줄어들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인을 제거하는 물질은 그동안에도 있었으나 냄새를 잡는일이 관건이다. 오수의 질이 달라지면서 발생하는 냄새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냄새까지 제거할 수 있는 물질은 개발되지 않은 것을 안다. 이번에 우리가 인은 물론 냄새도 말끔히 제거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했다"고 성과를 소개했다.

◆제올라이트 성분 분말 세제 개발의 핵심 멤버

그가 부영양화와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 화학을 전공한 그지만 연세대학교에서 환경공학 석사과정을 개설할 당시 1기로 입학할 정도로 오래전부터 환경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화학과 환경은 뗄래야 뗄수 없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생각에서다. 대학 재학 당시 국방부 장학생이었던 그는 졸업 후 방위산업분야 연구에 참여했다. 1992년부터는 한국화학연구원과 삼양화학 등 정부와 민간연구소에서 공동으로 진행했던 제올라이트 개발에 참여했다.

지금은 액체세제가 대세지만 당시에는 세제의 혁명으로 불렸던 분말세제에 꼭 필요한 물질이 제오라이트였다. 제오라이트는 물의 연화작용을 하기도 하지만 구조상 내부에 비교적 큰 공간을 가지고 있어 흡착제로도 사용된다. 즉 빨래의 이물질을 쏙쏙 잡아빼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박 박사를 포함 한 연구팀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제오라이트 개발에 성공한다. 기존 물질보다 우수성을 인정받아 일본 관련기업에 전량 수출하게 된다.

국내에도 제오라이트 합성세제가 나오면서 당시로는 세제 혁명으로 불렸다. 지금도 주부들에게 사랑받는 대표적인 세제로 인기가 높다. 이후 박 박사는 기능성 소재, 악취, 고도의 수처리 연구에 집중, 나노구조 탄소구조체 및 그 제조방법, 바이오필터를 이용한 유해물질 제거 시스템 기술을 개발하고 특허도 출원했다. 현재는 다기능성 수처리제 등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출원을 준비하고 있다. 이외에도 임업부산물을 이용한 고기능성 나노복합 소재개발 등 다양한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그동안 구축한 실험장비(사진왼쪽). 자신이 개발한 기술의 구조를 설명하고 있다.
ⓒ2012 HelloDD.com

◆흙에서 추출한 물질, 저렴한 비용으로 인 유기물과 냄새까지 제거

이 회사의 핵심 기술인 나노 탄소 구조체는 나노금속의 합성 소재로 환경 친화적이며 악취, 세균은 물론 유기화합물 제거에 효과가 뛰어나다. 특히 물리적 흡착과 생물학적·화학적 분해가 가능한 전천 후 기술이다.

박 박사는 "기존에는 금을 이용해 촉매를 사용했지만 철이나 금 등의 물질을 나노화하고 어떤 단계를 넘어서면 모두 같은 성질을 같는다"면서 "우리는 비싼 금대신 흙에서 추출한 메탈을 나노화해 사용하면서 효과는 뛰어나고 비용은 절반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나노 탄소 구조체 기술의 장점에 대해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2008년 국내 오·폐수 슬러지 처리비용은 1000억원이 훨씬 넘는다. 문제는 이 비용이 계속 증가 추세라는 것. 거기에 지난해 2월부터 슬러지(하수처리 또는 정수 과정에서 생긴 침전물)해양배출이 금지돼 처리비용이 대폭 늘어날 예정이다.

박 박사는 "슬러지를 전량 육상에서 처리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우리가 개발한 기술을 적용하면 부영양화 처리는 물론 슬러지 발생량도 감소시켜 경제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부연해 설명했다.

그러나 어려움도 있다. 회사 규모가 작아 직접 마케팅에 나서기 어렵다. 또 기술 지원을 담당할 인력이 없는게 현실이다. 다행히 기술의 우수성을 알아보고 마케팅과 서비스를 담당하겠다는 관련 기업과 협약을 맺고 진행 중이다.

박 박사는 "연구개발에 집중하다보니 마케팅 분야를 챙길 수 없었다. 하지만 기술적 우위를 가지고 있고 마케팅 전담 기업과 조인, 좋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조심스럽지만 자신있는 어조로 말했다. 인생 이모작에 나선 박중환 박사의 창업 도전이 기술개발에 이어 마케팅까지 순조롭게 이어지며 창업 성공 모델로 우뚝 서길 기대해 본다.
 
▲박 박사가 개발한 고도처리 기술이 접목된 수족관. 투명해 밖의 풍경이
그대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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