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과정·성과 3D제작 전문 'STN' 창업후 매년 2배씩
"대덕에 365일 불 꺼지지 않는 기업있다" 입소문 자자

창업기업의 성공은 기획, 기술, 마케팅 이 세 가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술 중심의 벤처가 많이 범하는 오류 중 하나는 마케팅을 간과한다는 것. 기술만 좋으면 마케팅은 저절로 되리라고 생각했다가 매출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기업운영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런 점을 간파하고 기획, 기술, 마케팅 전문가 3인이 똘똘 뭉쳐 매년 2배의 매출 실적을 올리는 기업이 있다.

과학기술인의 연구과정을 3D 영상으로 제작하는 영상전문기업 STN(대표 김종식)이다. 이 회사는 과학기술 분야 영상제작만 고집한다. 과학기술인이 자신의 연구 계획이나 성과를 제대로 알릴 수 있도록 누군가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김 대표는 정부출연기관에 오랜 기간 근무하면서 이에 대한 필요성에 절감, 이를 사업아이템으로 잡았다. 뜻이 좋으면 사람이 모이는 법, 김 대표와 생각을 같이하는 영상분야 기획과 마케팅 전문가 이상균 실장, 3D 기술로는 이미 업계에 정평이 나 있는 남천우 팀장이 자연스럽게 합류했다.

◆기획, 마케팅, 기술 최강인력의 창업…해외발 금융위기도 비켜가

STN은 기획과 마케팅의 달인 김종식 대표와 이상균 실장이 2008년 설립하고 남천우 팀장이 기술진으로 합류하면서 3D영상제작의 숨은 실력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기존 기업도 휘청거리게 했던 해외발 금융위기도 이들을 비켜갔을 정도다. 매출 실적이 창업 이듬해 2억을 시작으로 4억, 8억으로 이어지며 매년 2배씩 늘었다. 올해는 15억원의 매출 성과를 앞두고 있다. 이 정도 금액으로 호들갑을 떠느냐고 나무랄 수도 있겠지만 규모에 관계없이 매출액이 매년 2배씩 늘어나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김종식 대표에 의하면 대덕연구단지가 있는 대전은 애니메이션 분야 수요가 큰 시장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고객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대부분의 수요자가 서울쪽 업체를 선호하게 됐다는 것. 그러나 서울 기업은 금액면에서 가격이 높아 연구원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김 대표는 "STN은 서울기업과 같은 퀄리티를 제공하면서 가격은 낮게 책정하고 있다. 한번 거래를 해본 과학자들의 만족도가 높다"면서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회사 구성원 모두가 과학기술분야 공부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인근에서 불이 꺼지지 않는 기업으로 유명하다"며 회사의 매출증가 비결을 공개했다.
 

▲STN에서 제작한 3D영상, 표현이 어려운 바닷물의 사실감이 기술력을 증명한다.   ⓒ2012 HelloDD.com

◆365일 불이 꺼지지 않는 기업, 기술 업그레이드 위해 스스로 공부하는 분위기

"과제 하나를 맡으면 연구원분들과 한 달 이상씩 동고동락하며 작업을 합니다.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이 분야에서 10여 년간 일하며 교류를 하다보니 이해도가 높아진 게 사실입니다."(웃음) 미술로 시작해 컴퓨터 공학, 경영학을 전공한 융합인재 이상균 실장의 이야기다. 학창시절에는 다들 이것 저것 공부하는 그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의 학습경험은 기획부터 디자인까지 도움이 안 되는 곳이 없을 정도다. 거기에 365일 파고들며 공부하는 열정이 더해져 고객의 만족도를 높인다. 그의 컴퓨터는 잠시도 쉰 적이 없을 정도로 풀 가동된다.

아직 노총각인 그는 회사와 집의 구분이 따로 없다. 해야 할 일이 있으면 밤을 지새우며 풀어내는 성격 때문이다. 그는 "과학기술인과 업무상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지식을 갖춰야 한다. 따라서 미팅 전에 철저한 공부는 필수"라고 당연한 듯이 말했다.

기술을 맡고 있는 남천우 팀장은 3D MAX 관련 파워 카페운영지기이며 강연활동도 활발한 실력자다. '또자만큼맥스하기' 카페를 운영하는 남 팀장은 3D MAX관련 외국 정보와 강연을 번역해 소개하고 새로운 기술도 발빠르게 알리면서 회원수가 7만여 명에 이른다. 2011년에는 네이버의 대표 카페로 선정되기도 했다. 남 팀장은 "10여 년 전부터 MAX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해 오고 있다. 국내에는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외국 서적과 동영상을 구입해 공부하면서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자료로 제작해 카페에 올려 놓기 시작했다"면서 "지금은 회원들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됐다"고 자신의 카페를 소개했다.

그는 이어 "MAX툴을 사용하는 곳은 많다. 하지만 누가 어떤 플러그인을 적용하는가에 따라 품질이 달라진다"면서 "지금은 이 분야 전문가들과 정기적인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흐름을 빠르게 파악하고 있다"고 남다른 품질을 낼 수 있는 비결을 풀어냈다. 각 분야 최고의 실력자들이 뭉친 STN은 최근 교육관련 앱을 출시하고 특허출원도 마쳤다.

이들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한다. 애니메이션 관련 뿐만 아니라 대덕연구단지가 갖고 있는 기술을 사업화 하는 일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내년이면 창업 5년차가 되는 이들은 "10년차의 STN을 기대해 달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들의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에 에너지가 느껴진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해야 할 일 많습니다. 기술을 디테일하게 알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죠. 시간이 좀더 흐르면 기술거래 역할도 직접 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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