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위, 1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전시회

연구 검증도중 오작동이 일어난 덕분에, 학생과 교수가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한 것이 계기로,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한 끝에 얻은 연구성과들이 우수성과로 뽑혔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위원장 김도연)는 2012년도 정부연구개발 우수성과 66건을 최종 선발하고 16일 오후 2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우수성과 성과전시회 및 수여식을 갖는다. 우수성과는 기계·소재분야 11개, 기초·인프라분야 8개, 생명·해양분야 20개, 에너지·환경분야 14개, 정보·전자분야 13개 성과 등 5개 기술분야 총 66개가 선정됐다.

5개 분야의 최우수 연구성과는 ▲국방과학연구소 천궁(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 개발 ▲연세대 CFTR 돌연변이 단백의 교정 ▲한국과학기술원 생체촉매 기반 인공광합성 기술 ▲고려대 초고속 전하 트랩형 융합메모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고효율 대구경 모노파일 시스템 등이다.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과거 우수성과로 선정된 기술들 중에서 후속연구 및 사업화를 적극적으로 수행한 연구자들도 포상하며, 주요 대학과 연구기관 84개를 대상으로 기술이전·사업화 실적 및 우수사례를 평가해 2개 우수기관(울산과학기술대학교와 한국철도기술연구원)도 선정·표창한다

국과위는 올해 선정된 우수성과들의 핵심내용과 함께 연구후일담, 주요 용어 해설 등으로 구성된 우수성과 사례집도 발간할 예정이다. 한편, 우수성과 선정은 정부지원을 받아 2011년도에 성과를 창출한 연구개발사업들을 대상으로 선발했다.

부처·청 등으로부터 자체선별 과정을 통해 추천된 366건에 대해 학·연·산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위원회에서 성과의 우수성, 파급효과 등을 기준으로 객관적이고 엄격한 심사를 거쳤다. 특히 올해는 선정과정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해당 세부기술분야의 과학기술자들에 의한 서면평가를 수행했고, 온라인 평가도 추가해 대중성을 높였다.
 

◆'2012 정부연구개발 우수성과' TOP 5 후일담

이희철(기계소재, 국방과학연구소)


(연속적으로 행운이 따라) 기술개발 과정에서 사격 중 유도탄이 정상 발사되어 표적을 향해 비행하다가 갑자기 예상궤도를 이탈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그런데 회수 후 살펴보니 분석이 요구되는 부분은 전원을 인가하면 재동작이 될 정도로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었다. 천궁 개발에 있어 큰 행운이 아닐 수 없었다. 바다를 수색하여 구동장치를 회수한 일, 회수한 구동장치 중 분석에 필요한 부분이 기적적으로 온전하게 보존된 것, 이후 정전기가 원인임을 밝혀지게 된 과정 등에 연속적으로 행운이 따라 요격실패 원인분석을 마치고 유도탄을 설계 개선하여 이후 사격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민구(생명해양, 연세대학교)

(많은 분들의 도움과 격려가 바탕이 되어) 실험적으로 세포수준의 연구에서 얻은 실험 결과가 실제 동물 모델에서도 재현이 되어 질병 치료의 가능성을 보았을 때 그 놀라움과 뿌듯함은 과학을 하는 연구자로서의 큰 보람을 느끼게 해주었다. 자신의 경험을 통해 연구에서 개선할 점을 함께 의논하고 고민하고 용기를 주었던 많은 분들 덕분에 연구가 계속 진행될 수 있었다. 어떠한 연구성과도 몇몇 개인의 힘과 능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며 그 이면에는 많은 분들의 도움과 격려가 바탕이 되어 가능한 것이라 생각한다.

박찬범(에너지환경, KAIST)

(서로 배워가며 시너지 효과를!) 인공광합성은 다양한 학문분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특히 광합성은 크게 광반응과 암반응으로 구성되는데, 광반응에 필수적인 광감응소재의 디자인/합성/분석에는 재료공학적 지식이 필요하고 암반응은 화학공학적인 이해가 필수적이다. 박찬범 교수는 화학공학을 전공한 반면, 대학원생들은 재료공학을 전공하여 서로 배워가며 시너지효과를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였다. 대학원생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인공광합성 연구에서 지금과 같은 성과들을 단기간에 얻기 어려웠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근(정보전자, 고려대학교)

(신기술 개발은 제2의 콜럼버스) 비휘발성 메모리의 상용제품이 처음 개발된 이래 40여년 간 ‘터널 산화막을 통해 터널링 방법 혹은 고온 전자주입 방법으로 전하를 저장’을 사용하는 것을 교과서 배웠다. 그러나 왜 이런 방식만을 고집할까? 다른 방법은 없을까? 라는 다소 엉뚱한 생각으로부터 고민하던 차에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로 각광받고 있는 저항 변화 메모리를 알게 되었고, 고민하던 해결의 실마리를 ‘저항 상태변화를 통해 전하를 저장 한다’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소자를 개발하였다.

처음 이 연구를 시작했을 때, 새로운 스위칭 메커니즘을 적용한 신개념의 메모리를 구현할 수 있고, 어쩌면 메모리 관련 교과서를 바꿀 수 있다는 기대에 참여연구원 모두 의욕적으로 실험에 임해, 기존에 보고된 최고속도 대비 10배 이상 빠른 저장속도(100 나노초 : 100 나노초는 천만분의 1초)의 결과를 얻어 과제 제안과 해외 유명저널에 투고하였다. 하지만 기존에 없던 개념을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 몇 번의 고배를 마셨다. 이에 굴하지 않고 뚝심있게 실험과 내용을 보완하여 전기전자분야 최고 권위지인 IEEE T-ED에서 에디터/리뷰어와 수차례의 격론 끝에 타당성을 인정받았다.

조삼덕(기초인프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복합형 연구진행 멀티 플레이어) 해상풍력단지 설치비용은 육상풍력과는 달리 수심과 해변에서 떨어진 거리가 가장 큰 영향요인으로 작용한다. 기존 육상풍력단지의 경우 기초구조물 공사비가 전체 공사비의 10%대에 해당하지만 해상풍력에서 기초구조물 시공이 차지하는 비용은 전체의 30% 이상으로 예상되어 토목공사가 해상풍력 건설 시장에 새로운 개척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본 연구와 같이 규모가 큰 융합연구는 개인이나 팀이 진행할 수 없어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7개 공동기관과 4개 위탁기관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약 80명의 인원이 참여하고 있다. 개인의 주전공은 물론 새로운 분야의 정보를 상호교류하며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앞으로의 연구자는 시대/환경적 요구에 따라 신속하게 필요로 하는 융복합형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의 역량을 갖추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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