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김철환 교수팀 뇌 시냅스 접착단백질 기능 규명
뇌질환 발병기전 단서 제공…치료제 개발 가능성 열어

국내 연구진이 시냅스 접착단백질인 '슬릿트랙(Slitrk)'이 신경세포간 대화채널인 시냅스의 구조와 기능을 조절해 신경세포의 흥분과 억제간 균형을 맞춰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슬릿트랙 단백질은 강박증이나 정신분열증, 조울증 등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뇌질환 원인을 밝히는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연세대 생화학과 고재원·약리학교실 김철훈 교수와 KAIST(한국과학기술원) 김은준 교수가 슬릿트랙 단백질이 흥분성 시냅스와 억제성 시냅스의 생성을 유도해 두 종류의 시냅스 간에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8일 밝혔다.

'시냅스(synapse)'는 1000억개에 이르는 뇌 신경세포를 서로 연결하는 부위로, 200만분의 1mm 가량의 틈을 통해 엔돌핀, 도파민 등 신경전달물질을 주고 받으면서 전기화학적 신호전달을 한다.

또 '시냅스 접착단백질'은 서로 다른 신경세포가 물리화학적으로 만나도록 접착제처럼 작용하는 단백질이다. 뇌신경세포는 기억과 인지, 운동 등을 원활히 조절하기 위해 시냅스에서 신경전달물질을 주고 받으면서 다른 신경세포와 교감한다.

평소 흥분성 시냅스와 억제성 시냅스가 서로 협력해 신경전달이 정상적으로 일어나도록 균형을 이루고 있는데, 이 균형이 깨어질 경우 자폐증이나 정신분열증과 같은 뇌질환이 발생하게 된다. 뇌에서 특이적으로 발현된다고 알려진 슬릿트랙 단백질은 형질전환생쥐 연구를 통해서 중추신경계 발달에 중요한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구체적으로 시냅스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상황이다. 연구팀은 신경배양세포에서 슬릿트랙 단백질이 과다하게 배출되면 시냅스의 숫자가 증가하지만 반대로 슬릿트랙 단백질의 발현양을 감소시키면 시냅스의 숫자가 감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철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에 알려진 시냅스 접착단백질과 마찬가지로 슬릿트랙 단백질이 실제로 시냅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체계적으로 밝혔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또 고재원 교수는 "슬릿트랙 단백질의 기능에 이상이 생길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투렛신드롬, 강박증과 같은 관련 뇌질환의 발병기전에 관한 단서를 제공해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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