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국 서울대 교수팀 '스핀' 회전운동 진폭 증가 규명
공명현상 이용 저전력·고효율 스핀정보소자 응용가능성

원숭이가 자기보다 100배 이상 무거운 코끼리가 탄 그네를 밀 수 있을까?

자연에서 흔히 일어나는 공명현상을 이용하면 가능하다. 김상국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팀은 작은 나침반을 움직이는 정도의 극히 미약한 지구표면의 자기장 세기로도 스핀소용돌이 회전운동의 진폭을 증가시킬 수 있음을 밝혀냈다. 이는 공명현상을 이용해 한번 충전하면 오래가는 저전력·고효율의 스핀정보소자로의 응용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핀소용돌이 : 마이크론 크기 이하의 자성체에서 나타나는 스핀의 특이적인 배열로 태풍의 소용돌이 형상을 닮아 이름 붙여졌다.

전자의 흐름을 제어하는 CMOS(Complementary Metal–Oxide–Semi-conductor) 방식의 기존 반도체 소자는 집적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전하 누수나 과도한 열이 발생한다. 대안으로 열적 안정성이 높고 반영구적으로 정보를 기록하고 전달할 수 있는 스핀을 매개로 하는 신개념의 정보처리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나노자성체에서 개개의 스핀들이 만들어내는 특이배열인 스핀소용돌이 구조의 회전운동을 이용한 스핀정보소자연구가 활발하다. 하지만 스핀소용돌이 회전운동을 이용한 정보신호 발생 및 처리를 위해서는 저전력으로 충분히 큰 정보신호를 발생시키고 증폭하는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김상국 서울대 교수. ⓒ2013 HelloDD.com

김 교수 연구팀은 서로 다른 자기펄스 간에 일정한 위상차를 갖는 연속적 펄스를 의미하는 '결맞은 자기펄스'를 주기적으로 가해 공명현상을 일으킴으로써 매우 적은 전력으로 스핀소용돌이 핵의 회전운동을 자극하고 신호를 증폭시킬 수 있음을 규명해냈다.

연구팀은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나노점(nano dot)에 극히 미약한 지자기 세기인 수 Oe 크기의 자기장 펄스를 주기적으로 가해 스핀소용돌이 회전운동의 진폭이 증가되는 조건을 찾아냈다.(1만 Oe=1테슬라)

또 X-선 현미경을 이용해 유도된 스핀소용돌이를 직접 관찰한 결과 스핀소용돌이 핵의 회전운동(수백㎒~1㎓) 진폭이 약 4배 가량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이를 응용하면 저전력으로 고효율의 정보신호를 발생시킬 수 있게 된다.

김 교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의 지속적인 지원으로 10년 이상 스핀소용돌이 동역학 기초연구에만 주력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연구성과를 얻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또한 학생들을 석사 때부터 가르쳐 한국의 자성연구를 이끌어 갈 차세대 글로벌 인재로 양성하여 배출할 수 있어 교수로서 매우 보람되고 행복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김 교수를 비롯해 유영상 박사, 한동수 연구원, 로렌스버클리 국립연구소 피터 박사가 참여했으며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18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내에 위치한 자기 투과 X선 현미경.<사진=연구재단 제공> ⓒ2013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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