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 연세대 교수팀 'NQ로돕신' 명명…나트륨 대사에 관여 추정

'동해 독도'로 불리는 독도 해양미생물 논라벤스(동해아나) 독도넨시스에서 새로운 타입의 미생물 로돕신 단백질이 발견됐다. 연세대학교 시스템생물학과 김지현 교수팀은 '동해 독도'의 유전체 정보 분석을 통해 아스파라긴(N)과 글루타민(Q)으로 이뤄진 새로운 로돕신을 밝혀내고 이를 NQ로돕신이라 명명했다고 6일 밝혔다. 미생물 로돕신(microbial rhodopsin)은 빛을 이용해 사는 미생물이 갖고 있는 광활성 이온펌프 또는 센서 단백질로, 레티날을 이용해 광화학적 반응을 일으키는 데 관여한다. 미생물은 지구 전체 바이오매스 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해양생태계에서 지구의 물질순환과 에너지 균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해양 환경에 서식하는 여러 미생물이 보유한 로돕신의 발견과 이들의 기능에 관한 연구는 엽록소를 이용한 광합성 반응이 빛에너지를 포획하는 유일한 수단으로 여겨졌던 기존의 관념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독도 해역에서 분리해 신종 해양세균으로 분류한 '동해아나 독도넨시스'는 해양에 많이 서식하는 플래보박테리아(flavobacteria)의 일종이다. 연구팀은 유전체 서열 분석을 통해 프로테오로돕신 유전자와 더불어, 기존에 알려진 로돕신과 뚜렷한 작용기의 서열 차이를 보이는 새로운 유형의 로돕신 유전자를 발견했다. 각종 유전자 DNA와 단백질 서열 데이터베이스에 이와 유사한 단백질이 있는지 탐색해 본 결과, 염도가 높은 환경에 서식하는 다양한 분류군의 세균과 심지어는 진핵생물인 규조류에서도 이 로돕신이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들은 모두 수소이온 또는 염소이온을 수송하는 로돕신의 이온 수송에 핵심적인 아미노산 잔기와 전혀 다른 아스파라긴(N)과 글루타민(Q)으로 이루어진 NQ 모티프를 가지고 있었다. 또한 연구팀은 NQ 로돕신이 수소이온 펌프로 잘 알려진 프로테오로돕신과 마찬가지로 이온 수송에 관여하지만 진화 과정에서 나트륨 대사에 특화됐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세균에서 나트륨 수송 단백질(나트륨 펌프)로 추정되는 로돕신은 이번 발견이 처음이다. 논문의 제2저자인 김병권 박사에 따르면 전 세계 여러 바다에서 확보된 메타유전체(metagenome)를 분석한 결과, 이 로돕신이 염도가 높은 곳에 서식하는 생명체에서 높은 빈도로 발견돼 이 조건에서 중요한 기능을 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연구책임자인 김지현 연세대학교 교수는 "'동해 독도'의 유전체 정보를 이용한 빛에너지 대사 관련 오믹스 분석 및 시스템 수준의 연구와 더불어 로돕신 막단백질의 고발현과 로돕신 및 레티날 합성 효소의 구조와 생리생화학적 기능에 대한 국내외 학자들과의 공동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 연구팀은 '독도 동해', '독도 한국' 등 10종의 독도 미생물에 대한 유전체 서열을 추가로 확보해 향후 유전체 연구를 통해 독도와 동해의 유전자원이 지닌 가치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옥스퍼드대학교 출판부가 발행하는 'Genome Biology and Evolution(유전체 생물학 및 진화)' 1월호 온라인판에 게재되는 한편, 3월호 표지에도 선정됐다.
 

▲연세대학교 생명시스템대학 김지현 교수 연구팀. 맨 오른쪽이 김지현 교수. ⓒ2013 HelloDD.com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