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삼성병원, 부비동암 수술에 적용 "얼굴함몰 부작용 최소화"

국내 처음으로 외과 수술에 활용된 3D프린팅 모형(왼쪽)과 수술을 집전한 백정환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국내 처음으로 외과 수술에 활용된 3D프린팅 모형(왼쪽)과 수술을 집전한 백정환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3차원 물체를 만들어내는 3D프린터가 의료계에 적용돼 암 등의 수술에 큰 변화를 일으킬 전망이다.

서울삼성병원(원장 송재훈)은 백정환 이비인후과 교수가 부비동암을 앓는 40세 여성과 46세 남성 수술에 3D 입체프린터 기술을 적용, 수술 후 부작용 중 하나인 얼굴 함몰 가능성을 최소화하는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3D프린터를 이용한 수술은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된 것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수술 후 상태가 호전돼 퇴원했다.

부비동암은 코 안 비강 주위에 있는 공기공간에 생긴 암을 말한다. 안구를 떠받치고 있는 뼈 등 암이 퍼진 얼굴 골격을 광범위하게 절제한 후 다른 부위의 뼈나 근육을 떼어 내 붙여 기존의 얼굴골격을 대신한다. 주로 어깨 뼈와 근육 등을 활용해 얼굴 재건을 시도한다.

하지만 기존의 CT 등 영상자료에만 의존해 수술할 경우 얼굴 골격을 정확히 확인하기 힘들어 수술 과정에서 부정교합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 시간이 지나면 구조물 변형으로 인해 눈 주변부가 주저앉아 양쪽 눈이 수평선이 어긋나면서 복시가 진행되기도 했다.

이 같은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백정환 교수는 치과용 모형물을 만드는 벤처 회사에 CT영상을 의뢰해 3D프리터를 활용한 환자의 수술 부위 골격 모형을 만들었다. 이 모형물을 통해 수술 중 예상되는 얼굴 골격 절제 범위를 미리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절제 부위의 뼈의 두께, 절제 방향의 중요 구조물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수술할 수 있었다.

또 뼈 절제 후 결손 부위를 복원해야 하는데 모형물은 정확한 복원의 자료가 될 뿐 아니라 환자 및 보호자에게 수술 이해도를 높이는 데에도 이용되기도 했다.

백정환 교수는 "3D프린터를 이용한 부비동암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쳐 치료 후 얼굴변형을 예방함으로써 삶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앞으로 인체 조직을 3D프린터의 원료로 이용하고자 하는 바이오프린팅 기술이 활발히 연구되면, 공상과학영화에서 보던 장기나 조직의 3D프린팅 시대가 올 것"이라며 3D프린팅에 대한 기대를 피력했다.

현재 의료계에서는 치과 분야에서 임플란트 시술 전 모형물 제작에 3D프린터가 활발히 이용되고 있지만, 암 수술 및 일반 외과수술에는 아직 활용되지 않고 있다. 의료계는 이번 부비동암 수술이 성공적으로 시행됨으로써 향후 3D프린터를 적용하는 사례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3D프린터는?
3차원 도면을 바탕으로 입체적인 물체를 만들어내는 기기다. 플라스틱, 금속 등 다양한 재료를 노즐로 분사해 3차원 물체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21세기 연금술로도 불린다. 도면만 확보할 경우 물건을 생산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총기 등도 3D프린터를 통해 손쉽게 만들 수 있다는 점 등이 부각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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