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서유택 교수팀, 메탄올 촉매역할 메커니즘 규명
원유·천연가스 파이프 이송라인 막힘현상 처음으로 밝혀내

KAIST 서유택 교수(왼쪽)와 신규철 박사.
KAIST 서유택 교수(왼쪽)와 신규철 박사.
원유나 천연가스 등을 심해에서 끌어올릴 때 고압·저온 조건에서 발생하는 가스 하이드레이트 때문에 송유관이 막힐 수 있다.

실제 2006년 멕시코만에서 운영 중이던 유전에서는 메탄올 주입량이 20% 미만으로 떨어져 파이프라인이 막혔다. 며칠 동안 생산이 중단되어 회사는 수백만 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었지만 과학적으로 원인을 밝혀내지는 못했다.

국내 연구진이 이렇게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던 가스 하이드레이트 사고 사례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메탄올 때문에 가스 하이드레이트 생성이 억제된다는 기존의 가설을 뒤집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총장 강성모)는 해양시스템공학전공 서유택 교수와 신규철 박사가 공동으로 대표적인 가스 하이드레이트 생성 억제제인 메탄올이 조건에 따라 하이드레이트 형성의 촉매 역할을 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23일 밝혔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고압·저온 조건에서 가스 분자가 물 분자와 결합해 얼음 형태로 존재하는 고체화합물로 원유와 천연가스의 이송 파이프라인 안에서 막히는 현상을 유발해 심각한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메탄올은 수송관 내 원유에 약 20~30% 만큼 주입해 가스 하이드레이트 생성을 억제하기 위해 사용된다.

단결정 X-선 회절 분석을 통해 밝힌 하이드레이트 얼음 격자 안의 메탄올 분자.
단결정 X-선 회절 분석을 통해 밝힌 하이드레이트 얼음 격자 안의 메탄올 분자.
연구팀은 원유를 생산할 때 메탄올에 사용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원유대비 메탄올의 주입 비율을 바꿔가며 가스 하이드레이트의 억제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저온 기상증착법 등 다양한 실험을 수행했다.

이번 연구는 메탄올이 가스 하이드레이트 형성을 억제한다는 기존의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수행한 것이다. 그러나 메탄올이 메탄 등 다른 가스들과 함께 물과 결합해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형성되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이와 함께 메탄올이 오히려 원유대비 5~20% 만큼 주입되면 가스 하이드레이트 형성 속도를 급격히 증가시켜 파이프 이송라인이 더욱 쉽게 막힐 수 있다는 사실도 함께 밝혀냈다.

서유택 교수는 "이번 결과는 원유나 천연가스의 이송과정에 대해 기존의 가설을 뒤집는 것"이라며 "얼음이나 메탄, 메탄올, 암모니아 등이 공존하는 태양계 천체들의 표면 성분을 밝히는 데도 응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서유택 교수·신규철 연구원이 캐나다 정부출연연구기관과 공동으로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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