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한가운데에 근엄한 자태를 자랑하는 우리의 땅 독도, 과연 그 주변 해역에는 어떠한 생물들이 살고 있고 어떠한 모습으로 다양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을까?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동해연구소의 독도전문연구센터에 의해 다년간에 걸쳐 조사되어진 내용들을 간략히 주요한 모습들만 보기로 한다.

일단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생태계의 근간을 이루는 작은 크기의 생물들부터 살펴보면, 가장 먼저 박테리아이다. 독도주변해역의 광합성 독립영양 박테리아는 대부분 '시아노박테리아'이다. 지금까지 대략 약 20여종의 분류군이 보고되었으며, 이 중 '시네코코커스'가 90%이상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독도 주변 해역에서 미생물의 존재가 처음 확인된 것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팀이 2005년 보고한 신종 세균 버지바실루스 독도넨시스(Virgibacillus dokdonensis)다. 그 후 2005년부터 2010년 사이 독도와 주변 해역으로부터 신종 세균 35종, 신속 세균 2종 외에도 포자형성세균 56종, 질소고정세균 23종, 해양세균 163종 등을 포함하여 모두 280여 종류의 세균이 국내외 학계에 보고되었다.

육지위의 식물처럼 생태계를 부양하는 역할을 하는 식물플랑크톤은 전형적인 온대해역 변화양상을 보인다. 식물플랑크톤은 물의 흐름에 따라 함께 떠다니며 광합성을 하는 단세포 조류이며, 빛 에너지를 이용해 이산화탄소와 물로부터 유기물을 합성하는 광합성 작용을 한다. 이를 통해 바다의 생물들에게 필요한 먹이를 공급하는 1차 생산자 역할을 하고 있다. 더불어 식물플랑크톤은 광합성을 통하여 산소를 생산하기 때문에 지구의 환경을 유지하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산소 공급자이기도 하다.

해양에는 크게 10개의 문(division)에 속하는 다양한 식물플랑크톤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총 7개의 문 약 160여종을 찾아냈고 분류군 중 규조강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독도해역에서는 봄철인 4월에 가장 많이 나타나고, 여름엔 감소하다가 가을에 다소 증가하는 패턴을 보였다.

그 다음 이들을 먹이로 하는 동물플랑크톤은 광합성으로 에너지를 합성할 수 있는 식물플랑크톤과는 구별되며, 발달된 몸의 구조상 뇌와 신경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감각을 느낄 수 있고 자의적으로 움직일 수도 있다.

대부분 동물플랑크톤의 크기는 수십 ㎛에서 수 ㎜까지이지만, 노무라입깃해파리와 같이 몸 크기가 수 m가 되는 대형 해파리도 있다. 독도 주변해역에서 발견된 동물플랑크톤 종류는 해파리류, 요각류, 지각류, 난바다곤쟁이류, 화살벌레류, 살파류 등 약 90 여종이 알려져 있다.

저서생태계를 살펴보면 독도 연안의 저서식물로는 모자반, 다시마, 대황, 감태 등 대형 갈조류가 무성하게 해중림을 이루고 있다. 이 중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해조류는 감태와 대황이다. 이러한 해조숲은 1차생산이 일어나는 곳으로 전복, 소라같은 다양한 저서생물의 서식지가 되기도 한다.

더불어 대형 어류 및 어린시기의 어류 종들에게도 중요한 보육장과 은신처로서의 역할을 한다. 대형 해조류인 감태와 대황은 독도 주변 전 해역에 전반적으로 골고루 잘 서식하고 있는 편이다. 하지만 이중에서도 이들 대형 해조류는 독도 동도의 동쪽 편에 위치한 독립문바위로 명명된 지역의 조하대 암반 서식지와 해류의 흐름이 매우 강한 서도의 북쪽 편에 위치한 가제바위 해역의 조하대 암반 서식지에서 가장 높은 밀도로 서식하고 있다.

독도 주변 연안에 서식하는 대형 해조류는 녹조류 26종, 갈조류 67종, 홍조류 160종과 해산종자식물 1종을 포함, 총 253종이 보고되어 있다. 독도 주변 해역은 동해안으로 북상하는 동한난류와 북쪽에서 남하하는 북한한류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 지리적 특성과 더불어 대형 해조류 서식에 적합한 청정 해역을 유지하고 있는 관계로 타 지역에 비해 좁은 면적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대형 해조류 생물다양성을 보이고 있다.

(사진위왼쪽부터시계방향)매끈이고둥, 가장 우점하는 홍합 군락,대형 노무라입깃해파리, 주름송편게, 자리돔떼, 독도긴털용선충.
(사진위왼쪽부터시계방향)매끈이고둥, 가장 우점하는 홍합 군락,대형 노무라입깃해파리, 주름송편게, 자리돔떼, 독도긴털용선충.

저서동물 중 그 크기가 작아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그 종수가 무척 높고, 개체수도 상상 이상으로 많이 차지하고 있어 저서생태계의 근간을 이루는 저서동물로 간극동물이 있다. 간극동물은 퇴적물의 틈 사이에 서식하는 작은 크기의  동물을 이야기하는데, 독도 주변 해역에서는 선충류, 저서성 요각류, 다모류, 패충류, 완보류 등의 다양한 간극동물이 문(phylum, 門) 준위의 상위분류군 수준에서 다양하게 보고되어 있다.

하지만 종 수준에서의 생물다양성 연구는 이제 막 시작되고 있는 단계이다. 2010년에 독도 해역에서 간극동물의 해양선형동물이 종 수준에서 처음으로 보고되었는데, 독도긴털용선충(Prochaetosoma dokdoense Rho, Min, Decraemer and Kim, 2010)은 독도가 위치한 북서태평양 연안에서는 전 세계에서는 최초로 보고되는 신종동물이다. 독도긴털용선충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동해연구소에서 수행중인 독도의 지속가능한 이용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된 2006년 12월 2일 독도 해역 현장 조사를 통해 처음으로 발견되어, 학계에 보고되었다.

그 다음 육안으로도 생물 구분이 가능한 대형무척추동물은 김훈수에 의해 바위게(Pachygrapsus crassipes)와 얼룩참집게(Pagurus similis) 2종의 갑각 십각류가 1960년 처음으로 보고됐다. 이후, 2012년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 수행한 독도 연안 수중생태지도 작성 및 서식지 생태특성 모니터링 조사까지 해양 무척추동물은 11문의 동물군에 걸쳐 약 615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독도연안엔 한대성, 온대성 무척추동물이 혼합해 존재한다. 분류군별 종 조성은 해면동물문 25종, 자포동물문 68종, 유즐동물문 3종, 편형동물문 5종, 유형동물문 2종, 태형동물문 11종, 성구동물문 2종, 연체동물문 207종, 환형동물문 124종, 절지동물문 125종, 극피동물문 29종, 척삭동물문 14종 등이다.

자유롭게 물 속을 유영하는 어류는 우리나라 연안 전체에 서식하는 약 1000여종 중 극히 일부만 발견되어진다. 하지만 발견된 일부 종들은 연안의 생태와 자원을 이해하는데 아주 중요한 열쇠가 되는 종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그 학문적, 산업적 가치는 아주 높다고 할 수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독도 주변 해역에서 보고된 어류는 110여 종이 넘는다. 독도 주변 연안에서는 난류성 어류와 한류성 어류가 동시에 서식하며, 계절별로 어류의 종류상이 크게 바뀐다. 수온이 높을 때 독도 주변 연안 해역에서는 자리돔, 파랑돔과 같은 자리돔류와 줄도화돔, 세줄얼게비늘, 일곱줄얼게비늘과 같은 동갈돔류 등 소형 열대 및 아열대종 어류가 나타난다. 수온이 낮을 때는 망상어, 인상어와 같이 남해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연안 어류 떼가 나타나 수온이 높을 때와는 달리 전형적인 온대바다의 어류상을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여름철 독도 연안을 방문한 열대 및 아열대성 어류 종류 중 많은 수가 겨울철 수온이 낮을 때 죽거나 다른 해역으로 옮겨갔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중요한 수산어종은 개볼락, 돌돔, 혹돔, 말쥐치, 연어병치, 놀래기, 부시리, 벵에돔, 자리돔 등이 있는데, 이들 대부분은 암반이 잘 발달된 곳에 서식하는 종으로, 독도 주변 연안이 이들이 서식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동도와 서도 사이 수심이 얕은 해조숲 서식지에는 돌돔, 벵에돔, 볼락류, 자리돔 등의 치어 및 유어 떼가 서식한다. 이를 통해 수심이 비교적 얕은 곳을 성육장으로 이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진위왼쪽부터시계방향)완만하고 평탄한 조하대 서식지, 조하대의 사질서식지,해조류 군집에 서식하는 해양어, 독도 연안 암반 위의 뿔예쁜이해면, 줄도화돔 개체군, 어린독도바다사자.
(사진위왼쪽부터시계방향)완만하고 평탄한 조하대 서식지, 조하대의 사질서식지,해조류 군집에 서식하는 해양어, 독도 연안 암반 위의 뿔예쁜이해면, 줄도화돔 개체군, 어린독도바다사자.

과거 독도 주변 바위섬에 해양 포유류인 바다사자가 많이 살았던 적이 있다. 바다사자는 바다사자과(Otaridae)에 속하고 전 세계적으로 3종이 보고되어 있다. 이 중 한 종은 독도에서 서식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 종(Zalophus japonicus)으로 독도를 포함한 한반도 연안과 일본 홋카이도, 혼슈, 규슈, 시코쿠 연안에 주로 서식하였고, 북미 태평양 연안의 밴쿠버에서 멕시코 서해안 나야리트 연안에 1종(Z. californianus)이, 그리고 갈라파고스 군도에만 고립되어 서식하는 종(Z. wollebakei)이 있다.

우리나라 독도와 일본 연안에서 서식하던 바다사자는 현재 세계자연보호연맹(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IUCN)에 의해 멸종된 것으로 고시되어 있다. 독도의 바다사자에 관해서는 경상남도 언양 반구대 암각화에 바다사자의 그림이 묘사되어 있어, 선사 이전부터 우리나라 해안에 서식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왕조실록에는 1700년대 독도에서 가지어(강치)를 포획했다는 기록이 있다. 1900년대 초까지는 독도에 3만~5만 마리의 바다사자가 서식하고 있었으므로 독도는 바다사자의 최대 번식지로 알려져 있었다.

독도에서 번식한 후 일부 개체들은 일본의 시마네 현 연안으로 이동해 서식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본 종은 일제 강점기 때 일본 어부들이 가죽과 기름을 얻기 위해 바다사자를 남획하는 바람에 지금은 사라졌다. 아주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국토를 빼앗은 것도 모자라 자연에 존재하는 소중한, 그것도 희귀성이 높은 생명체도 빼앗아 가버린 것이다. 바다사자는 사라졌어도 바다사자들이 앉아 쉬던 바위는 가제바위라는 이름으로 아직 남아있다. 바다사자는 강치 또는 가제라고도 불려졌었다.

독도에는 이렇듯 아주 다양하고 가치가 높은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생물들도 무수히 많을 것이다. 향 후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과학적인 연구 결과 뿐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우리의 땅 독도가 얼마나 값진 재산임을 알려주는 보다 더 상세하고 가치있는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 보다 더 노력하고자 한다.

김동성 해양연 동해연구소장.
김동성 해양연 동해연구소장.
김동성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박사는 일본 동경대학교 대학원 이학부 생물과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기반연구본부장과 해양생태계연구부장에 이어 동해연구소장 겸 독도전문연구센터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해양과학분야에 있어서는 베테랑으로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건립 자문위원과 해양과학 기술분류체계 수립을 위한 분과위원, 해양환경영향평가 자문위원 등을 수행 중입니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