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DNA를 키우자⑫]공정과 환경모니터링 전문기업 '위드텍'
유승교 대표 "With Technology, With Human, With Culture"

환경분석장비로 분석 중인 모습.
환경분석장비로 분석 중인 모습.
공정 환경 모니터링 분야의 전문기업인 위드텍(대표 유승교)을 말할 때 '함께'라는 뜻인 '위드(With)'를 빼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다. 초정밀 고감도 측정기술을 바탕으로 2003년 '기술력이 있는 회사, 고객과 함께 하는 회사'를 목표로 세상에 나온 지 이제 10년이 된 위드텍은 '사람이 사람에게, 기술로 고객에게, 문화로 사회에 감동을 만드는 기업'을 지향한다.

위드텍의 뜻은 좁게 보자면 기술력을 바탕으로 '직원과 기업이 함께'이지만 넓은 의미로는 '사회와 함께하는 기업'이 돼 사회와 국가발전의 디딤돌이 되자는 것이다.

초기 6명으로 출발했던 위드텍은 매년 20~30%의 성장을 기록하며, 현재 50명의 직원과 매출 200억원을 달성하는 성장을 거뒀다. 이제는 국가의 중심 산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의 초정밀 고감도 측정 기술에 있어 국내 독보적인 기업이란 호칭이 자연스럽다.

◆43세, 조금은 늦은 나이에 창업

위기를 통해 창업초기의 WITH 정신이 더욱 공공해졌다고 말하는 유 대표.
위기를 통해 창업초기의 WITH 정신이 더욱 공공해졌다고 말하는 유 대표.
학업을 마친 후 대전의 환경전문 벤처기업에서 연구개발을 담당했던 유승교 대표는 5명의 직원으로 43세가 되던 해에 위드텍을 창업했다.

벤처기업 창업이라는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는 불혹을 넘긴 나이였지만 함께 한 5명의 직원들의 힘을 얻어 고정밀 측정 기술을 통해 공정 환경 모니터링 분야 최고가 되겠다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다.

조금은 늦은 창업이었을 뿐 아니라 평소 사업에 대해 관심은 크지 않았던 터라 친구나 지인들을 만날 때면 유 대표는 "네가 사업을 한다고?"라는 의아해 하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한다. 사업을 했던 부친의 모습을 보면서 기업을 운영하는 것이 그다지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봐왔던 유 대표는 학창시절 연구의 길을 걷기를 원했던 조용한 성품의 소유자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유대표가 사업가로 변신한 것과 더불어 그저 그런 기업이 아닌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삼성, SK하이닉스, LG 디스플레이 등과 파트너 관계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성장해 가는 첨단 기술 기업의 대표라는데 또 한 번 놀란다.

창업 시기에 유 대표는 창업을 꿈꾸며 준비하였던 터가 아닌지라 자금 부족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 있었다. 게다가 벤처 거품이 가신 시기이어서 투자를 끌어들이기는 더더욱 힘든 시기였기 때문이다. 또한 집안의 반대와 염려도 컸다고 한다.

하지만 그동안 해 왔던 일이고 기술에서는 누구보다 자신 있었던 유 대표는 오히려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공정 환경 모니터링 자체가 초정밀 고감도 측정을 요하는 쉽지 않은 기술일 뿐 아니라 국내에는 이 분야 기술 기반과 기업들이 거의 전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위드텍에는 창업하자마자 자연스럽게 초정밀 고감도 측정분야의 국내 독보적인 기업이라는 타이틀이 붙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장은 어느 정도 형성돼 있지만 누구도 쉽게 달려들지 못하는 분야에 뛰어들어 기업을 알리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더욱이 그때까지는 기술력과 자본이 우세한 외국 기업들이 시장을 형성하고 있던 터라 초기 신생 기업으로써 기술 신뢰성과 자금력 극복이 그리 녹록치 않았다고 한다. 이에 위드텍은 벤처의 정신으로 똘똘 뭉쳐 초고감도 실시간 가스 측정 기술을 성공적으로 개발해 그 첫 작품으로 염기성과 산성 오염 물질을 ppb 수준 이하로 신속하게 측정하는 가스모니터링 장치를 출시했다.

마침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공정에서는 보이지 않는 수준의 먼지나 가스 등이 제품에 영향을 미쳐 불량을 초래하는 치명적인 요인이어서 신속하고도 정확하게 이를 측정 관리해야 한다. 특히 반도체 공정이나 디스플레이 생산현장의 작업자들이 우주복 같은 방진복을 입고 에어샤워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미세먼지나 분자성 오염원인 가스들의 유입 차단을 위함이다. 또한 위드텍의 기술은 미세먼지와 가스를 잡아내는 중요한 역할 이외에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산업 공정작업자들의 건강 문제와도 직결된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의 제품 품질 향상과 더불어 작업자들의 건강과 안전한 작업 환경 구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위드텍의 공정 환경 모니터링 기술이 중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위드텍의 임직원은 사람과 환경을 존중하는 기업으로서 그 자부심이 남다르다.

◆외국보다 기술우위로 안정 성장

창업초기 위드텍은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초기 개발 자금이 절실했다. 투자가 어려운 상황에서 중소기업청을 비롯한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에 눈길을 돌렸다. 위드텍은 중소기업청 기술개발혁신 과제에 선정되면서 자금 운용에 숨통이 트여 제품 개발에 매진할 수 있었다.

창업 이듬해인 2004년에는 매출 9억원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매출을 만들기 시작하였으나 이에 만족하지 않고 지속적인 국책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기술을 발전시켰다. 그 결실로 SK하이닉스반도체, 삼성전자, LG 디스플레이 등의 협력업체로 등록하게 되는 등 대기업들로부터 인정을 받게 됐다.

이에 안주하지 않고 연구개발로 외국 기술과의 비교 우위 경쟁력을 확보한 위드텍은 본격적으로 대기업들로부터 러브 콜을 받았고 매출은 2006년 50억원으로 급등했다. 또한 2007년에는 중국사무소 개소와 더불어 미국법인을 설립하는 등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창업 4년째인 2007년에 100만 달러 수출 탑을 받았고 기술혁신형 중소기업(INN0-BIZ)인증을 받는 등 탄탄대로를 걷게 된다. 2009년 12월 첨단기술기업 지정은 위드텍의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했다.

◆위기 속에 빛을 발한 위드텍의 기업철학 '사람이 자산이다'

안정적인 성장가도를 달리던 위드텍도 뜻하지 않은 위기를 맞게 된다. 창업 5년째인 2008년 9월,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 위기가 위드텍에게도 절체절명의 위기로 다가온 것이다.

경제 불황을 예견한 대기업들은 급격히 투자를 줄이고 마침내 기업의 구조 조정이 본격화되는 초긴축이 시작됐다. 이에 위드텍도 다가올 위기를 위해 나름의 준비는 했지만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예상보다 투자 위축이 장기화 되면서 거의 1년 정도 경영상 압박이 지속됐다. 하지만 위드텍은 인원 감축을 통한 극복방법 보다는 직원들과 한 마음이 되어 지혜롭게 극복해 가는 방법을 택했다.

유 대표 역시 월급쟁이 시절에는 더디기만 했던 월급날을 손꼽아 기다렸지만 이 당시에는 '월급날이 왜 이렇게 빨리 돌아오나'라는 생각으로 '마치 밑 빠진 쌀독 같았다'고 회상했다. 쌀독의 쌀이 바닥나는 상황, 경상경비라도 줄이기 위해 위드텍도 인원감축이라는 유혹에 빠질 수 있었지만 직원과 함께 하겠다는 창업정신인 'WITH'의 철학을 버릴 수 없었다.

또 경상경비를 줄이기 위해 기술이 축척된 직원들을 해고하면 경기가 좋아졌을 때 숙련된 전문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악순환이 반복될 뿐 아니라 미래의 성장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회사를 위한 회사가 아니라 직원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기업으로서의 책임감이 인원감축이라는 유혹을 버텨내는 원동력이 됐고 위드텍은 당시 20여명의 직원 모두와 함께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했습니다."

그 후 대기업들의 투자 분위기가 살아나면서, 위드텍도 다시 어깨를 펴기 시작했다.

그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첨단기술산업분야의 오염 모니터링 기술을 보유한 국내 유일의 기업 위드텍의 자랑은 기술력 뿐 아니라 위기를 함께 극복해 온 직원들의 성실함"이라고 전하며 "금융위기가 찾아왔을 때 직원들이 희생을 감수했기 때문에 회사가 무사히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는 말로 위드텍의 자산은 바로 인적자원이라고 강조했다.
기술개발에 힘을 쏟았던 위드텍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경영에도 눈길을 돌렸고 직원과 함께하겠다는 창업초기 ‘WITH’의 정신은 더욱 공고해 졌다.
또 사회와 함께하겠다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감도 더불어 커진 위드텍은 매년 불우한 이웃을 위한 기부 활동과 더불어 2012년 대전복지재단(대표 정진철)에 쪽방마을과 구즉동의 어려운 이웃 300여 가구에게 김장 담그기와 밑반찬 제공 등의 기탁 활동을 통해 지역 사회의 구성원 역할을 성실히 해 나가고 있다.

환경모니터링장비를 테스트하고 있다(사진 왼쪽). 장비 제작 중인 모습.
환경모니터링장비를 테스트하고 있다(사진 왼쪽). 장비 제작 중인 모습.

◆"초정밀 고감도 측정기술의 글로벌리더 될 것"

금융위기를 직원들과 함께 슬기롭게 넘긴 위드텍은 더 단단해진 결속력을 바탕으로 성장에 가속도가 붙었다. 위기라는 예방주사를 통해 직원들에 대한 신뢰와 한결 탄탄해진 경영 역량으로 위드텍은 신뢰와 위기극복이라는 보이지 않는 무형의 자산을 얻었다. 이를 바탕으로 2008년 LG 디스플레이 주거래 협력업체로 등록했으며, 2009년에는 파트너관계를 유지해오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더욱 긴밀한 핵심협력업체로 한 단계 도약하게 됐다.

2011년에는 300만 달러 수출의 탑, 2012년에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으뜸기업'으로 선정됐으며, 대전경제통상진흥원으로부터는 '고용우수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대외적으로 인정을 받았으며, 매출액 200억 원을 달성했다.
이처럼 안정적 성장을 지속하는 데는 대기와 수질을 10억분의 1 수준까지 측정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기술력 확보라는데 있다. 날로 더 미세해지는 나노 크기의 패턴화와 대량생산을 추구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은 유해가스의 총량을 10억분의 1인 ppb(parts per billion) 이하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

위드텍의 고감도 산성가스 모니터링 장치는 이러한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의 제조공정 환경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산성가스(7종류)를 동시에 0.1ppbv 수준 이하로 모니터링 할 수 있다. 또 반도체 미세 가공 공정에서는 클린룸 및 공정장비 내 공기 중 암모니아의 농도를 ppbv 이하 수준으로 모니터링하기 위한 고성능 염기성 가스 모니터링 장치(NAVI시리즈)가 있다. 이는 암모니아 가스 농도를 0.1ppbv 이하로 모니터링이 가능한 국내 유일의 제품이다.

이외에도 대기 중에 존재하는 유기성 오염물질, 오존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장비(OMS시리즈)들을 개발함으로써 분자성 오염물질에 대한 토털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대기 중 오염 뿐 아니라 수질 오염 측정분야에도 뛰어들어 반도체 세정액 오염 모니터링 장치인 SOLA-M100은 세정액 내 ppb 수준의 구리농도를 온라인으로 모니터링 해 구리 농도에 이상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경보를 울려 웨이퍼 세정의 이상 유무를 알려주며, 방류수에서 구리농도의 상시 감시와 폐수 처리 공정에서 구리 제거 효율, 약품 투여량 등에 연계시킨 SOLA-E100, SOLA-E200 제품을 개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 산업의 공정 폐수 정화 기준 모니터링에 적용하고 있다.

이는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의 첨단기술상용화지원사업을 통해 제품화함으로써 회사의 매출 증대에 도움을 얻는 기회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정부의 신기술 인증(NET)도 획득했다.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위드텍은 미국과 중국시장에서도 2007년 이후 매년 꾸준히 수출해, 2012년에도 약 200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그동안 약 900만 달러의 수출고를 기록하는 등 해외시장의 진출과 확대를 다지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1조분의 1수준인 ppt(parts per trillion) 수준의 물질까지 감지할 수 있는 고감도 측정기술 개발을 바탕으로 '포토리소그라피 공정의 고감도 측정기'와 반도체 세정공정에 쓰이는 '세정액 순도(purity) 측정기기'를 개발하는 등 새로운 매출 증대를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이밖에도 위드텍은 초순수나 프로세스 공정 약액 내의 극미량 오염물질을 효과적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실용화가 이뤄지면 반도체 산업에서의 모든 솔루션에 대한 오염도를 관리할 수 있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 전반에 위드텍의 기술이 녹아들게 될 전망이다.

유 대표는 "그동안 축적된 초정밀ㆍ고감도의 측정 분석기술을 기반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 뿐 아니라 발전 산업 분야에도 접목할 계획"이라며 "더 나아가 중기적으로는 바이오와 의료 보건 분야, 군사 및 우주 산업분야의 물질 분석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국내 기업이 개척하지 못한 초정밀 고감도 측청분야의 세계적 리더가 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대전 유성구 탑립동에 자리잡은 위드텍.
대전 유성구 탑립동에 자리잡은 위드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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