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 24일 '산업고도화 전략' 발표…R&D 자금 4480억 투입
해양플랜트·SoC·엔지니어링 등 전문기업 300곳 지정·지원

국내 기업이 수주한 주요 플랜트 사업 중 부가가치 비중.
국내 기업이 수주한 주요 플랜트 사업 중 부가가치 비중.
정부가 엔지니어링, 해양플랜트, 시스템반도체(SoC), 임베디드 스포트웨어, 엔지니어링 디자인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 연간 1500명의 최고급 두뇌를 양성한다.

또  2017년까지 고급두뇌 전문기업 300곳을 지정, 각종 성장지원책과 세제 감면 혜택을 줘 산업 고도화를 도모할 방침이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4일 오전 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고급두뇌 역량 강화를 통한 산업고도화 전략'을 발표했다.

지난 6월 4일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창조경제 실현계획'의 후속조치로, 그동안 단기간 압축성장을 이끈 노동과 자본의 요소투입형 대량생산체제에서 엔지니어링 등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으로 전환을 의미한다.

이날 발표된 '산업고도화 전략'에 따르면 고급두뇌 인력양성 분야는 ▲엔지니어링 전문(해양플랜트 포함) ▲SoC-임베디드 SW 전문 ▲엔지니어링 디자인 전문 ▲산업융합특성화 등 4개.

정부는 우선 내년부터 2017년까지 우수 공과대학에 엔지니어링디자인연구센터(EDRC) 20곳을 신설한다. 엔지니어링 특성화 대학원도 현재 한 곳에서 2020년까지 10곳으로 늘리고, 해양플랜트 특성화 대학도 현재 3곳에서 2020년까지 2배로 늘린다.

시스템반도체-임베디드 SW 융합 및 엔지니어링 디자인 융합 인재 양성과정도 신설·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목표는 2014년 830명을 시작으로 2015년 1120명, 2016년 1370명 등 점차 늘려 2020년 2090명을 배출한다는 목표다. 7년간 총 1만750명으로 연평균 1500명 선이다.

산자부가 24일 발표한 '고급두뇌 인력 양성 목표'.
산자부가 24일 발표한 '고급두뇌 인력 양성 목표'.
양질의 고급두뇌 양성을 위한 교수진 확보를 위해 '국가 최고급 설계 브레인 제도'를 신설해, 매년 각 분야별 최고의 전문가 3명씩을 지정한다.

더불어 이렇게 배출된 인재 활용과 고급두뇌 기업 역량 제고를 위한 지원책도 함께 시행된다.

엔지니어링 등 4대 분야 중 기술혁신 역량, 재무능력, 성장잠재력을 갖춘 '고급두뇌 전문기업' 지정제도를 신설해 2017년까지 300곳을 지정하기로 했다.

고급두뇌 전문기업에는 WC-300, 글로벌 전문기업 등 성장지원책을 적용할 때 조건을 완화하거나 우대 가점을 주고 합병시 등록세를 감면하는 등 세제 혜택을 주는 한편 기술개발, 고용, 시장창출, 금융 등 다방면에서 종합적인 지원책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고급두뇌 역량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도록 창의실현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기술적 난제를 해결한 연구자에게 사후적으로 포상하는 '선 연구개발, 후 포상제도'를 신설, 하반기 관련 법률을 개정한다.

◆고급두뇌 필요성…대형플랜트 수주액 30∼40% 해외 유출

정부의 이번 정책 발표에 맞춰 고급두뇌 양성 필요성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2007년 국민소득(GNI) 2만달러 진입 이후 7년째 정체된 우리 경제의 돌파구가 결국 고급두뇌 양성에 달려있다는 뜻이다.

실제 국내 조선산업 등의 사례를 살펴볼 때, 고급두뇌 양성 중요성은 절실하다.

전세계 해양플랜트의 31%(2012년 기준 219억달러)를 점유하고 있지만 설계역량 등의 부족으로 우리 손에 주어지는 가치는 절반에 불과하다.

일례로 총 2조4680억원이 투입된 인천대교의 경우 국내 업체들이 수주했지만, 1조1459억원이 엔지니어링 비용으로 영국 업체 등에 지불됐다. 또 현대중공업 등이 수주한 쿠웨이트복합발전소 역시 전체 발주액 26억달러 중 12.2억달러가 엔지니어링 비용으로 해외로 유출됐다.

산자부 R&D전략기획단에 따르면 10억달러 규모의 사업 수주시 국내 업체가 누리는 부가가치 비중은 4.2억달러에 머무는 것으로 추정된다. 절반 가까이가 해외 엔지니어링 업체에 로열티, PMC, 핵심 기자재 판매 등의 명목으로 넘어가는 셈이다.

엔지니어링 산업은 플랜트 및 도로, 교량 등 사회기반시설의 기획부터 타당성조사, 기본계획, 설계, 구매조달, 시험, 감리, 유지보수 등 전반을 아우른다. 무려 56%의 부가가치율을 확보하고 있어 제조업(33%), 건설업(21%) 등에 비해 월등한 가치창출 능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세계 200대 기업 중 우리나라 업체는 현대ENG를 포함해 7개사에 불과하다. 국내 기업이 보유한 원천기술은 선진국의 50% 수준이며, 기본설계 능력도 60% 수준이다.

시스템반도체(SoC), 임베디드 소프트웨어(SW) 분야 경쟁력도 매우 취약하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자동차와 디지털 가전이 대표적이다. 자동차에 내장돼 시스템을 작동하는 임베디드 SW의 국산화율은 5%(2011년 기준)에 불과하다. 자동차의 모든 전자장치를 제어하는 ECU 국산화율은 0%다.

임베디드 SW 국산화율은 모바일 전자제품의 경우 15%, 조선 4%, 국방산업은 1% 수준이다.

모바일은 퀄컴(미국), 자동차용은 르네사스(일본)와 ST마이크로(스위스), 가전용은 브로드컴(미국) 등이 세계시장을 주도한다.

흔히 알고 있듯이 국내 전자업체들의 휴대전화 매출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때마다, 퀄컴 매출이 급증하는 이유다.

엔지니어링 시장이 점차 대형화, 복잡화되면서 전문인력 수요가 증대되고 있찌만, 국내에서는 인력 양성에 애를 먹고 있다. 임베디드 SW 분야도 2017년까지 6000명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심각한 수급불균형이 우려된다.

전문인력 부족의 원인은 여러 가지다.

대학의 공학계열 졸업이수학점 축소, SCI 논문실적 위주의 교수 평가, R&D 지원 집중에 따른 엔지니어링 교육 약화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공학한림원이 2월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 이공계 학생조차 '엔지니어링 분야로 진출하겠다'는 응답은 3%에 불과할 정도로 편중현상이 심각하다.

우리나라의 특허출원건수는 세계 4위다. 하지만 기술무역수지는 2011년 58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것도 고급두뇌 확보와 창의적 생태계 조성이 필요한 이유다.

주요 플랜트 사업 및 프로젝트 수행 시 국내외 기업의 주요 사업 영역 비교.
주요 플랜트 사업 및 프로젝트 수행 시 국내외 기업의 주요 사업 영역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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